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여론전] 38만원 對 261만원.. 건설사들, 땅값 형평성 불만

2010. 1. 1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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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만원 대 261만원. 세종시에 공급되는 용지 가격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년여 전 세종시 시범단지 내 주택 용지를 비싼 가격에 분양받은 건설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 12곳은 2007년 11월 세종시 내 시범생활권 26개 필지(109만3000㎡·1만5000여가구)를 9341억원에 분양받았다. 당시 분양가는 평형 면적에 따라 3.3㎡당 209만∼312만원으로 평균 261만원이다.

반면 지난 11일 세종시 수정안에 제시된 원형지 공급가는 3.3㎡당 36만∼40만원(평균 38만원선)으로 조성 비용(3.3㎡당 38만원)을 합하더라도 74만∼78만원에 불과하다. 시범단지 공급가가 원형지 공급가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6배 이상 높은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12일 "현 상황에서 현지에 아파트를 분양한다면 참여 업체들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입주 기업에 싸게 공급되는 원형지에 사원아파트를 비롯한 생활편익시설 개발까지 허용될 경우 시범단지에 참여한 건설사들로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건설사는 당장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기존 참여 건설사들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세종시 사업의 지속 여부와 정부의 지원책 요구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공동대책 모임을 조만간 가질 예정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2년 전 시범단지를 분양받은 업체들로선 공급가격 차이가 워낙 커 배신감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확정된 안이 아닌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정부가 주택용지 가격을 낮춰주거나 별도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지금 이대로 간다면 사업성이 희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현재 시범단지 아파트 건설에 참여한 건설사는 모두 10곳. 당초 12곳이었으나 현 정부가 출범한 뒤 세종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업체 상당수가 중도금 납부를 미뤄오다 쌍용건설 풍성주택 등 2곳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쌍용건설의 경우 중도금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나머지 10개 건설사 가운데 한 업체도 최근 LH공사로부터 사업파기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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