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폐지, "강남 매물 감소"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가 강남권을 제외한 비투기지역에 대해 내년 말까지 한시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안이 29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면 일단 과도한 양도세 때문에 집을 팔지 못했던 3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퇴로'를 열어줘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는 비강남권 주택 보유자들은 지난해 집값 상승으로 이익실현을 할 만한 주택을 먼저 팔려고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비강남권 매물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올해보다는 내년에 매물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올해 보다 내년에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일반 양도세율도 올해는 보유기간에 따라 6-35%가 적용되지만 내년에는 6-33%로 낮아져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강남권의 매물이 늘어난다해도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것 같진 않다. 강북지역도 최근 집값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 말 시한까지 보유하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

김희선 전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매물이 늘어도 매수세가 따라 붙을 것으로 예상돼 집값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매물이 많아지면 가격이 낮은 것부터 팔리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보다 매수세가 취약한 지방과 수도권 일부는 이번 정책으로 집값이 더욱 하락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강남권 주택은 이번 조치로 매물이 더욱 귀해질 전망이다. 타 지역과 달리 10% 탄력세율이 적용돼 3주택 이상 보유자가 강남권 집을 팔 때는 양도차익의 16-45%가 과세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다주택자라면 절세를 위해 양도세 중과가 없는 비강남권부터 팔고, 세제 혜택이 없는 강남권은 계속 보유하거나 나중에 파는 쪽으로 매도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비강남권 주택을 먼저 판다면 강남권 매물은 지금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세제 혜택이 없어 매수자가 줄겠지만 그만큼 매물도 감소해 강남권도 가격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주택 보유자간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전망이다.예컨대 3주택 보유자가 용산의 15억원짜리 아파트는 팔 때는 양도세가 일반 세율로 과세되지만 강남의 5억원짜리 아파트를 팔 때는 양도세가 최고 45%까지 중과되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 주민들은 투기지역 해제까지 어려워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이라고 투기지역으로 묶어 대출을 옥죄더니 이제 세금까지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투기목적이 아닌 사람들까지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수로 예상되지만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말만 믿고 강남권 주택을 팔았던 사람들은 당장 세금을 더 내야 해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시장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박원갑 소장은 "기존 주택과 달리 연내 미분양이나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향후 5년간 양도세 감면 또는 면제 혜택이 주어져 매력이 크다"며 "인기 지역은 청약 과열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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