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2년, 부동산정책은]미분양, 거래 둔화 등 과제 산적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MB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도심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 거래 활성화 등이 핵심이다.
현재 집값은 하향 안정을 지속하고 있지만 불안요인이 상존해 있다.
MB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 세제 개편을 통해 양도세 및 종부세를 크게 인하하는 등 '부자 감세'를 단행했다.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논리가 제시됐으나 지금 시장은 거래 위축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장기화되는 미분양, 도심공급 감소 등 당초 제시한 목표와 달리 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어 집권 후반기 시장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기적 처방보다는 실수요자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조언이다.
◇MB정부 부동산정책의 변화 = MB정부의 초기 부동산정책은 '전면적 규제완화'였다.
MB정부는 지난 2008년 6월11일 미분양아파트가 매달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금융위기까지 겹치자 '지방 미분양대책'을 내놓고 취등록세 50%를 감면(지난 해 6월 30일까지)했다. 또 한시적 1가구2주택 기간을 연장했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로 높였다.
같은 해 8월 21일에는 수도권까지 포함하는 주택경기 활성화대책으로 5∼10년이던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이 1∼7년(현재는 1∼5년)으로 줄었으며 지방 미분양주택은 5년간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9월1일 발표된 세제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 완화와 종부세 개선으로 과표적용률을 2007년 수준인 80%로 유지되는 한편 세부담 상한도 150%로 하향 조정됐다.
MB정부는 2008년 '10.21 부동산 대책'을 내놔 강남3구를 제외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를 모두 해제했고 일시적인 1가구2주택 중복보유 허용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재건축 소형평형의무비율 완화(11월)에 이어 지난해 2월 '2.12' 대책에서는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세도 한시적으로 감면했다.
◇전세난 심화 수도권까지 확산 = 정부의 이 같은 규제완화 정책기조에는 지난해 3월 크게 바뀌었다. 집값 급등과 전세난 심화로 서민주거안정정책이 흔들렸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7월 LTV를 다시 강화한 데 이어 9월에는 DTI를 수도권 전역으로 다시 확대 적용했다.
실제로 DTI 규제는 집값 오름세를 일거에 잠재우며 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부 출범 후 전국의 집값은 0.87% 올랐다. 전반적으로 약세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만 강세를 보였다.
마땅한 개발호재가 없는 신도시와 경기도의 집값변동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전세값은 평균 5.29%나 뛰었다. 서울이 7.05%로 가장 높은 변동률을 보였다. 이어 △인천 6.21% △신도시 2.21% △경기 3.12% 순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보금자리주택 등장에 부동산시장 초죽음 = MB정부의 이같은 정책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정권 2년 동안의 서울 아파트 가격은 3.3㎡당 평균 7.84%(1504만→1622만원) 상승했다. 특히 33∼66㎡(10평형대)의 소형아파트 가격이 198㎡(60평형)이상의 대형아파트보다 16배 이상 올라 서민들의 집장만이 녹록하지 않게 됐다.
초반 종부세 및 법인세 폐지로 대변되는 부자감세와 재건축 규제 완화 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최근 들어 보금자리주택,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친서민으로 방향을 틀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강남 세곡, 서초 우면, 고양 원흥, 하남 미사 등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는 주변 시세의 50∼70% 수준에 공급돼 큰 인기를 끌었다.
출산 장려용으로 도입한 신혼부부주택은 전체 공급물량의 10%가 배정돼 수요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서민주거안정대책은 기존 부동산시장을 초죽음상태로 몰고 있다.
수요자들은 기존 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로인해'로또'로 불리던 판교신도시 마저 최고 1억원 정도 하락한 급매물이 출현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 "소비자 불안심리…실수요 맞춤형 정책 펼쳐야" = 전문가들은 MB정부 2년간의 부동산정책은 단기적 처방에 급급한 정책만 내놓아 부동산 시장을 혼돈 속에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영 스피트뱅크 팀장은 "고질적인 미분양 적체 이유인 고분양가 책정, 수요예측 실패 등의 근본 원인을 없애야 한다"며 "포퓰리즘만을 강조해 교통량을 감안하지 않고 무작위로 보금자리주택을 지어놓는다거나 도심 쪽으로 개발호재를 집중적으로 쏟아내면서 서울과 수도권과의 격차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장기적인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아닌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일시적 정책들이 많았아 불안심리를 가중시켰다"며 "지방은 양도세 감면 혜택을 연장을 해주는 등 지역별로 정책을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은 "세제감면 정책과 같은 한시적인 부양책은 일시적 효과는 볼 수 있어도 세제감면 시한 만료 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소지가 있고 시장경쟁력 내지 자생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LTV 및 DTI 규제 역시 전방위적인 규제보다는 실수요자(1주택자,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실수요자들의 거래에 물꼬를 트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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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기자 kj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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