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비수기에 전세값 고공행진 왜
[CBS산업부 윤지나 기자]
최근 서울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약세로 돌아서고 계절적으로 이사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가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전세가는 매매가를 따라 움직이지만 최근 외부 변수가 많아지면서 전세가와 매매가 움직임이 분리되는 양상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서울지역 평균 3.3㎡당 매매가는 1662만원, 전세가는 627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39.5%로 나타났다.
이는 올 초(1월1일 기준) 매매가 1590만원, 전세가 585만원으로 전세가율이 38.3%였던 것과 비교해 1.2%p 높아진 수치다.
구 별로 살펴보면,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강서구의 전세가율이 특히 높아졌다. 강서구는 올 초 35.3%(매매가 1422만원, 전세가 502만원)의 전세가 비율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39.5%(1464만원, 578만원)로 4.2%%나 증가했다.
뒤이어 송파구 전셋값 비율이 연초 대비 4.1%p 상승했다. 송파구의 전세가율은 연초 27.8%(2288만원, 635만원)에 머물렀으나 11월 들어 31.3%(2541만원, 808만원)로 증가했다.
이외 중구(42.7→44.8%) 2.1%, 관악구(42.4→44.4%) 2.1%, 중랑구(43.0→44.9%) 1.8%, 강북구(39.0→40.8%) 1.8%, 도봉구(38.7→40.5%) 1.8%, 성북구(42.6→44.2%) 1.7% 순으로 전세가 비율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25개 구 중 준공지역 내 아파트의 신축 허용이 있거나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는 등 개발호재가 있었던 영등포구와 양천구의 경우만 한정적으로, 매매가가 올라가면서 전세가율이 감소했다.
지역 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 같은 전세가 상승의 이유로 일단 최근 2~3년 동안 전세 수요층이 노릴 만한 소형주택 공급이 부족했던 것이 꼽힌다.
서울의 경우 공급이 대부분 재개발단지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조합원 수요를 고려한 중소형 평수가 분양됐다. 그러나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중대형 평형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졌다.
실제로 올해 분양된 인천지역 아파트를 보면 132㎡, 40평 이상 대형 평형이 40% 넘게 공급됐다. 30대 후반 평형까지 고려하면 중대형 평형 위주로 분양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물량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서울의 경우 매매가가 너무 비싸고 그나마 분양가메리트가 있는 경기,인천의 경우는 중소형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요를 해갈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이주 역시 인근 지역 전세가를 올리고 있다. 가재울이나 왕십리 재개발 지역의 경우 5개 구역 총 건립가구 수는 만 천여 가구에 이른다.
내년 만 오천여 가구 건립을 예정하고 진행되는 이들 재개발 사업은, 최근 일반 분양시기가 임박하면서 이주 시기 직전이거나 이주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재개발 단지에 조합원 비중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기서 이주수요가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4곳의 사전예약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내년 초 위례(송파)신도시와 2차 보금자리주택이 사전예약을 받기로 한 것 역시 전세수요를 늘렸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분양팀장은 "최근 내집 마련 분위기를 보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으로 기존 주택을 매매하기보다 전셋집에 눌러 앉아 청약통장을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계절적 이유 때문에 상승폭은 지난 2주간 줄어들었지만 전세가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대출규제로 매매 의욕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소형주택 공급 부족과 이주수요 증가에 방학 이사철까지 합세하면 전셋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이 분양팀장 역시 "가격 상승폭이 둔화될 수는 있겠지만 올해 3-4%였던 상승률 정도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na13@cbs.co.kr ● '송객수수료' 관행, 전세버스조합이 끊는다 ● 부동산 중개업자가 전세금 16억 가로채 도주 ● 전세값 상승에 물량부족까지…언제까지?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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