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과감히 풀어 주택구입 수요 살려야"
◆ 부동산 거래 실종 해법은 ③ 매경 머니닥터 진단 ◆
건설ㆍ부동산업계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금융규제 완화 공론화가 언급되는 등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총부채상환비율(DTI)로 대표되는 금융규제는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금융규제를 제외한 나머지 대책은 변죽 울리기에 그칠 수밖에 없어 깊은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로 구성된 매일경제 머니닥터에게 거래를 활성화시킬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어지간한 대책으론 힘들어"
= 건설업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현 상황에서 어지간한 대책으로는 수요를 살리기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주택 매수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인데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그 같은 기대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효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주택거래를 가로막는 규제를 이번 기회에 풀어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다.
건설업계는 지역이나 주택가격, 생애 최초 구입 등의 제한적 요건하에서 DTI 규제를 완화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을 높여줄 것을 '1순위'로 요구하고 있다.
11만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도 대출규제 완화는 필수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또 지나치게 '월급봉투'에만 의존해 산출하게 되어 있는 DTI를 자산 등 다른 기준과 합산해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자영업자들의 거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PB부동산팀장은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전반적인 규제 완화는 어렵더라도 6억원대 이하 주택 등 선택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도 "서울과 수도권, 제2금융권으로 DTI를 확대 적용했던 부분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등 투자 수요를 견인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DTI를 풀어도 당장 효과는 없겠지만 입주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내년 이후에는 서서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매수심리를 자극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책 재정비 기회 삼아야
= DTI를 통한 대출규제 조절과 더불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도 비교적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거론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거래 침체로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다주택자를 배려해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감면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남수 팀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다주택자에게 중과하는 조항이 있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시장경제에 반하는 정책이므로 연장 여부를 논하기보다는 폐지를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부동산팀장은 "양도세 중과 폐지는 원래 일시적으로 완화 조치만 해놓은 상황"이라며 "양도세 중과제도가 생겼던 참여정부 당시의 경기와 현재 부동산경기 차이가 현저하므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차원에서 제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창석 나비애셋 대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일반과세, 수도권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양도할 때 양도세 감면 등 세금 혜택을 주면서 대출규제를 푼다면 일정 정도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5가구인 임대사업자 기준을 외환위기 때처럼 2가구로 줄여주는 등 보완책도 거론됐다. 미분양아파트 등을 매입해 임대하려는 수요를 늘려 미분양 문제 해결과 전세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감면 연장 등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서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며 "어떤 방향이 됐든 빨리 결론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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