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극무대서 초연되는 영화 '레인맨'.. 두 주인공 임원희― 이종혁

2009. 4. 19. 17: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스틴 호프만처럼, 하지만 다르게… 떨려요"

영화 '레인맨'이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영화의 잔상에는 세계적인 배우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가 아련히 남아있다. 두 사람의 연기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것처럼 연극에서 과연 누가 그들의 역할을 대신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국내 초연은 임원희, 이종혁이 나선다. 각각 영화와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던 두 사람은 6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최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3월 초부터 하루에 8시간씩 매일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임원희는 "연극배우 출신인데 이름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면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거 같아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긴장이 될 거 같다"고 걱정했다. 이종혁도 "대본을 받아보고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긴장되고 무섭기까지 하다"고 엄살을 부렸다.

두 사람은 영화와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자폐증이 있는 형 레이몬드 버비트 역을 맡은 임원희는 호프만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줄 것임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영화 '레인맨' 뿐만 아니라 '큐브' '머큐리' 등 참고할 만한 영화는 다 챙겨봤다. "호프만은 분명히 위대한 배우지만 사람 자체가 저랑 다르잖아요. 잔잔한 웃음, 보다 귀엽고 따뜻한 캐릭터로 변형을 주려고 했습니다."

이종혁은 이기적인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인 동생 찰리 바비트 역을 연기한다. 그는 영화와 연극의 장르적 차이를 고려해 인물의 성격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형을 통해서 가족을 느끼고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데, 연극은 연기로밖에 보여줄 게 없잖아요. 시니컬한 사람이 부드럽게 변하는 모습, 갇힌 사람이 해방되는 느낌을 잘 표현해야죠."

두 사람은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리프팅(축구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차는 것) 연습을 한다. 레이몬드와 찰리가 서로 소통하는 수단이 리프팅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지낸 두 사람은 아버지가 가르쳐준 리프팅을 통해 형제임을 확인한다. 영화에는 없던 설정이다. "열심히 해야 돼요. 잘못하면 객석으로 날아갈 수 있어요. 그렇게 돼도 관객에겐 즐거움을 줄 수 있겠지만."

서울예술대학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함께 작품을 한 적은 없지만 서로 의지가 되는 사이다. "원희 선배는 철저하게 배역으로 들어가는 분이에요. 배울 것도 많고 신뢰가 가는 선배죠."(이종혁) "종혁이는 학교 다닐 때부터 성실했고 그동안 실력을 잘 쌓아왔어요. 같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이 되던 걸요."(임원희)

임원희는 '레인맨'에 대해 "가족애, 형제애가 주제인 만큼 가슴 따뜻하게 웃고, 울고 나갈 수 있는 좋은 연극"이라면서 "영화를 모르는 관객이라도 작품 자체가 좋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인맨'은 뮤지컬 '이블데드'를 함께 만든 연출가 임철형과 프로듀서 송한샘이 손을 잡은 작품이다. '레인맨'은 2006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연극으로 만들어져 히트를 친 이래 지난해 영국 런던 공연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조쉬 하트넷과 연기파 배우 아담 고들리가 주연을 맡아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24일부터 5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SM아트홀(02-2051-3307).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