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한국건설] 새해 건설·부동산 키워드

2009. 1. 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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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경쟁속 시장 조기회복 가능성도

2008년 국내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은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서브 프라임 사태 본격화, 미국발 금융위기에 국내 주택 시장은 초토화됐고 상반기까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기업들을 힘들게 했다.

2009년에도 상반기까지는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반등은 힘들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지만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건설 및 부동산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2009년의 건설, 부동산 시장 전망을 주요 키워드로 살펴본다.

1. 생존상위 100곳중 20곳 퇴출 전망건설업계 "일단 살아남자" 비상

2009년 초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생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대책도 건설사들이 일단 살아남은 다음에 필요한 얘기들이다.

정부 및 금융권은 연초부터 부실 건설업체의 퇴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금융권 등은 그 동안 건설사 지원방안을 주로 논의해 왔으나 부실기업은 퇴출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대주단 협약 가입 기업들도 예외 없이 심사 대상에 포함시켜 기업을 ▲정상(A) ▲일시적 유동성 부족(B), ▲부실징후(C), ▲부실(D) 등 4개로 분류한 뒤 C등급 업체는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점검하고 D등급 업체는 신규 자금 지원을 끊는 등 사실상 시장에서 쫓아내게 된다.

시장에선 상위 100개 건설사 중 10~20곳 정도가 퇴출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건설업체 수가 너무 많아 100대 기업 중 20개 정도는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최근 수 년간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퇴출 이야기가 나오지 못했다"며 "지하철 공사도 거의 없어진 상황에서 4대강 정비사업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사의 생존문제를 금융권이 좌지우지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은행은 채권 회수가 목표기 때문에 D등급은 살리고 C등급은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등급을 퇴출시키면 금융권이 채권 회수를 못 하기 때문에 쉽게 퇴출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면 C등급은 채권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D등급보다 먼저 희생양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2. 분양가 상한제 폐지업계 "어차피 풀려면 빨리" 주문폐지땐 투자수요 점진회복 기대

주택 부문에선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 관련 규제는 2008년에 거의 대부분 풀렸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3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 제외되면서 대출 규제 등이 사라졌고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도 기존 5~7년에서 3~5년으로 줄었다. 전매제한의 경우 3년 이상 보유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규제가 없어진 셈이다.

현재 남아있는 대표적인 부동산 관련 규제는 민간주택의 분양가 상한제, 신규주택 양도소득세 면제, 강남 3구 투지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이다. 이 중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폐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2009년 사업 계획을 못 잡는 이유 중 하나는 분양가 상한제를 포함한 정부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어차피 풀 정책은 빨리 풀어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건설사들의 신규 주택 공급 외에 재개발ㆍ재건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 재개발ㆍ재건축 지역에선 땅값이 많이 올라 분양가 상한제를 유지하는 한 사업성이 없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외에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신규주택 양도소득세 면제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들 규제의 완화 여부 및 시기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규제가 조만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3대 규제가 사라지면 투자 수요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 재개발·재건축관련 법안 올 5∼6월 쏟아질듯저금리 기조 지속땐 메리트 부각

재개발ㆍ재건축 분야에선 도시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가 내년 하반기 이후 다시 주목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재건축ㆍ재개발 전문업체인 예스하우스의 전영진 대표는 "4대강 정비 등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가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뉴타운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도시재정비촉진법(도정법) 중 6개 안이 변경될 예정이어서 내년 5~6월에는 관련 법안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논의 중인 도정법 개정 내용은 ▲뉴타운 면적 제한 완화 ▲뉴타운 토지거래허가 완화 ▲안전진단 완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허용 ▲재건축 동의율 완화 등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만 60여 명에 이를 정도다.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을 가로막는 유일한 악재는 지분가격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다. 정부는 이 문제를 사업절차 간소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비용 절감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뉴타운이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 다시 주목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 대표는 "지금은 국외 변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재개발, 재건축의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서울, 경기 지역의 주택은 계속 부족한 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자산보유 심리가 커지면서 2년 후쯤엔 급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재개발ㆍ재건축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추진위원회 및 조합의 비리를 막기 위해 이들의 자산을 재개발ㆍ재건축 사전, 사후에 등록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 환율상반기까지 달러 강세 지속 예상해외거주자 국내 매입 늘어날듯

2008년 국내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은 2007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환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세계 각 국의 환율이 1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과거에 2억원이면 사던 주택을 3억원 이상 주고 구입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처럼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해당 국가의 경제 성장 전망, 정치 상황 등도 살펴봐야 하지만 환율 전망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부동산 전문업체 루티즈코리아의 이승익 대표는 "최근 해외 딜러들을 만나본 결과 헤지펀드들의 자금 회전율이 상당히 빨라진 데다 미국이 달러를 계속 공급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지금은 달러를 아무리 풀어도 돌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 부동산을 사려는 국내 거주자들에겐 악재지만 반대로 해외 거주자들에게 국내 부동산을 팔려는 사람들에겐 호재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 거주자들은 싼 값에 국내 부동산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 이후 환율이 떨어지면 국내 거주자들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기에 좋은 시점이 된다.

5. 해외수주 가격경쟁중동등 산유국 위주 발주국내 업체들끼리 치열한 경쟁 예상

2008년 국내 건설업계를 지탱해준 건 해외 건설의 호황이었다. 국내 주택 시장에선 미분양 적체, 청약 미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외 시장에선 고유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국내 시장의 부진을 만회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급락하고 세계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해외 건설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팀장은 "국내외 금융권이 당분간 보수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동남아 등에선 당분간 대규모 투자개발 사업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중동 등 산유국 위주로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업체간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은 양면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가 떨어지면 오일 달러로 재정을 꾸려가는 나라들이 발주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악영향이 있지만 그 만큼 원자재 가격도 떨어지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큰 차질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두바이 등 일부 나라에서는 프로젝트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발주를 오히려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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