"꼬이네"..인천·청주공항 민영화 '산 넘어 산'
- 인천공항, 상장 관련 핵심법안 처리 불투명
- 9월 통과 불발시 연내 상장 사실상 불가능
- 청주공항은 군사기밀 보호 문제 걸려 난항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인천국제공항과 청주공항의 민영화가 꼬이고 있다. 상장을 위해 먼저 정비돼야 할 관련법이 국회에서 기약없이 계류 중이거나 군 당국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게 이유다.야당을 비롯해 6.23 선거를 통해 새롭게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세종시 불똥 튄 인천공항공사법..연내 상장 `안갯속`
20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인천공항 상장 계획은 민영화에 필요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및 공항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마냥 계류되면서 진전이 없다.
국회에 계류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은 ▲지분 매각 후에도 정부가 51% 지분을 보유해 공기업 체제 유지 ▲ 외국인 주주 총량은 30%, 특정 항공사 지분은 5%로 제한 ▲ 현재 인천공항이 소유하고 있는 활주로 등 핵심시설을 국고로 환수하고, 국가는 시설 관리권을 공항에 출자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또 공항법 개정안은 인천공항이 민영화된 뒤 민간주주가 공항이용료를 함부로 올리지 못하도록 공항이용료를 신고제에서 승인제로 바꾸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이는 민영화 이후 공항 이용료가 폭등할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두 법을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한 뒤 늦어도 6월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 9~10월경에 상장해 정부 소유 지분 중 49%(올해 15% 일반 공모, 나머지는 내년에 민간 매각)를 순차적으로 민간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토해양위원회가 세종시 법안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인천공항 상장을 위한 관련법도 처리가 미뤄져, 전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정부 관계자는 "세종시 법안이 일단락됐으니 인천공항 상장을 위한 관련법이 국토위에서 본격 논의될 것"이라며 "공항 민영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안전장치를 법에 담았기 때문에 의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9월 법통과를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야당이나 시민단체의 반대가 커,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 민주당은 오래전부터 공항 소유 구조와 공항 사업 역량은 전혀 상관이 없다며 지분 매각을 반대해왔다.
법안 통과가 늦어질 경우 사실상 연내 상장은 불투명하게 된다. 정부는 법안이 늦어지면서 일정을 9월 법안 통과, 10~11월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및 재산재평가, 핵심시설 국고 이전, 국내외 IR, 12월 지분 매각 및 상장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법안이 이번 회기를 넘길 경우 수정일정도 다시 미뤄질 수밖에 없다. ◇ 국방부, 군사기밀 유출 우려..청주공항 운영권 매각 난항인천공항과 함께 공항 선진화의 또 다른 한축인 청주공항 운영권 민간 매각은 군 당국이 우려를 표시하면서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민·관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청주공항은 군 당국이 활주로 등 에어 부문의 관리를 맡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 군 당국은 공항 운영권이 민간에 넘어갈 경우 전투기 출격 횟수 및 일정 등 군사기밀이 민간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군 당국이 운영권 매각에 따른 우려를 표시하면서 재정부, 국토해양부, 국방부 등 실무진이 모여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며 "대책방안이 확정된 뒤에나 운영권 매각 일정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소속의 이시종 충청북도 지사가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 지사는 정부가 청주공항 활성화에 대한 확실한 답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민영화하는 것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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