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경성대는 연극영화과의 새로운 메카"

장상용 2009. 6. 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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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장상용] "마, 서울 별거 있나? 가서 우리가 다 해 묵자."영화 '친구'를 연상케 하는 대사를 거침 없이 실행에 옮기는 연예인들이 있다. 배우 조재현·조영진·김정태, 개그우먼 김현숙·안선영·서춘화·박수림, 영화 감독 이규만('리턴')·안권태('우리형') 등 부산 경성대 연극영화과 출신 연예인들이다.

27년 전통의 경성대 연극영화과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부산 지역의 새로운 연극영화과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경성대 연극영화과 출신 연예인들이 이처럼 빛을 발하고 있는 건 연극으로 다져진 탄탄한 연기 실력 덕분이다.

또한 선후배 간의 끈끈함이 어느 학교보다 강하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이후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개그우먼 김현숙(98학번)으로부터 이 학과 출신 연예인들의 뒷이야기와 학과의 강점을 들어봤다.

★조재현내가 16기인데 비해 조 선배는 2기다. 교수님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데뷔하기 전 학과 창립 20주년 행사가 열렸고, 그 때 조재현 선배가 왔다. 서울에서 한창 뮤지컬하고 있던 나는 행사 전날 밤 11시 학교에 도착했다. 행사에서 개그 코너를 맡은 선배들이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급하게 한 남자 선배와 5분만에 개그 한 꼭지를 짰다. 행사 때 나름 대박이 났다.

조재현 선배가 그 자리에서 잘 했다고 칭찬해준 게 생각난다. 후배들을 잘 챙긴다. 대학 연극제인 '젊은 연극제' 때도 지방에서 올라온 과 후배들에게 고기 사준 게 생각난다.

80년대 학번인 조 선배는 당시에도 포니2를 타고 다녔고, 그 차로 여자들을 싣고 많고 울렸다 한다. 아무래도 예쁜 여자 후배에게 잘 해주는 것 같다. 조 선배는 한 때 과 후배를 매니저로 썼다. 배우 꿈이 있던 이 선배는 기회를 얻을까하고 조 선배따라 서울로 올라갔다가 결국 3년 동안 매니저 하다가 끝나고 말았다.

★김현숙나도 원래 개그우먼이 아니라 연기자가 꿈이었다. 대학교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아르바이트로 MC를 보고, 미친 듯이 연극을 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우연히 학교 행사에서 MC를 한 번 봤다가 입소문이 나서 꽤 많이 MC를 했다.

대학교 2학년 때 KBS의 '캠퍼스 최강전'이 우리 학교를 찾아 왔다. 내가 원맨쇼를 했는데 이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찾아온 개그맨 박준형 선배가 "서울로 올라가서 나와 함께 하자"고 제안을 했다. 배우의 길을 생각했던 나는 거절했다.

졸업 후 서울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내게 박준형 선배가 다시 찾아왔다. 그 때도 세 번 거절했다. 무엇으로 데뷔하느냐에 따라 내 인상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개그가 얼마나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박 선배와의 인연을 계기로 2005년 '개그콘서트'에서 딱 10개월 뛰었다. 그 후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를 5개월 하고, 다음해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들어갔다. 그 연기를 계기로 tvN에서 '막돼먹은 영애씨'를 계속 하고 있다.

지금도 대학 시절이 있었기에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시행착오를 받아주는 곳이 학교였다. 우리과 학훈이 '진실을 외면하지 말자'였다. 교수님들이 배우의 조건으로 인격을 강조하셨다. 3학년 올라가니 무슨 말인지 알게 됐다. 배우의 조건은 진실함과 인격에서 출발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이 지치지 않았다.

★안선영나보다 3기수 선배다. 나는 이 분이 개그우먼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누구나 그랬을 거다. 학교에서 웃긴 적도 없고, 행사에서 MC를 한 번 한 적도 없고, 항상 연극에서 여자 주인공을 했다. 새침떼기같은 안 선배는 과 여자 선후배들에게 질투의 대상이었다. 외모도 되고, 똑부러지고, 일도 잘 하고, 연기도 자연스럽고….

연예계에서 만나니 참 신기하다. 적응 잘 한다. 안 선배는 내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 나는 화장품 협찬 들어오면 안 선배 불러서 챙겨준다. 경성대는 연극을 많이 했다. 지금의 모습이 무엇이든간에 모두 탄탄한 연기 기초를 갖고 있다. 2학년 때까진 연극 파트건, 영화 파트건 연극 실습을 해야 한다. 필수 코스다. 우리 학과의 강점이 아닐까.

★박수림7기 선배라 학교를 같이 다닌 적이 없지만 밖에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까지 내가 KBS 2라디오 '이광기·김현숙의 네 시엔' 진행할 때 라디오 프로그램 할 때 고정 게스트로 출연했다. 서로 친분이 없었지만 박 선배가 결혼할 때 선배라 그냥 찾아 갔다.

박 선배에겐 내가 어떤 실수를 해도 용서해줄 것 같은 든든함을 느낀다. 우리 학교가 수도권에 있는 연극영화과에 비해 활동하는 연예인 숫자가 적기 때문에 비해 더욱 각별하다. 평소 혼자서는 욕심 부리지 않는데 학교 생각하면 내가 좀 잘 되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후배들 이야기도 들어줄 것 아닌가.

★조영진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박정희 대통령, '밀양' 전도연 아들 유괴범을 기억하는가. 그는 이윤택 감독이 운영하는 부산 가마골 극단에서 20년 이상 배우로 지냈다. 우리는 잘 나가는 선배에게만 붙지 않는다. 20주년 행사할 때 조영진 선배가 나타나니 후배들이 기립 박수를 쳤다. 유일하게 기립 박수 받은 선배다. 그 때 정말 뿌듯했다.

★김정태드라마 '히트'에서 고현정 팀의 형사, 영화 '똥개'에서 마지막까지 피터지게 싸우는 동네 건달. 이 분은 14기로 학창 시절 나의 MC 단짝이었다. 개그맨 기질이 있는 그가 지금은 영화에서 깡패나 형사로 나오는 걸 보면 웃긴다. MT 끝나면 자기 집으로 측근들을 다 모이게 하고,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한 명을 울때까지 놀리곤 했다. 그 때가 그립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사진 김진경 기자 [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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