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방문도, 공개서한도.. 무시당하는 '제1야당'

2009. 3. 3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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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영균 기자]

▲ 정세균, "현 상황, 유신독재와 다를게 없어"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실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지금 상황은 공안통치가 판을 쳤던 유신시대나 독재정권 시대와 다를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비상시국에 맞서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김병만

'박연차 리스트=야당 탄압', 'YTN·MBC 언론인 구속=언론 탄압'. 4월 국회와 재보선을 앞둔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를 '유신독재'에 비유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박주선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주주의수호 및 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4·29 재보선 전선을 'MB악법 저지→공안정국·언론탄압'으로 확장시켜 승리를 얻겠다는 뜻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지켜온 '반독재투쟁' 슬로건을 다시 내건 셈이다.

이날 민주당은 청와대를 향한 공개서한도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에서 "대한민국의 현실은 한겨울 삭풍보다 매섭다"며 ▲민생악화 ▲청년실업·비정규직 확대 ▲남북관계·민주주의 후퇴 등 현 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 YTN·MBC 등 언론인 구속과 인권위 축소를 비판하며 "당장 비판세력 죽이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에도 "표적수사와 야당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은 공안정치가 판을 치는 유신시대, 독재정권 시대와 다를 게 없다"면서 "저항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좌시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독재정권이나 공안탄압은 반드시 패배했다는게 역사의 교훈"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공안통치를 하고 독재 모습을 서슴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정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까지 찾아가 구속 수감 중인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면회하기도 했다. 제1야당 대표의 피의자 접견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MB악법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도 "국회에서 미디어악법을 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만큼 민주당이 '반 공안·언론탄압'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뜻이다.

30일 오전 의원총회에서도 "언론탄압 정권", "반인권 정권"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동영 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는 민주당이 외부의 적을 향해 칼을 겨눔으로써 돌파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민주당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거냐"-여권 "뇌물 받는게 민주주의냐"

하지만 벼르고 벼른 민주당의 공세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지난 23일 언론탄압에 항의하려고 경찰청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은 강희락 청장과 설전만 벌이다 헤어졌다. 이종걸 의원 등은 YTN 노조원 체포에 강하게 항의했지만 강 청장으로부터 "적법한 절차 대로 처리했다"는 되풀이된 답변만 들어야 했다. 야당 의원들은 "언론인들이 구속만 되지 않게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노종면 위원장은 24일 결국 구속됐다.

30일도 마찬가지였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청와대를 방문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커녕 대통령실장 조차 만나주지 않아 전달하지도 못했다. 청와대로부터 '무시당한' 민주당 항의방문단은 YTN과 MBC를 찾아 격려하는 수준에서 활동을 접어야 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로 가는 도중에 대통령실장도, 정무수석도 만나기 어렵다는 연락을 해 와 발걸음을 돌렸다"며 "제1야당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의원은 또 "청와대는 정치공세이기 때문에 만날 수 없다고 하는데, 국회의원들이 국회의 뜻을 전달하러 가는데 만나주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당과 논의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등 범여권은 민주당의 주장에 오히려 '냉소'를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권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공안정국 운운하는데, 그러면 뇌물이나 불법자금을 받는게 민주주의냐"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김 원내부대표는 "지금 검찰에서 조사를 하는 것을 보면 증거가 있으면 여야나 지위고하, 전·현직을 막론하고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면서 "정치공세니, 야당탄압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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