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거미·하늘소가 돈으로 보여요"

이승종 2010. 3. 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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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999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호용 박사는 6년간 연구 끝에 무당거미에서 바이오 효소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 단계는 이를 상업화 하는 것. 당시 국내에는 바이오 효소를 제품화한 기업이 전무했다. 박 박사는 이듬해 회사를 설립하고 사명을 '인섹트바이오텍(Insect Biotech)'이라고 명명했다. 자신은 최고기술경영자로서 연구에 매진하고, 전문경영인 조영진 씨를 영입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10년, 박 박사가 그렸던 꿈이 드디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브라질에 이어 일본, 동남아시아 등과의 수출계약이 논의되는 등 매출 신장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영진 인섹트바이오텍 대표는 5일 "지난해 초까지는 효소를 상품화하기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며 "올해 일본과 동남아시아시장 공략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무당거미에서 뽑아낸 바이오 효소 '아라자임'으로, 주로 화장품과 가축사료에 사용된다. 무당거미는 다른 곤충을 잡아먹을 때 소화액을 쏘아 넣어 단백질을 녹이는데, 이 단백질 분해효소를 추출해낸 것.

조 대표는 "아라자임용 화장품은 얼굴의 각질 등이 분해되는 것을 돕는다"며 "미백효과와 트러블 완화 효과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라자임은 기존 가축사료에서 소화를 방해하던 곡물껍질을 분해해 소화 작용을 돕는다"며 "소화 효율이 올라가 사료 값도 줄일 수 있고 동물들도 더 건강해지니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무당거미 다음은 하늘소 차례였다.지난 2008년 털두꺼비하늘소에서 식물 분해 효소를 추출했고 지난해 시장에 내놓았다. 이 역시 주 사용처는 가축사료다.

인섹트바이오텍이 출범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바이오 효소 시장은 외국 다국적 기업들의 독무대였다.

조 대표는 "보통 효소는 토양이나 해수에서 추출하는데, 대부분 외국에 특허권이 있었다"며 "미개척지였던 곤충 쪽을 공략한 게 주효한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과 브라질에 수출 계약이 체결되는 등 해외 매출은 점차 시동이 걸리고 있는 추세다. 현재 일본과 계약여부를 논의하고 있고 더불어 동남아시아 지역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추가 효소 개발도 진행 중이다. 산학연 협력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는 회사 출범 초기부터 기술교류를 맺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전대와 업무 제휴를 맺는 등 산학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올해 안에 신규 효소 한두 개를 더 상업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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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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