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보다 낫다던 '봉삼'의 허구
[데일리안 홍영선 데일리안대전 편집위원]사례 하나. 충남 당진에 살고 있는 60대 여성분의 실화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이 점차 나빠지는 것 같고 또 주위 사람들이 뭐가 몸에 좋다면 귀가 솔깃해지면서 궁금증이 생길 쯤 지인 중 한 명이 '봉삼'이 갱년기와 간에 좋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답니다.
나름대로 '봉삼'이라는 명칭으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여러 곳에서 판매도 하고 있고 또 비슷한 내용으로 설명도 돼 있는지라 그 아는 지인을 통해 '봉삼주' 한 병을 구입하고 추가로 '생 봉삼'도 구입해 달여 복용했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여성분이 소위 말해 우리나라 굴지의 제약회사 따님이라는 겁니다.달포(45일) 정도를 복용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몸이 더 나빠지는 것 같고 헛배가 자주 부르고 얼굴색도 누렇게 뜨는 것 같고 몸에 좋은 특효약을 복용했는데 몸이 좋아지기는커녕 왠지 의심만 들어 병원에 가 진료를 받아 보니 황달에 간이 많이 나빠졌다는 소견을 받았답니다.
사례 둘. 충남 서산에서 40년째 인삼 농사를 짓고 있는 분의 실화입니다.어느 날 필자가 그 분을 만나 조언을 듣고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좋은 것이라며 한 봉지를 컵에 따라 줍니다. 뭔가 궁금해 하니 '봉삼'을 추출한 액기스와 '봉삼'으로 환을 만든 알약과 같이 복용하면 몸에 좋고 간에 좋다는 겁니다.
필자가 극구 사양하고 안 먹으니 부언 설명을 이렇게 합니다.태안에서 거주하며 사무실까지 차려 놓고 이 '봉삼환'을 판매하는데 바로 이웃에 사는 여학생이 먹고 생리통과 생리불순이 정상이 되었고 그 아버지가 소개해 본인도 먹고 있답니다. 그리고 본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 7명분을 판매도 해 줬답니다.
제약 회사 따님을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모든 약초나 약에 대해 해박한 지식은 아니더라도 일반 우리들보다는 더 많이 알 것이라는 선입견이 따라 붙기에 그 따님 주변 사람들은 '봉삼'을 애용했을 것이고 본의 아니게 그 주동자가 따님이 되었을 겁니다.
이제는 그곳에서 '봉삼'얘기를 하면 아주 사기꾼 소리를 듣습니다.40년 경력의 인삼농사꾼이 인삼보다도 더 좋게 설명하면서 '봉삼환'을 판매하는데 그 누가 안 먹고 넘어 가겠습니까? 호가호위라는 말을 이런 때 인용해도 될지 몰라도 정작 좋은 인삼은 빼 놓고 '봉삼'을 덮어 씌워 인삼위에 놓고 두루뭉실 넘어 가니 참 아이러니 아닐까요.
필자가 아는 대로만 설명해 주었습니다."'봉삼'이라고 판매하는 약초는 '백양'이라는 흔한 약재이고 그 뿌리를 말리면 '백선피'라는 한약재가 되고 우리 야산에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약재이고 '백선피' 자체가 그리 비싼 약재가 아니라고 또 함부로 복용하면 안 되고 꼭 한의사의 상담을 요하는 약재"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뭐라고…. 여기 충청도에는 자생하지도 않고 강원도 해발 1000고지 이상에서만 자란다고 하더니…. 어허헛 참내…"
사례 셋. 한서심마니산삼협회 감정위원을 맡고 있는 박마니의 실화입니다.전통심마니들이 다 그러하듯이 골수 심마니인 박마니 역시 생계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 겨울철이 더 어렵습니다.
그래 어쩔 수 없이 요즈음 유행하는 '하수오'를 채취해 판매를 한 모양입니다. 그 '하수오'를 먹은 분이 탈이 나서 '하수오' 값을 배상하고 치료비까지 물어 준 모양입니다.
그리고 박마니 본인이 그 남은 '하수오'를 썰어 15일 가량을 먹어 봤답니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필자가 확인한 사실은 병원에 입원한 것이고 위의 얘기들은 나중에 들어 확인한 얘기들입니다.
"'하수오'가 뭔지 잘 몰라 직접 먹어 보니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약재라 두 번 다시는 잘 모르는 약재는 관계하지 않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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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안전산행하시고 좋은 산삼 많이 채심하십시오" (2010년 한서심마니 전통 입산제) ⓒ한서심마니산삼협회 |
필자는 전통심마니입니다. 또한 필자와 함께하는 심마니들은 산삼 하나만을 보고 살아가는 골수 전통심마니들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리 하고자 부단히 노력합니다)
박마니 역시 전통심마니이기에 필자 몰래 한번 외도를 하려 했다 큰 과외비를 지불한격이지요.
다들 이렇게 말합니다. 뭐 조금 좋다하면 "산삼보다 더 좋다"라는 인용구를 사용합니다.하지만 필자는 여직 산삼보다 더 좋은 것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필자가 심마니라 더욱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마음만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세상 그 어떠한 것과 산삼을 동시에 놓고 선택하라하면 백이면 백 전부 산삼을 가장 먼저 선호 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고 이 신념 하나로 현재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통심마니는 오직 산삼 하나만을 보고 살아갑니다)
다음 편에는 중국삼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과정을 세세하고 재미있게 꾸며 보겠습니다. [데일리안 대전충남=홍영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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