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오른다 걱정 말고 눈 돌려라

이재경 기자 2009. 7. 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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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경기자][치솟는 전세값 대책은…]서울 전세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열기는 뜨겁다. 올 봄부터 오르기 시작한 전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고충이 더 심해지고 있다.

그동안 소형 아파트 및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으로 찾아가는 서민들이 분산되고 이는 전반적인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지난 2년 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지역들은 전셋값 오름폭이 컸다.

최근 강남 및 용산 일대에서는 물량이 소진되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는 주택 매매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재개발과 신규 공급 부족 등으로 공급 물량은 부족한데 비해 신혼부부, 1인 가구 등 전세 수요자들은 증가하면서 수급에 불균형이 나타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소형 매매값에 이어 전세값까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근옥 부동산뱅크 애널리스트는 "학군 우수 지역을 비롯한 역세권 단지들은 수요가 몰리면서 이미 '귀하신 몸'이 된지 오래"라며 "전셋집 이사 수요가 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매물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세입자들은 굳이 경쟁이 심한 곳에서 높은 보증금을 내지 말고 조금만 눈을 돌려 전셋값이 낮은 곳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비수기지만 전셋값 '高高'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ㆍ학군 등에 따라 전세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셋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서초구의 경우 반포동 반포자이 중대형 오름세가 거셌다. 반포동 주홍공인 대표는 "학군 때문에 찾아오는 수요가 대부분인 가운데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교통여건이 더욱 좋아져 그만큼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 반포동 반포자이 82㎡(25평형)는 3억8500만원에 전세가격이 형성돼 있다.양재동 우성공인 대표 역시 "방학 기간 동안 움직이려는 임차인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이미 거래가 대부분 이뤄진 탓에 거래될 전세 물량들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재동 우성아파트의 경우 올 초 2억원에 거래됐던 102㎡(31평형)가 2억4000만~2억5000만원 선에서 임차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용산구에서는 이촌동 한가람건영2차의 오름폭이 컸다. 올 초만 하더라도 82㎡(25평형)의 경우 1억9000만원 밑으로 거래됐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이어지면서 2억1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142㎡(43평형)는 4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한가람공인 대표는 "이 단지는 이촌역 역세권 아파트인데다 입지적인 장점으로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신혼부부들이 이 일대 아파트 전세를 구한 후 자녀들을 학교까지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신도시까지 여파 확산

이런 전셋값 상승세는 신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평촌의 경우 쌓여 있던 전세물량이 올 봄부터 소화되기 시작하면서 중소형 면적의 경우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이 일대 122㎡(37평형)의 경우 지난 1~2월만 하더라도 2억2000만~2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2억7000만~2억8000만원으로 훌쩍 뛰어 올랐다.

지난달부터 전세거래가 부쩍 이뤄진 중동은 덕유주공2단지 59㎡(18평형)가 1주일새 6750만원에서 7400만원으로 올랐다. 서해쌍뜨르타운1차 158㎡(48평형)는 최근 2000만원 정도 오른 2억3000만원으로 전세가격이 상향됐다.

경기도에서는 중소형 위주로 전세거래가 이어진 의왕시와 송파구 및 강동구 전셋값 상승세가 확산된 하남시와 과천시 등이 전셋값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근옥 애널리스트는 "매매시장의 오름폭이 소폭 둔화되고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세시장은 지역별로 상승폭을 키우며 강세장을 보이고 있다"며 "전국의 전셋값은 1주일 동안 0.14% 올랐고, 신도시도 중형 면적대의 오름세가 커지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동두천 33% 뛰어

지난 2년 전과 비교해보면 동두천이 무려 32.7%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통상 2년마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점을 고려하면 서민들의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내집마련정보사가 최근 2년 동안 서울ㆍ수도권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동두천시는 2년 전 3.3㎡당 전세값이 150만원에서 현재 199만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강북 소형 매매값과 전세값이 크게 오르면서 좀더 저렴한 동두천시로 전세 수요자들이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서울 지역에서는 종로구가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구는 2년 전 3.3㎡당 전세값이 526만원에서 637만원으로 오르면서 21.1% 상승했다.

양지영 팀장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내집마련을 미루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재개발과 신규 공급 등 소형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며 "소형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계속 오르다보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으로 서민들이 이동하면서 경기 북부 지역의 전셋값이 그동안 꾸준히 오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셋값 낮은 곳은?

지난 2년 동안 평균 전셋값의 변동이 적은 곳은 관악구 및 광진구 등이다.관악구는 3.3㎡당 평균 전셋값이 2년 전 550만원에서 최근 551만원으로 0.18% 상승하는데 그쳤고 광진구는 658만원에서 649만원으로 -1.37% 변동됐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평균치이므로 아파트나 주택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셋값이 이상급등하고 있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저렴한 가격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며 "외곽지역이어도 교통이 편리하고 주거환경이 우수한 곳이 많으므로 발품을 팔면 괜찮은 곳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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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기자 le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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