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 확대이후.. 청약시장'북적' 기존아파트'한산'
DTI(총부채 상환비율) 규제 확대 시행을 앞둔 지난 주말과 휴일, 수도권의 신규 분양시장과 기존 아파트 시장은 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출한도 축소에 따라 서울 강동구와 양천구, 과천 등지의 기존 아파트 시장은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수원과 남양주 등 신규 분양에 나선 모델하우스에는 내방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양도세와 전매제한 완화 혜택 등에 더해 아파트 분양 집단대출에는 DTI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해 자금 조달과 투자 가치 측면에서 기존 아파트보다는 청약 시장이 훨씬 유리하게 됐다"며 "당분간 청약시장의 열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자금 조달 유리하고 각종 혜택도 그대로…청약 시장 당분간 맑음=
지난 4일 수원시 권선동과 구리시 교문사거리에 각각 마련된 '수원아이파크시티(현대산업개발)'와 '별내지구 쌍용예가(쌍용건설)'에는 연일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사흘간 내방객 수만 수원아이파크는 5만명 이상에 달하고, 쌍용예가 역시 4만명 이상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예상 밖의 인기에 해당 건설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황급히 단지 소개 책자를 추가 주문하는가 하면(쌍용건설), 사은품이 동나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 박근호 부장은 "어느 정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수원에서 오랜만에 분양하는 대단지인 데다 인근 아파트와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수요층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쌍용건설 관계자 역시 "별내신도시라는 입지적 특성상 서울의 노원, 강동 지역의 수요자들까지 문의를 해오는 상황"이라며 "기존 아파트 시장과 달리 청약 대출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인근 지역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이제 조금 살아나나 싶었는데…기존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흐림=
지난 5일 저녁 강동구 고덕동의 한 재건축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에서 만난 김모(45)씨는 DTI 규제 확대를 발표한 정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부터 팔려고 했던 아파트를 이제 좀 처분할 수 있겠다 싶어 좋아하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며 "DTI 규제로 주말에 집을 보러오겠다는 사람이 대출을 받을 수 없겠다며 갑자기 취소를 했다"고 전했다.
실제 그동안 시장 가격 상승과 더불어 매매가 줄곧 이뤄졌던 강동구와 양천구 등 주요 지역은 주말 내내 시장이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인근 중개사들은 "계약이 힘들 것 같다는 매수자 전화, 집을 팔수는 있는 거냐는 매도자 전화로 전화는 정말 많이 받았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DTI 규제 확대는 전세가 급등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던 수요자나 소득 수준 증명이 힘든 자영업자들의 주택 구입에 상당히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게 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이쪽도 전세가격이 워낙 올라 세입자들 중에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이참에 아파트를 사겠다는 분들이 꽤 있었다"면서 "하지만 아파트 가격 상승의 기대감은 둘째치고라도 대출 자체가 줄어드니 매수 계획을 수정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자금 부담 적은 중소형, 단독에 관심을=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과 투자 전략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장이 활황세로 돌아선다는 예상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기 위해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는 것보다 DTI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중소형 아파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한 기존 아파트가 부담이 된다면 향후 개발이 기대되는 곳의 단독주택이나 대단지가 들어서는 곳의 신규 분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가져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결국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연립, 다세대 등이나 2억 이하의 소형아파트, 신규 청약단지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남ㆍ남상욱기자/kaka@heraldm.com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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