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탐구] 배우로 불리고픈 국민여동생 문근영

이동현 2009. 10. 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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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이동현]

1987년생 스물 두 살. 이제 막 사회로 첫걸음을 뗄 나이다.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은 걸 이뤄버렸다. 연기자로서 최고 영예인 연말 방송사 연기대상 대상을 움켜쥐었다.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도 품에 안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자 중 개인 최고액 기부자로 밝혀져 국민적인 '기부 천사'로 추앙받게 됐다. 국회는 그에게 공로상을 안겨줬고, 교육인적자원부는 그를 21세기 인재상으로 꼽았다.문근영의 이야기다. 인간 문근영으로서, 연기자로서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걸 이뤘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벅찰 정도로 높은 곳에 올라섰다. 방향성의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요즘 문근영은 주춤해 보인다. 그는 10대 중반부터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았다. 20대를 넘어 숙녀가 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국민 여동생'으로 문근영을 사랑하고 있다.문근영은 배우이길 갈망한다. '국민 여동생' '기부 천사'라는 수식어보다 배우로 불리고 싶다. 많은 숙제가 주어져 있다. 위상에 흔들리지 않고 연기 발전을 추구해야 하고 여동생 이미지도 탈피해야 한다. 문근영은 어떻게 숙제를 풀어갈까. 그의 과거 모습은 앞으로 행보의 거울이 될 듯 싶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숨은 은인

문근영은 어릴 때부터 연기자를 꿈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예회에서 연극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를 공연한 뒤 연기자의 꿈을 굳히고 어머니에게 연기학원에 보내달라고 졸랐다. 어머니는 반대했다. 문근영이 간절히 원하자 어머니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면 보내준다고 약속했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낮았다. 어머니가 문근영을 연기학원에 보낼 생각이 없어 내건 조건이었다. 그러나 김대중 후보는 전세를 뒤집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결국 문근영은 연기학원에 다니게 됐다.

문근영은 1999년 설치미술가 최재은씨의 눈에 띄어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서'를 통해 연기자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 '길 위에서'에서 깜찍한 소녀의 모습은 윤석호 PD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윤 PD는 문근영을 KBS 2TV '가을동화'에서 송혜교의 아역인 어린 은서로 발탁했다.

문근영이 '국민 여동생'으로 급부상할 계기를 마련한 순간이었다. 윤석호 PD는 "당시 문근영은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는 아역 배우는 아니었지만 투명하고 청아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슬픈 운명을 맞는 어린 은서를 잘 그려낼 것으로 기대했다. 성인 은서인 송혜교가 부담을 가질 정도로 완벽에 가깝게 표현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문근영은 KBS 2TV '명성황후', '아내' 등의 아역을 거쳐 영화 '어린 신부'에 이르러 '국민 여동생'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연예 활동 수익은 사회에 환원

문근영을 논할 때 빼놓아선 안 되는 인물은 바로 어머니와 외할머니다. 어머니 류선영 전 광주사직시립도서관장은 성인이 되기 전 연예 활동 수익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 아래 문근영의 연기 활동을 지원했다. 실제로 스무 살이 되기 전 문근영은 소속사와 배분한 수익 대부분을 각종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등 소외 계층을 위해 사용했다.

지난 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개인 최고액 기부자가 익명의 여자 연예인"이라고 공개했을 때 누구나 문근영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도 당연했다. 문근영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해남 땅끝마을 공부방, 호주 교민을 위한 한글 도서관 건립 등 꾸준히 사회환원과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문근영의 소속사 나무엑터스의 김탄 부사장은 "문근영은 돈을 벌기 위해 활동하는 게 아니라 주위 이웃을 돕기 위해 활동을 해 돈을 번다고 할 수 있다. 소속사에서 수익 배분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려서는 안 되는 배우다. 덕분에 문근영과는 10년 가까이 계약서 없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근영의 외할머니는 데뷔 초기 매니저 역할을 했다. 단순히 매니저가 아니라 문근영이 촬영장에서 뭔가 깨닫고 배울 수 있도록 실천했다. 촬영장에서 소품을 나르고, 촬영장 주위의 휴지를 줍기도 했다. '어린신부' 촬영이 진행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뭔가 해주려는 마음으로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물론 문근영을 끔찍하게 보살폈다. '가을동화'에 출연할 때에는 쌀쌀한 날씨에 손녀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려고 버너와 코펠을 촬영장에 가져가 식사를 챙겨줬다.

이 같은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문근영의 소속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종도 나무엑터스 대표는 "외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두 분과 문근영은 나무엑터스의 스승 같은 존재다"고 말했다.

나무엑터스의 이름을 지은 사람도 다름아닌 문근영이었다. 문근영은 '깊은 뿌리를 내리고 무성한 잎을 내서, 그늘에서 쉬어가며 열매를 맺자'는 취지로 소속사에 '나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국민 여동생'과 작별 중요 과제

스무 살을 전후해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진정한 배우의 길을 추구하는 문근영에게 언제까지나 귀여운 여인으로 남을 순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감수성 짙은 멜로 연기에 도전했고, CF와 화보 촬영을 통해 숙녀 이미지를 선보이려 했다. 2006년 출연한 영화 '사랑 따윈 필요없어'와 섹시 댄스를 선보인 이동통신 CF는 획기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무대였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영화 흥행은 부진했다. CF는 화제가 됐지만, 문근영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천사 같은 여동생이 외간 남자의 품에 안기고, 퇴폐적인 섹시 댄스를 추는 걸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문근영은 대학 입학 이후 연기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학업에 전념했다. 내적 성숙을 통해 숙녀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김탄 부사장은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느 한쪽이든 치우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라며 "대학 입학 무렵에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특히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작품 선택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2년 정도 공백이 생겼지만 결과적으로 약이 됐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2008년 연기자로서 전환기를 맞을 작품을 만났다. SBS TV '바람의 화원'에서 남장여인 신윤복을 연기하게 된 것. 당시 문근영은 "성장해가는 신윤복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다. 연기를 통해 나 역시 신윤복처럼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혼신의 힘을 다해 신윤복과 혼연일체가 됐다. 마침내 '국민 여동생'에 작별을 고하는 성장의 계기를 발견한 것이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으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너무 큰 성공은 새로운 부담으로 다가왔다. '바람의 화원' 이후 문근영은 학교로 돌아갔다. 학업에 전념하며 성숙과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문근영의 매니저 김진일 실장은 "올 연말까지 차기작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미지를 확 바꾸는 거창한 목표는 없다.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근영 프로필

생년월일: 1987. 5. 6출생지: 광주신체: 165cm·45kg혈액형: B가족: 부모, 2녀 중 장녀

학교: 광주 매곡초-우산중-광주국제고-성균관대 국어국문과특이 사항: 외조부 재야 정치인 류낙진씨데뷔: 영화 '길 위에서'(99)

출연작:드라마 '누룽지 선생과 감자 일곱개'(99) '가을동화'(00) '동화나라 꿈동산'(01) '명성황후'(01) '아내'(03) '바람의 화원'(08)

영화 '길 위에서'(99) '연애소설'(02) '장화, 홍련'(03) '어린 신부'(04) '댄서의 순정'(05) '사랑따윈 필요없어'(06)

수상 경력: KBS 연기대상 청소년상(00) 대종상 신인여우상(04) 청룡상 인기스타상(04) 환경재단 세상을 밝게 한 100인(05·08) 교육인적자원부 21세기 우수인재상(06) 국회대상 공로상(08) SBS 연기대상 대상(08)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09)

이동현 기자 [kulkuri7@joongang.co.kr]▷ 이봉원 "박미선에 사랑받는 비결은 황금 허벅지" '아이리스' 액션+멜로 시청자 녹였다! 시청률 30% 진입은 언제? 가수 신혜성, 상습도박혐의 벌금 1천만원 선고 오대규 "'조강지처클럽' 하면서 부부사이 안좋아졌다" 단발머리 정선희 '러브FM' 홈피통해 근황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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