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재건축, 급매물 잇따라 등장

2010. 3. 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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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안전진단 통과나 개포지구 재건축 가이드라인 발표에도 시장은 냉담한 반응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한 주 새 호가가 수천만 원씩 떨어지는 등 낙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수요자들은 섣부른 투자보다 향후 시장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매수문의 조차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매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선 중개업소에는 향후 집값 전망을 묻는 집주인들의 문의만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3월 셋째 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 -0.02%, 신도시 -0.05%, 경기 -0.06%, 인천 0.01%로 인천을 제외하고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변동률은 -0.15%로 3주 째 하락했다. 송파구가 0.65%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으며, 강서(-0.55%), 강동(-0.43%), 강남(-0.05%) 등도 한 주간 하락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은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호가 조정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시세는 지난해 말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초 15억원을 웃돌았던 115㎡는 금주 5000만원이 더 떨어지면서 13억~13억5000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서울은 강동(-0.20%), 강서(-0.14%), 송파(-0.12%), 성북, 노원, 관악(-0.08%), 양천(-0.05%), 강남(-0.03%) 순으로 하락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북과 강서권 일대 일반 아파트도 매수가 줄면서 호가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강동구는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오는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둔촌주공이 금주 내림세를 나타냈다. 둔촌주공4단지 76㎡는 1500만원 하락한 6억4000만~6억6000만원 선이다. 이밖에 고덕동 아이파크 214㎡도 2500만원 하락해 17억~18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재건축발 가격 하락세가 고가 새 아파트로 옮겨 붙는 모습이다.

강서구는 9호선 및 마곡지구 개발 호재로 매도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았으나 최근 극심한 거래부진 속에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등촌동 등촌아이파크 148㎡는 2500만원 내린 8억3000만~9억2000만원 선이다.

성북구는 대형 아파트의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길음동 길음뉴타운2,3단지 165㎡가 1500만원 내린 6억2000만~7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거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매도자체를 포기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구로(0.08%), 서초(0.07%), 영등포(0.06%) 등은 소폭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구로구는 급매물 소진으로 가격을 회복하면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싼 물건은 거래가 이뤄지는 편이다. 신도림동 신성은하수 89㎡는 750만원 가량 오른 2억8000만원~3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서초구는 반포?잠원지구 수변도시 개발 계획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인근 강남구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으로 매도호가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잠원동 한신11차 115㎡는 11억~12억원 선으로 전 주보다 5000만원이 올랐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에서는 의왕(-0.35%), 과천(-0.34%), 군포(-0.19%), 성남(-0.17%), 용인(-0.09%) 등이 내림세다. 특히, 의왕 재건축이 주간 -1.23% 하락하면서, 서울에 이어 경기지역 재건축 아파트(-0.20%)도 약세를 나타냈다.

의왕시는 내손동 대우사원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서 조합원들의 추가부담금 증가가 불가피한 가운데 실망매물이 나오고 있다. 59㎡는 4억8000만~5억3500만원 선으로 2500만원 하락했다.

과천 역시 경기도의회의 용적률 상향계획 유보 결정으로 재건축 추진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매도문의가 늘고 있다. 일반 아파트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매수세는 없다.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109㎡는 2500만원 하락한 8억5000만~10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밖에 오는 5월부터 대단위 입주가 몰려있는 군포와 용인이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하락폭이 큰 주요 아파트로는 군포 당동 용호마을e-편한세상 109㎡가 1000만원, 용인 상현동 수지센트럴아이파크 201㎡가 2500만원 가량 하락했다.

한편, 시흥(0.14%), 광주(0.13%), 안산(0.11%) 등 3개 지역은 교통호재 등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흥은 평택-시흥간 고속도로 연결 및 정왕IC 개통으로 정왕동 일대 아파트값이 올랐다. 고합 105㎡는 1500만원 오른 2억3000만~2억6000만원 선. 광주는 강원도 원주와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오는 5월 착공될 예정인 가운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쌍령동 동성1차가 1000만원씩 올랐다.

신도시는 분당(-0.17%)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은 변동이 없었다.

연 2주째 하락세를 보인 분당은 학군수요 등 봄 이사철이 일단락된 지난 2월 말 이후 매수세가 크게 줄면서 급매물이 늘고 있다. 여기에 인근 판교신도시나 위례신도시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옮겨가면서 매수시장은 더욱 위축되는 모습이다. 수내동 푸른쌍용 105㎡는 1500만원 하락한 5억~6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인천은 남구가 0.13% 오르면서 나홀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2014년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2호선이 서울지하철 7호선과 연결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2호선이 지나는 주안동 일대 매수문의가 늘면서 아파트값이 올랐다. 주안동 현대 112㎡는 2억2000만~2억3000만원 선으로 1000만원 올랐다.

강주남 기자/namk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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