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 리포트] '더 나은 내일을 위해' - 충훈고 정찬호/박주영

2009. 5. 14. 15: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안양 충훈고등학교는 지난 2007년에 창단된 신생팀이다. 그만큼 아직까지 '야구 명문'으로 회자하기에는 부족한 듯 보인다. 그러나 3학년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이야기는 다르다. 해체된 성남서고, 주엽고를 포함하여 배재고, 원주고 야구부에 몸 담았던 선수들이 신생팀 충훈고에 합류했기 때문.

이에 충훈고는 2008년 황금사자기 전국대회 1회전에서 제주고등학교를 9-5로 물리친 데 이어 2회전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도 박빙의 대결을 벌였다. 당시 1-0으로 앞서고 있던 충훈고는 연장전 끝에 에러로 2점을 헌납하며 아쉬운 1패를 기록해야 했다. 그리고 충훈고를 어렵게 이긴 광주일고는 마침내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만약 충훈고가 '대어' 광주일고를 잡았다면 2008 황금사자의 주인은 바뀌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시 2학년이었던 멤버들은 어느새 3학년이 되어 팀을 이끌고 있었다. 어려운 집안 사정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위해 충훈고를 찾은 선수, 다른 학교에서 주전을 차지하지 못한 어려움 때문에 적을 옮긴 선수 등 각자 개인사정이 많은 곳이 바로 충훈고 야구부다. 이에 아마야구를 집중 조명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이들 충훈고 3학년 멤버들을 만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야구'가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제 1편 : '야구는 내 인생', 박강산/남상우 편 제 2편 : '두 번 실패는 없다', 김경오/김희준 편 제 3편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정찬호/박주영 편

▲ 교복을 입고 일과 후 배드민턴을 치는 충훈고 선수들. 이들은 '휴식시간도 연습의 일환'이라며 성장을 멈추지 않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 투, 타의 핵심 정찬호(투수)/박주영(3루수) 편

Q : 앞선 네 선수를 인터뷰했을 때 투-타에서 두 사람은 반드시 충훈고에서 빠질 수 없는 친구들이라 이야기하더라

정찬호(이하 '정'으로 표기) : (웃음) 아니다. 내가 팀의 에이스라고 추켜세우기는 하지만, 아직 멀었다. 볼의 빠르기로 따지면 (강)전홍이가 더 낫고, 배짱으로 따지면 2학년 (성)양민이가 더 낫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학교 선수들이 제자리에서 100% 재능을 발휘해야 시합에서도 이기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박주영(이하 '박'으로 표기) : (공감한다는 듯) 팀의 3번을 맡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황금사자기 홍보책자에 보니 '지난해의 4번답게 뛰어난 타력을 자랑한다'고 써놨더라(웃음). 그러나 작년에 4번을 쳤던 것은 팀 사정상 김경오 선수가 빠져서 치게 된 것이다. 여전히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

Q : 두 선수 모두 원소속학교가 충훈고가 아니라고 들었다

정 : 1학년 때까지 주엽고등학교 야구부에 몸담았다.

박 : 성남서고등학교 야구부에 몸담았다. (박)강산이와 같은 학교 출신인 셈이다.

Q : 어떤 계기로 충훈고에 오게 되었나?

정 : 일단 주엽고 야구부가 해체되자마자 다른 학교 야구부를 찾아야 했다. 다행히 홍상욱 감독(현 서울고 감독)님의 추천으로 충훈고등학교에 새 둥지를 틀 수 있었다.

박 : (공감한다는 듯) 나도 성남서고가 해체된 후 다른 학교 야구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마침 충훈고 야구부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합류했다.

Q : 정찬호 선수는 팀의 에이스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부담이 클 것 같다

정 :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투수를 했다.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긴장이 조금 되지만, 편히 던지려고 애를 많이 쓴다.

Q : 반면 박주영 선수는 3루수다. 프로나 아마야구에서 3루수는 대성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박 : (웃음) 원래는 초등학교 때부터 1루수를 하다가 고교 때 3루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코치님께서 김동주를 모델로 삼고 열심히 연습하라고 지시하셨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Q : 정찬호 선수 이야기를 좀 들어 보자. 투구폼이 상당히 특이하다. 예전 LG 트윈스에서 마당쇠 역할을 했던 송유석 선수와 비슷하다. 팔꿈치를 어깨로 들어올리는 동작이 상당히 빠른데, 어떻게 하여 그런 투구폼을 갖게 되었나?

정 : 작년 안양시장기 대회 결승전에서 던지고 난 이후 폼을 잃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폼이 무너졌는데, 끊임없는 노력으로 다시 찾은 폼이 지금의 투구폼이다. 그런데 내 폼으로 던지다 보니 컨트롤이 잘 먹힌다. 구속도 140 언저리까지 나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Q : 황금사자기 1회전때도 그랬지만, 야수들이 실책을 많이 하여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많이 봤다(실제로 정찬호는 황금사자기 1회전 평균자책점이 0이다)

정 : 솔직히 야수들이 에러를 하면 많이 화가 난다. 그렇지만, 난 3학년이다. 팀의 중심이 돼야 하는 만큼,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애를 쓴다.

▲ 안양시장기 대회 직후 만난 정찬호 선수. 팀의 에이스인 그는 던지는 폼이 마치 '송유석(전 LG 트윈스)'을 보는 듯했다.

Q : 에러 이야기가 나왔으니 야수인 박주영 선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충훈고 경기를 보다 보면 에러가 참 많이 나온다. 신생팀이라서 아직 연습이 더 필요함을 느꼈는데?

박 : 솔직히 나는 에러를 잘 안 한다. 그러나 경기가 너무 힘들어지고, 긴장이 풀어지면 나도 모르게 에러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비란 어려운 타구를 멋지게 다이빙 캐치해서 잡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타구를 실수 없이 처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기본기를 완벽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Q : 그러고 보니 둘 다 유명인들과 동명이인이다

정 : 박찬호 선배님과 동명이다. 사람들도 그렇게 이야기들을 한다. 실제로 박찬호 선배님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구속도 140km 중반대 까지 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시 연습과 노력이 최선의 방법이다.

박 : 지금 서울고에서 몸담고 있는 또 다른 박주영(투수)이 있다. 슬라이더와 포크를 잘 던지는 친군데, 나중에 꼭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 친구와는 성남서고에서 같이 한솥밥을 먹었다. 그래서 친하게 지낸다. 그리고 또 다른 박주영은 축구선수 아닌가. 어쨌든 그 유명선수 박주영만큼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이제 본격적으로 전국대회 이야기를 해 보자. 그러고 보니 두 선수는 작년에도 2학년 신분으로 황금사자기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는가?

정 : 제주고와의 경기에서 이겼을 때 상당히 기분 좋았다(당시 완투승). 하지만, 2회전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하여 폭투로 결승점을 내어 준 것이 상당히 아쉬웠다. 조금 더 집중해서 투구했다면 우리가 이길 수도 있었는데…

박 : 일단 1회전은 우리가 이길 줄 알고 있었다. 최선을 다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2회전에서는 우리가 광주일고에 아깝게 졌지만, 오히려 나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었다.

Q : 올해 황금사자기에서는 뼈아픈 승부치기 패배로 1회전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정 : (잠시 말이 없다가) 에러가 없었다면 어렵게나마 1회전을 통과할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쉬웠다.

박 : 힘들었다. 첫 경기를 너무 아쉽게 져서 미련이 많이 남았다.

▲ 2009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만난 충훈고 선수들. 24번이 박주영 선수다.

Q : 이제 대붕기 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 :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4강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 열리는 봉황대기 전국대회에서는 우승에 도전해 보고 싶다. 중학교 때 이후 단 한 번도 전국대회 우승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박 :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전국대회 우승이란 것이 어떠한 기분인지 경험해 보고는 싶다. 불행히도 나는 단 한 번도 전국대회 우승을 경험해 본 일이 없다.

Q : 학교생활 이야기를 좀 해 보자. 두 선수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인가?

정 : 체육이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과학이다. 무엇을 발명한다든지, 발견한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박 : 나도 체육을 가장 좋아한다. 그 다음으로는 국어를 좋아한다. 무언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Q : 충훈고에는 아리따운 여학생들이 많다. 여자친구는 있는가?

박 : 없다. 운동만 생각하고 싶다.

Q : 정찬호 선수는 묵언 수행 중인가? (웃음) 조사해 본 바로는 2학년 최하나라는 예쁜 여학생을 여자친구로 두었다고 알고 있다

정 : (깜짝 놀라며) 어떻게 알았는가? (조사하면 다 나온다는 이야기에 웃으며)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사진보고 마음에 들어서 전화번호를 교환한 것이 교재의 계기가 됐다. 예쁘기도 하지만, 성격도 참 좋다. (수줍은 듯) 나에게 잘해 준다. 1학년 최규태 선수(외야수) 누나이기도 하다.

Q : 마지막 질문이다. 두 선수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정 : 야구는 인생이다. 그리고 내 전부다. 이제껏 해 온 것이 얼마인가. 그래서 끝까지 해 보고 싶다. 선수 생활 이후에는 코치로, 또 감독으로도 성공하고 싶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박 : 나 역시 야구가 인생의 전부다. 성공할 때까지, 죽어도 좋을 만큼 실컷 야구하고 싶다. ▶ 관련 기사☞ [마이너리티 리포트] '두 번 실패는 없다' - 충훈고 김경오/김희준 ☞ [마이너리티 리포트] '야구는 내 인생' - 충훈고 박강산/남상우

엑스포츠뉴스 유진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xportsnews.com ] 대한민국 최초 웹 2.0 스포츠 미디어 엑스포츠뉴스 & 신개념 온라인 스포츠매거진 '위클리 엑츠'(Weekly eXciting Tuesday Sports) [저작권자 ⓒ 엑스포츠뉴스 ( http://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와 함께 즐기는 스포츠 UCC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