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쥐락펴락' 핵심변수는..
[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설이후 부동산시장 어떻게…<상>]실물경기·금리·세제 등 차분히 분석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질문은 앞으로 6개월 또는 1년뒤 시장을 구체적으로 전망해달라는 것이다. 다행히 잘 맞아 떨어지면 본전이지만 혹여라도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경우 '엉터리 전망'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어서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은 전문가들을 당혹감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집값은 4∼5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서더니 7∼8월에는 전고점에 근접할 정도로 뛰었다. 결국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은 후에야 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은 국내·외 경제상황, 정책 방향 등에 따라 흐름이 수시로 바뀐다. "올해 집값 얼마 오른다", "집값 떨어진다" 등의 '아니면 말고'식 전망에 연연하기보다 변수들을 차분히 꼽아보는 게 현명한 자세다. 설연휴 이후 시장을 쥐락펴락할 핵심 변수와 조건별 대응전략을 2회에 걸쳐 정리해 본다.
◇"더블딥 오나"…실물경기 회복이 관건=
정부가 미국발 금융위기 위후 재정확대, 규제완화 등 각종 경기부양책을 폈지만 그 효과가 바닥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용·소득 등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이 개선되기도 전에 시장 과열 등 부작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국제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유럽발 금융불안은 더블딥(경기침체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우려까지 낳고 있다.
건국대 고성수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이든, 유럽이든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 부동산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더블딥 우려는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당초 예상(지난해 말)보다 조금 늦게 올 하반기부터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언제 오를지 모른다"…금리 인상 가능성=
수요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역시 금리다. 국내 가계대출 절반이 부동산담보대출이어서 작은 금리 변화에도 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 부동산담보대출 규모는 351조여원에 달한다.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는 3조5000여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출구전략(경기침체기 실시했던 부양책들을 거둬들이는 전략)의 핵심이 금리인 만큼 최근 기준금리 인상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 체제가 1년여간 유지되고 있는 것도 언제든지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 잇따라 종료=
부동산시장에서 금리만큼이나 예민한 이슈는 세금이다. 올해는 양도소득세 감면 등 지난해부터 실시된 각종 세제 혜택이 잇따라 종료된다. 신규 분양아파트와 미분양아파트의 양도세 5년간 감면 조치는 이미 지난 11일 끝났다.
문제는 양도세 한시 감면 혜택 종료후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건설사들이 마지막 세제 혜택을 누리려고 연말 연시 분양물량을 쏟아냈지만 계약률이 뚝 떨어지면서 수도권 전역의 미분양아파트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 완화 조치도 올 연말이면 종료된다. 연내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고 일반과세하는 만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조치를 연장 또는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6월 지방선거와 기타 변수=
오는 6월 지방선거도 부동산 시장 변수로 꼽힌다. 과거 2차례 지방선거 때마다 부동산가격은 상승했다. 올해도 각 지역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부동산 관련 공약이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공을 들인 한강르네상스, 재개발·재건축 공공관리제도 등이 시장 흐름을 가를 핵심 사안이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분양가상한제 폐지 여부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상한제 폐지는 아파트 분양가는 물론 기존 집값, 건설업계 주택사업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현장조사 결과 DTI 규제 지속 여부 등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대표하는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그 파장이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DTI 규제는 연내 폐지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지난해 9월 DTI 규제 시행 이후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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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규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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