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참 좋은 교회학교 현장] (7) 서울 역삼동 청운교회

2009. 5. 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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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스티커 한장 한장 모으는 재미… 차곡 차곡 쌓이는 믿음

"와아∼"

분반공부를 마친 어린이들이 예배실에서 일제히 뛰어나왔다. 초롱초롱한 눈빛에는 즐거움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1층 카페. 가방 속에서 저마다 수첩을 꺼낸 어린이들은 당당하게 음료나 빵을 주문했다. 값은 수첩에 붙은 '캐릭터' 스티커로 치렀다. 일부는 "홈피에서 캐릭터로 문상(문화상품권)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낮 서울 역삼동 청운교회(이필산 목사) 1층 카페는 그야말로 어린이들 교제의 장이었다. 화제는 대부분 캐릭터를 얼마나 모았는지, 어떤 것을 구입할지 등으로 모아졌다. 모두가 캐릭터에 푹 빠진 셈이다.

청운교회 교회학교 어린이들에게 캐릭터는 일종의 상급이다. 유년부(1∼2학년), 초등부(3∼4학년), 소년부(5∼6학년)를 위한 보상 프로그램이다. 교회에 출석하면 1장, 예배에서 봉사를 하면 1장, 주보 성경학습지를 풀어 가면 1장, 친구를 전도하면 2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캐릭터 스티커를 받게 된다. 예배와 교육활동에 충실히 참여하기만 하면 저절로 쌓이는 것이다.

특히 교회 측은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6년간 언제든지 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위해 교회학교 홈페이지(www.cwch.net/promiseland) 쇼핑몰에 문구, 팬시용품, 장난감, 운동기구 등 120여가지의 생활용품을 준비했다. 교회 예산과 성도들의 지원으로 마련된 것이다.

교회 1층 청운카페와 서점 등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초등부 박모(9)양은 "캐릭터로 평소 갖고 싶은 물건을 바꿀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교회학교는 이 캐릭터를 향후 성도들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청운교회는 2007년 10월 캐릭터를 도입했다. 교육1부를 맡고 있는 권성일(41) 목사는 "꿈과 희망 그리고 재미가 넘치는 교회학교를 만들고자 고민하던 중 교육전도사들과 먼저 아동부(유년·초등·소년부)를 변화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가위·바위·보' 라는 3가지 공동 캐릭터와 스티커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프로그램을 통해 강력한 동기가 부여되자 어린이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선 성경학습, 체험학습 등 교육활동에 대한 참여가 크게 증가했고 전도가 늘면서 교회학교도 양적으로 성장하게 됐다. 또한 캐릭터 쇼핑몰 방문 등에 따라 교회학교 홈페이지 방문횟수도 늘었다. 쇼핑몰에서는 어린이가 물품을 직접 신청하면 담당 교사가 직접 답글을 해주는 방식이어서 교사들과의 대화도 자연스러워졌다. 교회 카페에서 어른들과 나란히 차를 마시며 미래 교회 주역이라는 의식도 높아졌다. 소년부 학부모 류모(44·여·서울 역삼동)씨는 "평소 학원에 다니며 지쳐보이는 아이가 주일만 되면 교회가방을 들고 달려가는 것을 보니 대견스럽다"며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웃들도 교회학교 얘기에는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변화하면서 각 부서 교육활동에도 에너지가 넘치고 있다. 특히 교회 장년예배가 2007년부터 전통적 형식 대신 찬양과 설교 중심의 열린 예배로 바뀌자 교회학교는 어린이 예배도 사회·문화적 상황을 반영한 문화예배(와우큐 키즈)로 갱신했다. 부서별 어린이 워십댄스팀이 주도적으로 율동과 찬양을 이끄는가 하면 성경말씀과 실생활을 연결시키는 게임, 챈트, 동영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예배가 진행된다.

이는 곧 기독교교육이 어린이들에게 정확한 성서 이해와 그 말씀이 삶에 주는 의미를 깨닫도록 도와주고 행동하도록 격려하는 실천행위라는 최근 학문적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아울러 다양한 정보습득을 통해 멀티적 사고를 하게 된 요즘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부활절 연합예배 등에서는 연극과 뮤지컬 방식 예배도 정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권 목사는 "적극적인 보상과 격려를 통해 교육활동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캐릭터 프로그램과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경배하는 어린이 문화예배는 이제 청운교회 교회학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고 평가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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