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속 턴테이블을 꺼내자(상)

조영훈 2009. 2. 1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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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안성준(39)씨는 지난해부터 턴테이블로 음악을 듣는 재미에 쏙 빠져있다. LP플레이어(턴테이블)가 돌아가는 모습과 불빛이 주는 묘한 마력 뿐 아니라 아날로그 특유의 투박하지만 분위기 있는 소리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카오디오 마니아로 활동했던 안씨는 요즘엔 어엿한 HI-FI 마니아로 변신에 성공했다.

안씨도 처음에는 LP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본가를 방문했을 때 장식장 속에 갇혀있던 LP플레이어가 생각나 명절 때 아버지 허락을 받고 가져왔다. 안씨는 "처음에는 소리가 날까 싶었지만 의외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세팅방법 대로 몇 가지를 조정하자 소리가 한결 좋아졌다"고 말했다.

일산에 사는 주부 김모(50)씨도 처녀때 사놓았던 LP 100여장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판 한장 한장에 소중한 추억과 젊은 시절 향수가 고스란히 배어있기 때문. 김씨는 기회가 되면 턴테이블을 다시 장만하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 창고 속 LP턴테이블 다시 보자지난 주 취재 당시 만났던 김수훈 뉴욕생명 부지점장도 집에 있던 전축에서 턴테이블만 별도로 떼어내 잘 사용하고 있는 케이스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창고 속의 LP플레이어를 다시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일단 턴테이블을 사용하려면 앰프에 턴테이블을 입력할 수 있는 단자가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앰프는 HI-FI 시스템의 중심점에 위치한 기기로 LP나 CD, FM방송 신호를 보내주는 튜너 등 소스기기의 신호를 받아 스피커에서 소리가 날 수 있을 정도로 음을 증폭해주는 기계다. 앰프에 대한 자세한 기능은 다음 기회에 설명하기로 한다.

일단 앰프의 셀렉터 단자에 CDㆍDVDㆍLDㆍLINEㆍAUXㆍTNNER 등의 소스 외에 PHONO라는 단자가 있으면 그 앰프는 LP플레이어를 작동할 수 있는 포노앰프가 앰프에 내장돼 직접 연결된 경우다. 이 경우에는 턴테이블에 함께 있는 빨간색과 흰색 그리고 접지단자(어스)를 앰프 뒷면에 포노라고 쓰인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이때 포노의 옆에는 접지선을 연결할 수 있는 어스단에 접지단자를 연결해야 한다.

다음 단계로 턴테이블을 놓을 때는 진동을 피할 수 있는 게 가장 좋다. 턴테이블 밑에 오석 등 돌판을 받쳐놓는 경우도 이같은 진동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아날로그로 특화된 오디오점을 경영하는 최상균 카잘스오디오(www.casals.co.kr) 대표는 "턴테이블 근처에서 발을 동동 굴러서 스피커로 울리는 음이 전달되지 않으면 잘 세팅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턴테이블의 수평을 정확히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다. 턴테이블은 동그란 모양의 플래터(platter)가 일정한 속도로 돌아갈 때 그 위에 곡선 또는 직선형으로 장착된 톤암(Tonearm) 끝에 장착된 카트리지 끝의 바늘이 플래터 위에 놓인 LP 위에 파놓은 골(groove)을 따라서 소리를 읽어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플래터의 수평이 정확히 맞춰져야 정확하게 소리를 읽어낸다.

■ 적정 침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턴테이블 톤암 끝에는 헤드셀(Headshell)이라고 카트리지(phono catridge)를 장착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여기에 카트리지를 장착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 톤암의 가장 뒷쪽 끝에 있는 무게추(counter weight)를 좌우로 돌려서 암이 플래터와 정착하게 수평이 되도록 한다. 그 다음으로 무게추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0으로 맞추고 헤드셀에 장착된 카트리지에서 권유한 적정 침압(보통 1.5~2.5g) 사이로 무게 추만을 돌려서 침압을 맞추면 된다.

마지막으로 턴테이블 옆에 소형 원판으로 된 숫자를 침압의 무게와 일치시켜 안티 스케이팅을 실시한다. 안티 스케이팅은 플래터에 바늘을 올려놓았을 때 갑자기 원판의 안쪽으로 톤암이 흘러가는 것을 막는 장치다.

끝으로 턴테이블 플래터의 회전수를 점검해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듣는 LP음반은 대부분은 33으로 표기돼 있다. 이는 1분 동안에 플래터가 33과 3분의 1 회전한다는 것을 뜻한다. 판위의 한 글자를 보고 1분동안 시계로 재봐서 대략 일치하면 회전수가 맞는 것이다. 어떤 턴테이블에는 회전수를 보여주는 불빛이 있어 불빛이 서있는 것으로 보이면 정확하게 회전수가 맞는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 카트리지 교환앞에서 말한 순서로 실행했다면 당신은 턴테이블로 훌륭한 아날로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그 때부터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경우가 바늘(카트리지)이 부러진 경우. 이 때는 바늘이 소리골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또 개미소리처럼 작게 들린다면 앰프 안에 LP소리를 증폭하는 포노앰프가 없는 경우다. 이때는 별도로 포노앰프를 장착해야 한다. 만약 포노로 셀렉터를 옮겼는데 '부~웅'하는 잡음이 들린다면 접지에 실패한 경우. 어스단을 확인하면 된다.

만약 자신이 없다면 턴테이블을 준비하고 제작 메이커의 AS(사후서비스) 요원의 방문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인켈이나 삼성 등 1970~80년대 LP플레이어를 보급했던 메이커들은 아직도 AS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소리가 제대로 안 난다면 바늘을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교체용 바늘을 보유한 곳은 청계천에 위치한 서울남전자(www.phono-audio.com). 이곳에 문의해 제품이 있는 지 확인해보면 된다. 윤재구 서울남전자 사장은 "20년 동안 카트리지와 턴테이블 분야로 전문화되다 보니 요즘에도 희귀한 바늘이나 카트리지를 구하려고 지방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자신이 없다면 턴테이블 수리점으로 직접 들고 가는 것도 방법. 서울남전자에서는 간단한 체크가 가능하다. 진공관오디오전문회사인 비지니스코리아 정진수 사장(401-1881)도 고장난 턴테이블 고치는데 일가견이 있다. 용산에서는 바오로전자(719-7413)가 턴테이블 수리를 잘한다고 마니아 사이에 입소문이 퍼진 경우다.

■ 요즘 잘 나가는 턴테이블일반인들이 생각하면서 의문점을 갖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요즘에도 턴테이블이 생산되나?'하는 것이다. 정답은 요즘에도 생산될 뿐 아니라 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세대 제품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실제로 전통적인 턴테이블의 명가인 스위스 토렌스(Thorens)나 독일의 EMT는 여전히 턴테이블을 생산하지만 독일의 듀알(Dual), 일본의 마이크로세이키(Microseiki) 등은 턴테이블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저가 보급형 HI-FI 업체 뿐 아니라 하이엔드(초고가형 제품) 생산업체 들은 수십만원부터 심지어 수억원대에 달하는 턴테이블을 새로 생산하고 있다. 해마다 CES(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와 함께 열리는 오디오쇼의 최근 추세는 신형 턴테이블들의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 턴테이블 중에서 요즘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제품은 스위스 프로젝트가 내놓은 데뷰3와 RPM9 등 중저가 라인이다. 김형진 서울전자 사장은 "과거 턴테이블을 사용했던 40대 뿐 아니라 20~30대에서 저가형 턴테이블을 찾으면서 세팅이 쉽고 사용이 간편하면서도 디자인이 심플한 프로젝트를 많이 찾다보니 시장점유율이 50%도 넘는다"고 말했다.

클리어오디오와 전통적인 강호 토렌스ㆍ데논ㆍ마란츠 등에서도 LP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으며, VPI와 솔리드우드 등도 신흥 명문가로 부상 중이다. 영국 레가사의 턴테이블도 해외 유수의 잡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국내에서 명성을 쌓고 있다.

■ 온라인과 중고거래도 좋은 방법온라인에서도 턴테이블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오디오매니아(www.audiomania.com)를 비롯해 오디오123(www.audio123.co.kr) 등이 턴테이블 판매에 주력하는 사이트다. 이밖에 청계천과 용산 전자상가 , 강남과 전국의 오디오매장을 연결한 하이파이플라자(www.hifiplaza.co.kr)에서도 턴테이블 정보를 검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중고 턴테이블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들어 원화 약세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수입되는 제품가격이 30~50% 급등함에 따라 신제품이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하이파이 매장들이 보유한 중고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종준 반월음향(전자랜드 본관 219호) 사장은 "턴테이블은 과거에도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 많이 생산됐고, 이들 중고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중고 턴테이블 거래도 매우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 번에 소개한 하이파이클럽(www.hificlub.co.kr)과 와싸다닷컴(www.wassada.com), 실용오디오(www.enjoyaudio.com), 소리전자(www.soriaudio.com) 등도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온라인 장터다. 저가형 실용 기기는 실용오디오와 소리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와싸다닷컴은 가장 많은 물량이 거래되는 곳이다. 하이파이클럽은 고가기기 거래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지난 회 LP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반응이 뜨거워 턴테이블 세팅법을 이번 회에서 정리했습니다. 다음 회에는 독자들의 문의가 가장 많은 '하이파이 오디오 입문법'을 정리하고 뒤 하이파이 마니아를 위한 'LP로 CD 소리 따라잡기' 편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독자여러분의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조영훈 금융부장 dubbch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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