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지역 5년 후 모습] 강남 3구 제외한 버블세븐
◆ 5년 후 부동산시장 ◆
강남 3구를 제외한 버블세븐 지역 집값이 심상치 않다. 최근 3개월 동안 매매가는 100㎡(30평)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평균 5000만~1억원가량 하락했다. 매매도 뚝 끊겼다. 강남 대체 수요지로 각광받던 목동, 분당, 평촌, 용인 지역은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집값 폭락설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집값 폭락 원인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이다. 5월에만 강남 세곡2지구, 서초 내곡지구를 포함해 총 6곳에서 1만8000여가구가 공급된다. 올해에만 수도권 14만가구, 2012년까지 수도권에 60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그간 비강남 버블세븐은 도심 접근성과 강남 대비 저렴한 시세가 장점이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시세는 주변의 50~70%에 불과하고, 도심 접근성은 오히려 더 좋은 경우가 있어 비강남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을 위협하고 있다. 분당 서현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은 입지조건이 분당, 수지, 평촌보다 더 낫거나 비슷하다. 따라서 기존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을 주면서 집값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수요가 여전하고, 보금자리로는 수요를 다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산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가계 자산구조도 부동산 가격을 방치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까지는 하락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격 회복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과 교육환경이 우수한 목동부터 분당, 평촌, 용인 순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실수요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급매물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내년 상반기 목동 집값 회복할 것"
목동의 아파트 가격은 2006년 2분기 이후 3.3㎡당 2100만~2300만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다르다. 한때 3.3㎡당 매매가가 3500만원을 호가했던 목동의 대표적인 주상복합 하이페리온 158㎡(48평형)는 지난해 말 12억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10억5000만원 매물도 팔리지 않는다. 목동은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가리지 않고 매매가격이 1억원가량 하락했다.
목동지역 집값 급락세가 상당하지만 전문가들은 강남 3구를 제외한 버블세븐 지역 중 가장 유망한 곳으로 목동을 지목했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목동은 도심과의 접근성과 교육환경, 기반시설이 우수하기 때문에 언제나 예비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축된 소비심리가 조금만 움직인다면 예비수요가 살아나 가격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 목동의 집값이 회복될 것으로 봤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실장과 한태욱 대신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다른 전문가들보다 조금 이른 올해 하반기경 목동 집값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투자 적정시점은 대부분 올 하반기로 꼽았다. 장기적으로도 목동 주택은 투자가치가 있다고 진단한다. 부동산개발분양회사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목동 신시가지의 재건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기존의 우수한 생활기반시설과 결합돼 장기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올해 안에 출구전략으로 인한 금리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주택 구입 시 대출비중을 낮출 것을 조언했다.
판교 입주 여파로 분당 당분간 주춤할 듯
분당 아파트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때 3.3㎡당 1900만원대에서 1600만원대로 주저앉은 후 올 초까지 1700만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판교신도시 입주로 중대형 수요가 급감했고, 보금자리주택 영향으로 소형아파트 매수세가 끊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자동 주상복합 동양파라곤 227㎡(69평형)는 15억원으로 연초보다 4억원가량 떨어졌다. 시범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설 이후 매매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분당 집값 하락세가 상당하지만 전세금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서현동 시범단지 내 현대아파트 109㎡(33평형)는 연초 전세금이 2억2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2억8000만원에 거래된다. 서울 재개발 지역 멸실률이 높아지고,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보류하면서 전세금이 연일 오르고 있다. 인근 판교, 용인보다 우수한 학군과 교육환경도 전세금 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당도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분당이 단기적으로는 하락세를 면하기 어렵지만, 판교의 대규모 입주가 마무리되고 신분당선이 개통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판교와 시세경쟁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교와 경쟁 국면에 다다르면 분당은 이미 갖춰진 편의시설과 역내 우수한 중·고등학교로 시세 회복이 예상된다.
집값 회복 시기는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대부분 내년 하반기를 꼽았다. 단, 김광석 부동산연구실장은 유일하게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적정 투자시기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분당지역 내에서는 도보로 역에 접근이 용이하고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 있는 서현역, 정자역 근처가 투자 유망 지역이다. 양재모 교수는 대중교통으로 서울에 접근하기 어려운 서현2동, 정자3동 등의 지역은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교에 밀려 용인 수지 중대형 '불안'
6명의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버블세븐 중 가장 위험한 투자처로 꼽은 곳은 용인이다. 선종필 대표는 "용인 수지는 대표적인 난개발로 표방되는 지역성과 함께 입주물량 과다와 미분양 정체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광교신도시 등 주변 신도시와의 경쟁에서도 선호도가 밀리고 있기 때문에 관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가격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상현동의 성원 3차 181.5㎡(55평형)는 2006년 한때 8억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급매로 나온 5억2000만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3.3㎡당 800만원대 매물까지 나오고 있다. 비교적 인기가 좋은 중소형 아파트는 비교적 가격 하락폭이 작다. 수지 1지구 풍덕천동의 한국아파트는 72㎡(22평형)가 연초보다 1000만~2000만원 하락해 2억2000만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안양시 평촌신도시도 가격이 하락세다. 평촌동 향촌현대아파트 105㎡(32평형)의 매매가는 연초보다 3000만원 하락한 5억5000만원 선이다. 양재모 교수는 "도심인접성을 고려하면 평촌은 목동 다음으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평촌은 가격 하락폭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향후 쏟아지는 보금자리주택과 경쟁해야 하는 입지에 놓여 있다.
가격 회복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김광석 연구실장은 용인 수지 가격이 내년 상반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봤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가격 회복시기로 2012년 상반기를 꼽았다. 선종필 대표 등 일부 전문가는 "용인 수지는 사실상 투자 보류지역"이라며 "가격 회복 시기는 2014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지는 지난해 강남으로 바로 연결되는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호재가 있었지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향후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호재는 2013년 개통예정인 신분당선이다. 아직 역 위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지구청, 성복동 등이 역세권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평촌의 아파트 가격이 내년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봤다. 투자가 유망한 곳으로는 편의시설이 몰려 있는 안양시청 주변을 꼽았다. 청사 건축이 주변 개발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6호(10.05.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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