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멜 깁슨, 아버지의 이름으로 복수에 나서다.. 영화 '엣지 오브 다크니스'

2010. 5. 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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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이 오랜만에 형사 배지를 달았다. 그를 정상의 위치에 올려놓은 '리쎌 웨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1998년 개봉됐으니 12년 만에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셈이다. '리쎌 웨폰'에서 그가 연기한 경찰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저돌적인 인물이었다.

2002년 '싸인' 이후 제작과 감독 일에 몰두하던 그가 8년 만에 영화 '엣지 오브 다크니스'로 돌아왔다. 멜 깁슨은 딸을 잃고 복수를 하는 부성애가 가득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에 연기했던 배역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토마스 크레이븐은 보스턴의 베테랑 형사다. 아내 없이 홀로 키운 딸 엠마가 그에게는 전부다. 오랜만에 집에 찾아온 딸과 단란하게 저녁식사를 즐기려는 찰나 갑자기 괴한이 들이닥쳐 엠마를 살해한다. 언론과 경찰은 토마스를 노린 범인이 실수로 엠마를 죽인 것이라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토마스는 사건을 추적하면서 엠마가 국가기밀연구소에서 일했다는 사실과 처음부터 자신이 아닌 엠마가 표적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딸을 빼앗아간 국가를 상대로 외로운 복수를 시작한다.

아버지의 복수를 다룬다는 면에서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영화 '테이큰'이나 '모범시민'과 비슷한 면이 있다. 하지만 영화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차이가 있다. '테이큰'의 아버지는 특수부대 출신으로 무술, 도청, 고문 등에 능한 사람이었다. '모범시민'은 10년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명석함과 대담함을 지닌 아버지가 등장한다. 하지만 토마스에게는 복수에 필요한 초인적인 능력이 없다. 보통 경찰이 가진 정도의 추리력과 힘을 가졌을 뿐이다.

딸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도 직감적으로 음모를 파악해서가 아니다. 그저 딸의 마지막을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하나씩 사건을 알아갈 뿐이다. 얼굴에 주름이 깊어진 만큼 적을 단번에 제압할만한 힘도 없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토마스의 복수를 지켜보는 통쾌함 보다는 딸을 잃고 괴로워하는 아버지의 슬픔이 더 크게 다가오는 영화다. 덕분에 영화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멜 깁슨은 딸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와 슬픔을 침착하고 절제된 표정으로 담아낸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1985년 영국 BBC에서 방송된 TV시리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마틴 켐벨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켐벨 감독은 '007 골든아이'와 '007 카지노 로얄'로 기존 007시리즈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우며 흥행감독으로 입지를 굳힌 바 있다. 6월 3일 개봉. 15세가.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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