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올해의 히트 상품은 '화장품'과 '주방용품'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올해 홈쇼핑 대박 상품은 소비 심리 회복을 반영, 화장품과 쥬얼리 등 패션 상품이 주를 이뤘다. 특히 조성아 루나, 화숙리 등 전문가가 이름을 내건 브랜드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으며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식품과 주방용품도 인기를 끌었다.

9일 GS샵(대표 허태수, 구 GS홈쇼핑)이 지난 11월30일까지 TV홈쇼핑 부문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2009년 히트상품'을 선정한 결과 총 35만 세트가 판매된 색조화장품 '조성아 루나'가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6위부터 10위까지 '한율 기초 세트', '글로우스파', '실크테라피', '달걀흰자팩', '아이오페 에어쿠션 썬블럭' 등 화장품이 휩쓸었다.

TV홈쇼핑이 쌀 판매의 주요 채널로 도약한 것도 눈에 띈다. 올해 신규 진입한 '농협쌀 20Kg'은 25만7000 포대가 팔리며 단숨에 베스트 2위에 올랐다. 여기에 '임금님표 이천쌀', '오뚜기쌀' 등 순위에 오르지 못한 타 브랜드의 쌀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30만 포대 이상의 쌀을 팔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히트상품 1위에 오른 조성아 루나를 위협할 정도의 판매량이다.

신종플루 영향으로 식품과 주방용품도 선전했다. '주원 훈제오리'가 5위에 올랐으며 '장인의 아침 갈비'(12위), '종가집 김치'(13위), '캘리포니아 황금호두'(16위), '해남 고구마'(19위), '구가네 굴비'(20위) 등의 식품과 '해피콜 직화오븐'(11위)과 같은 주방용품들도 20위권에 올랐다.

신종 플루 영향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장을 보거나 외식하는 것을 줄이고 안방쇼핑으로 식품을 구매해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CJ오쇼핑(대표 이해선)에서는 3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댕기머리 샴푸'를 밀어내고 '해피콜 프라이팬'이 1위를 차지했다. 불황에다 신종 플루 유행까지 겹치며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기능이 우수한 프라이팬 세트가 폭발적 인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0년 이후 해마다 히트 상품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스테디셀러 '안동 간고등어'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으며 전년도 1위였던 한방 샴푸 '댕기머리'는 3위에 올랐다.

4위는 메이크업 브랜드 'SEP'이 차지했으며 8위는 전문가 같은 헤어 스타일링이 가능한 '블로우 매직', 10위는 발 각질 제거제인 '베이비풋 원스'가 차지했다. 이밖에 데님을 중심으로 한 캐주얼 브랜드 '블루웨이 뱅뱅'과 젊은 여성층을 타겟으로 한 '에셀리아'가 각각 7위와 9위에 올랐다. 불황으로 인해 상반기까지 다소 감소세를 보였던 패션 카테고리의 소비가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대표 신헌)의 2009년 히트상품은 쥬얼리 브랜드인 조이아골드가 차지했다. 이어 색조 화장품 스킨HD, 여성의류 화숙리가 2, 3위로 뒤를 이었다.

불황에도 수요 변화가 적은 기초화장품의 인기도 계속되면서 아인호아(4위), 아이오페(8위), 참존 (9위), 마몽드(10위) 등 총 4개의 화장품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또 값비싼 피부관리실이 아닌 집에서도 손쉽게 주름관리를 할 수 있는 '리더스링클(9위)'과 같은 홈 에스테틱 화장품도 많이 팔렸다.

현대홈쇼핑에서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려나간 제품은 총 37만 6000여 세트가 팔린 캘리포니아 호두였다. 이어 키친아트 직화바비큐오븐(2위). 해피콜 다이아몬드 프라이팬(3위), 팰러스 세라믹팬(4위), 한복선 갈비탕(5위) 등 식품, 주방용품이 히트상품 5위까지 순위를 싹 쓸었다.

신종플루 확산으로 야외활동이 감소하면서 외식을 대신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경우가 많아지고 가족 건강이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직접 요리할 수 있는 조리도구가 인기를 얻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주 이용고객이 30~40대 여성에서 20~60대 여성으로 넓어지면서 화장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 경기가 나아지면서 패션 상품 매출이 증가하는 등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 소비 심리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