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경매..버블세븐 낙찰가 고공비행

김민진 2009. 7. 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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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목동 등 버블세븐 경매 아파트에 불이 붙었다.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동구나 최근 개통한 지하철 9호선 골드라인을 따라 늘어선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잇따라 엄포성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반 매매시장의 가격 상승세는 주춤하지만 경매시장에서만은 예외다. 대출 조건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금리가 상승한 것도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곤두박질쳤던 낙찰가는 아파트 값이 최고점이던 2006년 말∼2007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호재가 있는 곳이나 집값 하락폭이 컸던 버블세븐 지역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 집값 폭락 이전 수준 대부분 회복 =지난 27일 서울남부지법 경매법정에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낙찰된 아파트 10채 중 버블세븐 지역인 목동 아파트 4채에만 평균 25명이 응찰해 대부분 감정가(100%)를 훌쩍 넘겼다.

목동8단지 1층 아파트(55㎡)는 이날 4억3120만원에 낙찰됐다. 20명이 몰려 낙찰가율은 감정가(3억4000만원)의 127%를 기록했다. 목동8단지 저층 매매가는 2006년 4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꾸준히 4억∼4억5000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과 올 1분기 3억1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6개월 새 경매시장에서조차도 활황기 가격을 모두 회복했다.

같은 날 낙찰된 목동14단지(130㎡) 3층, 감정가 12억원짜리 아파트도 한번 유찰됐다가 11명이 응찰해 감정가를 훌쩍 넘긴 12억258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상황은 강남3구도 비슷하다. 지난 22일 낙찰된 서초구 반포미도(85㎡) 로열층 2채는 각각 7억3889만원, 7억4500만원에 낙찰돼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두 물건에 사람은 44명 몰렸다. 위기설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반포미도 로열층 낙찰가는 5억6900만원까지 곤두박질쳤었다.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지역의 아파트 경매가격도 치솟았다. 가양동 한강아파트(85㎡)는 지난 1월 3억7236만원 낙찰됐다. 당시 22명이나 응찰했지만 낙찰금액은 감정가의 78%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일 낙찰된 같은 단지, 동일 평형 아파트 최고가는 4억3432만원을 기록했다.

◇ 경매 매각가율 감정가 수준에 근접 =강남3구, 목동 등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의 분위기는 통계에서 여실히 나타난다.2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매각율과 매각가율이 각각 25.0%, 70.7%, 응찰자 4.9명으로 낮았지만 지난달에는 각각 44.7%와 90.3%로 높아졌다. 1개 물건당 평균 응찰자도 7.86명이나 됐다.

양천구는 지난해 12월 각각 24.0%, 65.9%까지 하락했던 것이 각각 49.1%, 91.8%까지 올랐다. 물건당 평균 경쟁률도 10.7대 1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들어 매각가율이 다소 낮아진 곳도 있지만 경매물건 감정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딱히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

경매시장 활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제완화 효과, 분양 물량 감소에 따른 실수요 증가 등 실질적인 요인과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꼽는다.

이진호 레코플러스 대표는 "집값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신념이 고가 아파트 낙찰가가 올라가게 된 배경"이라며 "여기에 양도세 중과 한시면제 등 규제완화, 각종 호재가 기름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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