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초대석] 임병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유은길기자 egyou@wowtv.co.kr 2009. 4. 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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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사례로 한국 집값바닥론 진단

<앵커>부동산 초대석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집값바닥론에 대한 주장의 실체를 면밀히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흔히들 우리나라 부동산을 일본과 많이 비교하는데요, 과거 일본 부동산 시장을 사례로 지금의 한국시장을 진단하고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간 도움말씀 위해 임병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일본의 경험을 고찰>

1. 먼저 본격적인 집값상황을 진단하기에 앞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얘기하기 위해서는 과거 집값폭등기 상황을 거품으로 보는 시각이 과연 옳은지부터 살펴보는게 순서일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집값 거품'에 대해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사실 '거품'에 대한 개념정의 없이 자기 편의대로 갖다 쓰는 경향이 있다. 버블 판단을 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한다면?

- 버블은 자산가격이 경제적 내재가치보다 높게 형성되며 상승기대 심리를 타고 꾸준히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 경제적 내재가치: 자산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따라서 자산의 버블여부는 다음 2가지 지표로 측정지표 1: 경제적 내재가치를 상회하고 있는가?지표 2: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는가?

지표2에는 주관적인 부분이 포함되기 때문에 판단에 어려움이 존재

- 주택가격을 물가나 임금과 비교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시적 차원에서는 GDP 대비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GDP 대비 토지가격의 비율입니다. 일본의 경우 버블의 90년 5.6배로 정점을 이루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007년 3.6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수치만으로 우리나라의 버블여부를 판단하기는 곤란합니다만, 일본의 버블이 시작되던 시기인 86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2. 과거 일본의 부동산시장과 우리나라 시장을 비교할 때 같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 부동산가격이 과거에 비해 크게 올랐다는 점과 부동산 매입자금의 상당부분이 대출에 의해 조달되었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모든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 투자 대상도 개인, 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참여한 형태인 반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참여가 없이 가계가 중심이 되어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는 주택지만이 아닌 상업지 공업지 등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3. 그렇다면 일본의 주택가격 하락에 초점을 맞춰 현재 우리나라 주택가격을 전망한다면 어떻습니까?

- 부동산 가격을 맞추는 부분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말씀 드리기 곤란합니다. 대신 이미 지나간 일본의 사례를 대상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본의 지가는 86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서 약 5년간 그 상승세가 지속되었습니다.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하락하기 시작한 시가지평균지가는 최고가 대비 1/3 수준인 71%나 하락하여 80년 가격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주택지의 경우에는 절반 가격에 근접한 42%나 하락해 82년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동경권의 주택지는 이보다 하락 폭이 큰 58%를 기록했습니다.- 단순하게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만, 만일 아파트 가격이 2001년 수준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최고가 대비 50% 가까이 하락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4. 일본 부동산 침체기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 자산가격이 적정수준을 크게 벗어나더라도 다시 그 수준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자산가격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보다도 하락시의 부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버블의 생성과 붕괴를 경험했던 일본은 스스로 다음과 같은 교훈을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1993년 표제가 "버블의 교훈과 새로운 발전에의 과제"인 경제백서에서 "거품의 생성과 붕괴의 과정을 통하여 보면 버블에 경제적 장점(merit)은 없고, 있는 것은 결점(demerit)뿐이라는 것이 이번의 경험이 가르치는 바이다."- 결국 자산가격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현황을 고찰>

5. 집값 바닥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현 상황의 집값상황을 볼 때 반등을 준비하는 바닥이라고 볼 수 있는가 아닌가? 그 이유는?

- 아직 바닥권이라고 보기에는 이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주택가격의 과거 추세를 보면 상승속도는 빠른 반면 하락속도는 더디기 때문에 상승기간보다 정체나 하락기간이 더 길었습니다. 또한 전국적으로 보면 미분양아파트가 해소되었다고 보기엔 이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6. 바닥론에 대한 문제는 역시 지난 2006년 2007년 강남 등 소위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이 거품이라는 주장과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 집값이 거품이 꺼진 것인가? 아니면 조정이라고 봐야하나?

- 강남 등의 지역의 집값이 버블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버블이라 함은 결국 꺼지면서 경제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일부 지역의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버블 여부와 관련없이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지나치게 올랐으니 빠진다는 조정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7. 서울 수도권 집값을 기준으로 최근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기술적인 반등인지...이제 대세 상승기로 접어든 것인지...어떻게 전망하는가?

- 어떤 반등 기미를 보이는 지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국민은행이 발표하는 3월달 자료상으로도 하락추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8. 강남3구 투기해제는 말만 많고 당분간 미뤄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견해는?

- 투기해제라기 보다는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차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재건축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면 지금이 적기라고 봅니다.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투기대상이 된다는 이유로 재건축 완화를 하기가 곤란합니다. 아파트라는 건물도 수명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재건축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됩니다.- 주택정책목표에는 국민이 보다 나은 주거환경에서 살도록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재건축을 통해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정 지역이라는 이유로 반대되기는 곤란할 것입니다.

9. 전반적인 규제완화에 나선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점수를 나름대로 매기고 평가한다면? (정부가 보완하고 유념해야 하는 부동산정책의 부분은 어떤 점이 있는가?)

- 정책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이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뒤로 미루겠습니다.- 다만 향후 추진될 정책에 몇 가지 조언을 하겠습니다.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 활성화 부분에 있어서는 찬성입니다만,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폭이 크다면 그 점은 반대입니다.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2018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한다고 합니다. 인구의 감소는 몇 년의 시차를 두고 가구 수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녹지를 주택지로 활용하면 다시 되돌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재건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 정권에 이어 이번 정권에서도 년간 주택공급목표를 50만호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도권 30만호 지방 20만호라는 점도 이전 정권과 같은 수치입니다. 물론 목표치이기 때문에 꼭 달성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지방에 20만호씩 5년간 100만호 공급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싶습니다. 즉 평균적으로 년간 50만호 수준의 건설능력이 향후 감소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서서히 진행될 것입니다만 예를 들어 장기적으로 국내 건설능력이 40만호로 감소해야 한다면 이는 건설사의 구조조정을 의미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대비를 해두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네 말씀 감사합니다. 임 교수님 분석으로는 우리나라 현재 집값하락은 버블붕괴가 아니고 조정이고 아직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 그리고 정부의 규제완화는 지금이 적기고 그린벨트 해제는 신중해야한다 이렇게 요약해 볼수 있을 것 같은데요,과거 일본 시장과 지금 우리 부동산시장에 대해 궁급해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임병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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