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명가 ④] 냉동보관하는 알배기 꽃게장이 먹기 좋다?
[JES 박상언] 간장게장은 주로 참게·꽃게·돌게로 담근다. 이중 바닷게론 꽃게가, 민물게론 참게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편이다. 갯벌에서 쉽게 잡히는 돌게에 비해 몸값이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간장게장 꽃게는 모두 냉동?
국내에서 소비되는 꽃게는 대부분 백령도에서 전라도 인근까지 서해에서 잡힌다. 산란철 금어기인 여름과 동면을 위해 깊은 갯벌 속으로 들어가는 겨울을 제외하곤 언제든 잡을 수 있다.
또한 봄과 가을은 일년중 꽃게가 맛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봄에는 교배를, 가을에는 동면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컷의 경우 산란을 앞둔 5~6월 잡은 것을 최고로 친다.
하지만 꽃게장 전문점에 가면 언제든지 알배기 꽃게장을 맛볼 수 있다. 이유가 뭘까. 해답은 단순하다. 냉동보관 덕분이다. 인천 연안부두 앞 옹진수협에서 꽃게 전문 중매인으로 활동중인 우정수산 신용석(48) 사장은 "우리업체에서 나가는 간장게장용 꽃게는 100% 냉동게"라며 "간장게장의 꽃게는 대부분 냉동게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어머니 정숙자(72) 씨에 이어 2대째 11년차 꽃게 중매인으로 활동 중인데 한 해에 약 70톤의 꽃게를 거래하고 있다. 프로간장게장의 서백자 사장은 "양념게장은 간혹 생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게장은 열에 익히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냉동을 했을 경우 잡균이 모두 죽을 뿐 아니라 살도 단단해져 훨씬 먹기 좋다"고 강조했다.
참게 간장게장은 진상품
임진강 참게로 담근 간장게장은 임금님에게 진상됐을 정도로 귀했다. 꽃게장과 달리 약 3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치면 상온 보관이 가능해 일년 내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참게는 생태가 민물장어와 비슷하다. 하천에서 자란 후 바다에 나가 산란하는 회귀성 갑각류다. 가을에 바다로 나간 참게는 동면 후 이듬해 봄 짝짓기를 시작한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 참게는 다시 민물로 돌아와 둥지를 튼다.
예전에는 이맘때 서해와 남해로 연결되는 하천 하구에는 바다로 나가는 참게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밤에만 움직이는 특징을 이용, 해질녘 강 바닥에 길게 그물을 쳐놓은 후 다음날 아침 걷어내면 커다란 참게가 한 광주리씩 잡히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참게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강물이 오염되면서 살아갈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임진강과 섬진강 등 일부 하천을 제외하곤 참게의 씨가 마를 정도였다.
다행히 90년대 중반 양식 성공으로 참게장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중 충북 청양군의 충청수산은 국내 최대 규모의 참게 양식장이자 참게장 가공공장이다.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참게장을 상품화한 곳이기도 하다. 양식장 규모만 약 6만6000㎡. 수십만 마리의 참게가 자라고 있다. 충청수산에선 매년 10월 중순에 2년생 참게로 10톤 가량의 간장게장을 담근다. 10월을 고집하는 이유는 참게가 바다로 나가기 위해 최대한 에너지를 비축해 살이 꽉 차 있어서란다.
박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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