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목 칼럼>'팔자(八字)의 단상'..2008년을 보내며

2008. 12. 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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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박재목 칼럼니스트]

◇ 세계적 금융위기 쓰나미로 한국을 얼어붙게 했던 2008 무자년의 해가 제주시 한경면 자구내포구의 전통 등대인 ´도댓불´ 너머로 저물고 있다. 해가 지면 등대가 불을 밝혀 어둠을 물리치듯이 기축년 새해에는 서민들을 위한 경제정책이 시행되길 기대해 본다. ⓒ연합뉴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지난 1년간 이명박 대통령은 혼자 광야를 헤매는 심정으로 몰아치는 삭풍을 외로이 거스르며, 오직 ´경제´라는 지팡이 하나 바로 세우기 위해 거친 들판을 헤집고 다녔다.

자신의 신념인 '경제살리기'와 '성숙한 선진국가'를 만들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쓰러져 가는 나라살림을 이어 받아 불철주야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정-청-국회'는 아예 합작을 하여 대통령을 방치했다. 그러면서 무능과 오류로 국정 전반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나갔다. 지금의 국회 개판이 지금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잘못을 저지르고도 국민의 비판 전부를 대통령 혼자의 책임으로 돌리고 발뺌하기에 바빴다. 심지어 대통령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순진무구한 국민들까지도 선동하고 민심을 교란시켰다.

이런 작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는 건가, 아니면 이런 망나니들을 그냥 방치한 대통령의 기다림에 문제가 있는 건가? 꼭 대통령이 나서서 "조직혁신 자신 없는 사람 떠나야", "국무위원, 투철한 사명감 가지고 전도사 역할 해야"를 주문해야 되나?

참 답답하다. 좀 알아서 할 수 없나? 지난 1년은 대통령 회고대로 보면 그런대로 보람도 있었고, 후회도 있었다. 그래서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이것이 '시간의 보복'이라는 역사적 교훈이다.

꼭 대통령을 "심각한 과오의 연속이었고 국정실패였다"라는 소리를 듣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한가? 내수 진작 권유는 작금의 금융난국에 가장 현실적인 처방이다. 그리고 최근의 주말 나들이로 인한 도로 정체에 "국민이 정신을 아직 차리지 못 한다"고 지적한 것은 경제위기에 낭비하지 말고 똑바로 정신을 차리자는 올곧은 지적이 아닌가?

그런데도 당-정-청은 대통령의 이런 걱정과 낭비 우려를 창조적으로 연계시키지 못하고 "어떤 때는 돈 쓰라고 했다가, 어떤 때는 돈 아끼라고 한 것"으로 오인시켰다. 대통령의 좋은 지적을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은 국민의 즉발적인 비난으로 변질시킨 것이다.

하기야 생태천 활력벨트 차원의 하천정비를 물건실어 나르며 스크루 돌려 산소 집어넣는다고 괴변했으니 당연히 국민들은 '국토모독'이라며 대운하 반대를 들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는 애초에 명칭부터 잘못되었다.

대운하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운하가 뭔지도 모르는 대통령 측근 폐족(廢族)들은 최근까지도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대운하 염불을 반복했다. 그래서 계속 대통령과 생태천 복원을 욕먹게 만들었다.

하천 바닥에 숨겨져 있는 산업 찌꺼기를 걷어내고 "치수(治水)-용수(用水)-이수(利水)" 관점에서 물 부족 대비와 물 자원관리를 위한 생태천 복원이 아닌가? 그래서 4대강 하천정비가 아니라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를 선제하는 대응과 적응 차원의 창조사업이다.

그런데 왜 "국토 생태천 활력벨트 조성"을 지구촌 전반을 아우르는 21세기 창조산업으로 이끌지 못하는가? 무엇이 부족해서 국토활력을 위한 대역사 재창조 사업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하는가?

그리고 이보다 앞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대역사에서 '강부자-고소영'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설계도 들고 뛰어 다녀야 할 것이 아닌가? 아니면 잘 모르는 입을 가만히 닫고 있는 지혜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본질을 오해한 국민 60% 이상이 반대해도 국토 생태천 활력벨트 조성사업을 이 어려운 난국의 걸림돌이 아니라 국운 융성의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2009년 대통령의 가장 시급한 일…당-정-청 정책폐족 대못 뽑아야

또한 국무총리도 마찬가지다. 생태천 활력벨트 조성사업을 대운하 폐족들이 망치고 있는데도 그냥 방치했다. 정부가 그러니 아둔한 반국가 집단들이 지난 쇠고기 광우병 미친 소 광기로 청산가리 먹는다고 괴담을 퍼뜨리며 광란을 부리지 않았는가?

지금이라도 내각은 똑바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아니면 2009년 상반기에 '반MB-탈MB-비MB' 폐족들의 조직적인 저항으로 정책반대가 아닌 정권반대로 단번에 죽을 수도 있다. 금융난국을 악용하여 실업자를 끌어 모아 명박산성을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적할 것은 또 있다. 대통령은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성숙한 대한민국 품격과 7-4-7 국민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21세기 사회선진화 국민운동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런데도 당-정-청 어느 누구도 대통령의 권징(勸懲)을 따르지 않고 그냥 묵살했다. 이런 묵살을 당하고 있는 대통령을 국민이 어떻게 따르겠는가?

솔직히 지금 'MB노믹스' 실현을 위한 국민총화의 사회선진화 운동이 필요하지 않는가? 외형적·동원적·권력적 '관치'를 배격하고 국민 스스로의 필요성과 가치 공감 차원에서 의식을 바꾸면서, 다시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대통령 지시가 있기 전에 정부와 공무원들이 가장 먼저 이런 문제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야 했다. 이 점에서 청와대, 정부의 모든 공무원은 대통령에게 사죄해야 한다. 그동안 왜 묵살했는지를 대통령과 국민에게 엄정한 심정으로 보고해야 한다.

그것도 안 되면 최소한 행정안전부 만이라도 앞장서서 '민-재-관-언-NGO´ 연동체제 차원에서 국가 및 국민선진화 사회연대 방식의 국민운동을 선제(先制)해 나갔어야 했다.

그래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것이다. 지난 인수위 정책파동, 조각파동, 공천파동, 촛불파동, 독도 및 4강 순방외교 파동, 대북 이념 파동, 환율 및 미네르바 파동, 깽판 국회 난장 등 8개 파동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누군가 대통령의 국민선진화운동 전개 지시 묵살한 책임져야

모든 인간은 죽을 때까지 팔팔하게 살기를 원한다. 송(宋)나라 점술가 송자평은 생년월일시지간지(生年月日時之干支) 여덟 글자를 사주팔자(四柱八字)로 불렀다. 사람은 팔자가 좋아야 한다. 그래서 "사람 팔자 풀어먹기 나름이다"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다.

해가 바뀌면 동양에서는 사주팔자를 본다. '팔자'는 사람의 한 평생 운수다. 사람이 태어난 '해-달-날-시간'을 간지(干支)로 나타낸 여덟 글자에 일생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보는 것이 동양의 명리이다.

그래서 유독 "팔자는 길들이기로 나름이다" 등의 인간 삶과 관계되는 속담들이 많다. 또한 종교․철학․사상․일상 등에서도 8가지의 교훈이나 시사점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것은 결국 인간 팔자(八字)가 좋아지는 "팔자 고치는 것"에서 여덟이라는 '8(八)'의 희망과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상에서 팔자(八字)라는 말은 운명, 숙명, 행운, 철학, 명리 등과 어울려 자주 쓰인다. 그래서 인간의 운명 팔자(八字)는 어쩌면 8의 선호도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제17대 대통령 선거 후보 중에 전 국민을 기만한 '이상한 8번'이 득행(得幸)을 얻은 자가 자신을 높이는 데 쓰는 말인 '본좌(本座)'로 둔갑하면서, "8번 찍으면 팔자 고친다"는 자조적인 희화화(戱畫化)와 함께 선거판에 회자되었다.

결국은 쇠고랑을 차면서 자신의 팔자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고 말았지만, 국가적으로는 개망신이었다. 그는 "8번을 찍으면 팔자가 달라진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러자 당시에 스스로 팔자가 사납다는 사람들(?)이 그 한심한 후보를 많이 찍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무자년 2008년에 동양적 관념체계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60간지(the sexagenary cycle)를 한 바퀴 돈, 건국(建國)의 회갑(回甲)을 맞았다. 지난 60년간 우리 역사는 격동과 부침의 씨줄과 날줄이었다.

2008년은 자유와 민주를 넘은 대한민국의 성숙과 품격의 원년

그래서 2008년은 유독 ´8자(字)´라는 숫자가 더욱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더하여 제29회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날짜와 시간이 8월 8일 저녁 8시 8분 8초였다. 이와 유사한 관점에서 일부 서양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지구촌 사람들은 8자를 거의 다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인들이 '8'을 유독 좋아한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8(八)´의 중국어 발음이 ba(빠)인데, 이 중국식 발음 ´빠´는 "돈을 벌다, 재산을 모으다"라는 뜻을 가진 ´발(發·fa)´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은 자동차, 핸드폰 번호 등에 8자를 넣기 위해서 돈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도 죽은 망자(亡者)와의 친분관계와 이를 생각하며 우러나는 애틋한 마음의 만사(輓詞)를 적은 만장의 길이도 대체로 8자(약 240cm)로 한다. 또한 민가(民家)도 ´육간팔자´라고 해서 한 칸의 크기를 사방 8자(尺)를 기본으로 삼는다.

또한 8년에 한번은 음력과 양력의 시간계산이 일치하게 된다. 그래서 8자는 운명, 생활, 통제할 수 없는 강한 힘, 무한대의 권위 등을 상형(象形)하고 표의(表意)하고 있다. 이처럼 8자는 사방을 나타내는 십자기호와 또 다른 사방을 나타내는 기운의 결합을 나타낸다.

태양기호인 8광성형문(八光星形文)이 나타나는 것은 청동기 시대부터인데, 청동8주령(靑銅八珠鈴)은 제정일치 사회 제사장의 권위를 빛과 소리라는 신앙과 정치적 의미를 상징하고 있다

한편 8자는 불교에서 완성 또는 모든 가능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영적 의미에서 칠천계(七天界)를 거쳐 그 다음에 도달하는 최종지점이다. 또한 신의 은총에 의해서 인간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은 제 8일째다. 그래서 주일이 끝난 8일째는 풍요와 신생, 재출발과 변화를 시작하는 날이다.

8은 여덟 개의 꼭지점을 가진 육면체와 결부되기 때문에 입체성을 상징한다. 동서남북의 4가지 기본 방위에 각각의 중간 방위를 다하면 8개의 방위가 된다. 그래서 사람에게도 8가지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이 있다고 한다.

향기로운 마음, 여유로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 정성된 마음, 참는 마음, 노력하는 마음, 강직한 마음,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고요한 선정된 마음이다. 반면에 8가지 사악한 마음으로는 교만, 자기자랑, 비난, 과장, 약탈, 사치, 나태, 도둑질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8자는 인간 심성의 모든 조명을 상징

평소 병이 많았던 조선의 세조 임금은 의술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병을 고치는 의사를 8가지로 나누었다. 심의(心醫), 식의(食醫), 약의(藥醫), 혼의(昏醫), 광의(狂醫), 망의(妄醫), 사의(詐醫), 살의(殺醫)의 8가지 형태의 팔의론(八醫論)을 주창했다.

이와 관련, 최근 현대과학이 밝혀낸 8가지 장수비결도 있다. 소식(小食), 저(低)체온, 적절한 자극, 성공과 학력, 긍정적 태도, 배우자, 주거환경, 올바른 성생활이 8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와는 달리 아집과 애욕으로 현실에 계속 연연해하고 집착하여 8가지 세속적 관심인 8풍(八風)도 있다. 만약 이를 끊어버리지 못한다면 관습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여 세속의 번뇌에 계속 시달리게 된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흔들며 부딪쳐오는 8가지 바람이란 고통, 쾌락, 칭찬, 질책, 가난, 부귀, 명예, 치욕이다.

불교에서 불족석(佛足石)의 팔길상인(八吉祥印)은 완성과 모든 가능성을 의미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8은 신생과 재생의 뜻으로, 성수반은 대개 다시 태어남의 상징으로 8각형이다. 구약성서의 사원 건설에는 8큐빗을 단위로 하였고, 태어난 아이 할례에도 8일을 기다렸다가 하였다. 그리고 팔진복인 여덟가지 행복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사자의 서'에 나오는 언어의 창조자 이집트 신 토트는 말로써 8명의 신을 만들어 냄으로써 8은 토트의 성수(聖數)가 되었다. 유태교에서 8은 완벽한 지혜, 광휘, 권위, 신성하고 궁극적이며 말할 수 없는 신의 이름인 야훼의 숫자, 즉 아도나이(Ah-Doh-Nye, 주인을 의미)의 숫자다. 그래서 솔로몬 신전은 8일째 되는 날 깨끗이 청소되었다.

동양에서 주역과 태극, 명리에서의 팔괘(八卦)는 양(陽)을 나타내는 효(爻)가 세 개씩 다양하게 결합해서 8개의 조합으로 나타난 도형이다. 이들 8개의 조합은 대개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때 원주는 시간과 공간을 상징한다.

8은 시공간을 초월한 우주만물의 가치를 집약

전래종교에서 진리를 공부하는 8가지 관문인 팔관법(八觀法)이 있는 반면에, 인간에게는 여덟 가지 고통도 있다. 생로병사(生老病死)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고통, 원수나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고통, 바라는 것을 뜻대로 얻지 못하는 고통, 온갖 욕심일 불길처럼 솟아오르는 물질과 정신의 고통이 8고(八苦) 그것이다.

힌두교에서 8은 지상에 명백하게 나타난 현묘하고 심오한 천계(天界)의 질서를 상징한다. 사원과 ´만다라´의 형태는 8*8의 상징을 토대로 건축되었다. 세상에는 8대 지역, 8개의 태양, 8등분된 하루 시간, 8개의 ´차크라´가 있다고 한다. 차크라(chakra)는 인간신체의 여러 곳에 있는 정신적 힘의 중심점이며, 인간신체에는 약 8만 8천 개의 '차크라'가 있는 것으로 그들은 믿고 있다.

또한 이슬람교에서 왕관은 8명의 천사가 떠받치고 있다. 이것은 공간의 8구분과 아랍어 철자의 8가지 구분에도 대응한다. 이 외에도 8자는 다양한 차원에서 철학과 종교, 사상과 생활적으로 빛나는 하늘의 기둥, 연대와 안정, 희망의 가능성, 불멸을 뜻하고 있다.

8은 경제살리기 단초…2008년은 그 첫 해가 되게 해야

특히 8자가 중국어 발음 '빠'로 '돈을 벌다'는 '발재(發財)'의 '파'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동양 사상에서는 이재(理財)와 연관이 있어 '8'은 부자가 되는 보증수표로 인식되어 왔다.

이 외에도 이 세상은 여덟 개의 기둥, 곧 팔주(八柱)로 받쳐져 있고, 1년도 팔절(八節)로 구분되며, 이는 '입춘-춘분-입하-하지-입추-추분-입동-동지'를 일컫는다.

또한 바람 종류에도 8가지가 있다. 8풍(風) 즉, '동풍-남동풍-남풍-남서풍-서풍-북서풍-북풍-북동풍'으로 바람이 불고, 곡식도 8곡(八穀) 곧, '벼-보리-기장-조-밀-깨-콩-팥'이 사람 몸에 가장 좋다고 한다. 청나라 세시풍속을 기록한 '청가록(淸嘉錄)'에는 '7인 8곡'이라 하여 7일은

'사람' 날이고 8일은 '곡식' 날이라 하여 8과 '먹을거리'를 연계했다.정치도 고대로부터 8구역으로 나누어 팔정(八政), 팔법(八法), 팔형(八刑), 팔덕(八德)으로 다스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손빈도 병법(兵法)에서 8종류의 기본적인 진법인 팔진법(八陣法)을 제시했다. 팔기군은 명나라를 멸한 청나라 통치제도의 중심으로 발전했다.

여기서 팔정(八政)은 식(食), 화(貨), 사(祀), 사공(司空), 사도(司徒), 사구(司寇), 빈(賓), 사(師))로 재물, 제사, 건설, 교육, 치안(형벌), 외교, 군사를 지칭한다.

인생과 운명도 팔괘로 따져 팔자요, 인륜도 팔덕이며 지켜야 할 계율도 팔계다. 미인의 몸은 팔등신이고, 모든 것에 능하고 통달하면 팔달(八達), 경치도 꼭 8개를 골라 팔경이라 한다.

팔각정과 팔보채(八寶菜), 여덟 번 절하고 사귄 귀한 친구라는 뜻의 팔배지교(八拜之交), 불교의 상징인 연꽃의 잎은 8개, 이슬람교에서의 8개의 천국, 힌두교에서 숭고한 '비슈누' 신의 팔은 8개, 기독교에서 8은 구원과 부활의 뜻이다.

모든 인간화복의 공통적 숫자…팔관법(八觀法)으로 진리 터득

지금까지 인류역사는 스스로 영웅이라고 자처하는 오만한 인간의 등장은 영락없이 주저앉히고 말았다. 하지만 '시간의 보복'에 겸손하고 포용하는 창조적 영웅의 경험적 노력들은 하나도 손상시키지 않고 소중하게 보듬어 역사의 경험탑에 찬란하게 장식했다.

그런데 가끔 역사는 이러한 영웅의 가치로 사의(四宜)를 요구한다. 사의(四宜)란 생각의 담백, 외모의 장엄, 언어의 과묵, 행동의 신중을 말한다. 여기서 '마땅하다'라는 의(宜)란 정의로운 의(義)를 뜻한다.

그리고 사의(四宜)란 '사계절 변함없는 만상의 조화'라는 의미를 내포해 천하의 통찰(洞察)과 자연과 우주와의 교감(交感)을 피력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수많은 영웅호걸, 지식인, 경세가, 위정자들이 자신의 거처, 호를 사의(四宜)로 정하고 스스로 흠흠(欽欽)했다.

자신을 경계하고 성찰하면서 끝없이 하심(下心)으로 돌아 간 것이다. 약간의 오류는 있었지만 끝

내 역사는 창조적 영웅을 경세(經世)에 밝고 목민(牧民)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세상을 다스린다"는 경세에는 경제(經濟)의 본래 말인 ´경세제민(經世濟民)과 다각적인 실용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경세(經世)는 나라를 새롭게 하기 위한 리더십과 역량을 포괄하고 있다.

목민(牧民)은 공직을 바로잡아 백성을 윤택하게 만드는 정확한 현실인식 및 행정경험과 시대적 모순을 해결하고 민초(民草)를 구제하기 위한 시대정신을 전제로 하는 공직자의 방략과 정신자세이다.

따라서 목민(牧民)에는 수기치인(修己治人),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공직자 율기(律己), 조직윤리, 공직문화, 정책효율성, 대응성과 책임정신, 공복(公僕)과 애민사상, 실천적 개혁, 부국부민(富國富民)의 실천 방편, 행정서비스 전달체계가 담겨 있어야 한다.

중국 '보이보 담화'와 대한민국 '당-정-청' 지도부

여기서 국정지표의 설정과 추진을 위한 중요한 가치와 관점에 있어 얼마 전 중국에서 회자되고 있는 ´보이보 담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보이보 담화´는 중국 공산당 8대 원로 중에 2007년 1월 숨진 보이보(薄一波, 1908~2007)가 남긴 유언이다.

모택동(毛澤東) 사후 중국 대륙을 이끌어왔던 8대 원로는 팽진(彭眞, 1902~1997), 등소평(鄧小平, 1904~1997), 등영초(鄧穎超, 1904~1992), 진운(陳雲, 1905~1995), 양상곤(楊尙昆, 1907~1998), 왕진(王震, 1908~1993), 박일파(薄一波, 1908~2007), 이선념(李先念, 1909~1992)이다.

중국 원로정치를 이끌어왔던 이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살아 있던 보이보(薄一波) 전 중앙고문위 부주임이 병고를 치르자, 2006년 10월부터 2007년 1월 사이에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장쩌민 전 주석 등 당 지도부가 줄지어 문병했다.

이때 나눈 19차례의 대화를 중국 공산당이 ´보이보 동지의 전략방침 정책에 대한 건의와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한 것이 ´보이보 담화´의 핵심이다. 보이보는 죽기 직전 현재의 중국 지도부에게 정성과 눈물로 '중화(中華)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의견을 당부했다고 한다.

보이보는 "만약 중국공산당이 부패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망당난국(亡黨亂國)'의 상황이 초래될 것이고, 개혁개방 이후 나타난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인민들이 공산당의 퇴진을 요구할 것이다"라는 준열한 충고를 남겼다.

그는 당의 호소력과 응집력을 강조하면서, 현재 당과 정부의 권력남용, 월권, 특권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민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으며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망당(亡黨)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금의 국회 난장판 여야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또한 보이보는 생전에 이루지 못한 3가지 안타까움으로, 첫째로 대만의 통일, 둘째로 아직도 극빈에 처해 있는 3,000여만 명의 인민, 셋째로 당내 부패 상황을 매우 심각한 어조로 꼽았다.

◇ 언제나 새해에는 한해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다짐으로 출발한다. 2008년 어느 회사의 시무식에서도 맞잡은 손으로 덕담을 나누며 상생과 조화를 기치로 한해를 시작했었다. ⓒ연합뉴스

중국-미국 'G2'에 낀 대한민국의 어려운 미래

이와 연관하여 올곧은 실용의 진정성으로 볼 때, 작금의 경제난국이나 공황위기는 물자가 부족하거나 생산성의 저하로 유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잉생산과 과잉자본, 그리고 인간의 탐욕과 지나친 성과추구로 경제난국의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의 후폭풍으로 세계금융 시장의 출렁거림과 엔케리 청산도 모두가 자본의 과잉 투입과 부도덕으로 촉발되었다. 이미 2005년 이전에 미국의 주택 쪽에서 돈이 막히면서 신용카드대출금, 자동차대출금도 못 갚는 사람들이 늘어나 제2, 제3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경고가 있었다.

결국 이런 부실과 부도덕이 전 세계로 확산된 것도 실용적 관점에서 보면 '과잉'과 '탐욕'이 주원인이었다. 그래서 이명박 창조적 실용정부는 이러한 인간의 이기심, 우리가 안고 있는 근본적 장애물인 부동산 거품과 투기조장, 국민의 과도한 정부기대와 정책낙관론을 철저히 경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행인지 모르지만, 잘못된 실용의 물질 이미지로 '이명박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과 기대는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저절로 차단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남아 있는 4대강 개발, 즉 생태천 활력벨트 사업의 땅 투기 의혹은 빨리 차단해야 한다.

생태천 활력벨트 사업…땅 투기 의혹 제거해야 성공 보장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하루아침에 나라를 바로 바꿀 수 없다는 현실적 인식도 솔직히 전파해 나가야 한다. 특히 실업문제가 그렇다. 정부에 대한 지금까지의 지나친 기대는 젊은 층에서 더 강하고, 결국 이런 허상은 실질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어설픈 일자리 몇 개 더 만든다는 등의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 지식경제에서 시장에서의 일자리는 본질적으로 과거 삽질 경제과는 달리 의도적으로 많이 만들 수가 없다. 따라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직업은 정부가 아니라 청년 개개인이 만들고 보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힘들지만 근로 의욕을 북돋워야 한다.

다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문제에 방해가 되지 않고, 필요할 경우 도와주는 역할에 국한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정부가 한 개인의 직업을 관리하고 창출하는 사회주의 통제방식, 즉 얄팍한 인기영합 정책에 매몰될 것인가?

이와 같이 많이 생산하고, 무조건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정부가 앞장서는 것은 올곧은 실용이 아니다. 잔치를 준비하는 자가 많은 돈 들이고, 좋은 호텔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즐겁게 만드는 것만 상책이 아니다.

반면에 적은 돈으로, 호텔이 아니라, 일반 식당에서, 꼭 필요한 사람을 불러, 꼭 필요한 음식만 만들어, 즐겁게 노는 것이 바로 가치실용이다. 따라서 꼭 효율과 소비의 양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잘 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질적 관점이 본유적 실용이다.

창조적 가치실용이 뭔지도 모르면서?

한정식 밥상의 수많은 음식은 우선 보기도 좋고 푸짐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실제 입맛에 맞는 것은 적고 젓가락 한 번 안가는 접시가 태반이라면 어떻게 실용을 거론할 수 있는가? 따라서 밥상이 크고 음식이 많다는 것은 절대로 가치실용이 될 수 없다.

양과 결과가 최선이 아니라, 질과 과정에 진정한 실용가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실질적 용도를 고려한 양과 성과가 바로 올곧은 실용이다. 다수의 사람이 결과적으로 행복해질 정책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진작부터 좋아 할 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로 실용이다.

다수의 사람이 결과적으로 행복해질 정책은 실패하고 실망을 안겨 줄 수 있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진작부터 좋아 할 정책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용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단기성과와 실적에 급급해 당장에 써 먹을 수 있는 일, 국민이 좋아할 일, 국민의 입맛에 맞는 일만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실용은 수단이고 방편이다. 때문에 실용을 목적으로 우상화시킨, 경도된 도그마를 위해 진짜 가치와 목적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실용에는 반드시 장기적 성찰과 미래 가치가 내포되어야 한다.

그래서 실용에는 "내가 책임진다"는 허망한 자만심과 "분명히 잘 될 것이다"는 지나친 낙관론은 반드시 차단되어야 한다. 정부정책은 다양한 가치와 다양한 국민의 입장이 있고, 어떤 개인이 혼자 책임질 수 없는 포괄적 이념을 지닌다.

또한 정부정책은 성공 확률이 대체로 30% 미만이라는 사실도 지금까지의 경험 법칙이다. 그래서 이를 고려하여, "무조건 할 수 있다", "해 봤어!"라는 기업 CEO 욕심과 성과 마인드의 저지르고 마는 막무가내 방식을 제거해야 한다.

후진타오의 빠롱빠치(八榮八恥)와 제3의 길

얼마 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선부론에서 균부론으로의 창조적 자본주의를 답습한 심성적 사회주의를 주창했다.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의 선부론(先富論)에 병든 고양이를 차단시키는 균부론(均富論)을 새롭게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제3의 길(八榮八恥)을 중국 정부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에서 그 가치를 발견했고, 이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직접 주관하여 전 중국 사회에 확산시키고 있다.

빠롱빠치(八榮八恥)는 후 주석의 사회주의 영욕관(榮辱觀)이다. 중국의 발전과 도덕적 재무장 운동으로 '제3의 길´로 지칭되고 있는 8가지 영광과 8가지 치욕은 '조국사랑, 국민봉사, 과학숭상, 근면노동, 단결협조, 성실신의, 규율준수, 분투노력´이다.

이것은 중국이 당면한 도농불균형, 빈부격차, 부정부패, 투기만연, 신뢰상실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또한 모택동의 계급투쟁 발전도 아니고, 등소평의 성장제일주의도 아닌 균형성장, 사회도덕, 중화(中華)주의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의 '팔복(八福)´과 말이 주는 8가지 교훈

성경 마태복음 5장~7장에 나오는 산상수훈(Sermon on the Mount)에는 ´팔복(八福)´을 서두로 하여 사회적 의무, 자선행위, 기도, 금식(禁食), 이웃사랑 등에 관한 예수의 심대한 가르침이 나온다.

① 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의 복 ② 애통하는 자는 위로의 복 ③ 온유한 자는 땅을 기업으로 받는 복 ④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영원한 만족의 복 ⑤ 긍휼히 여기는 자는 긍휼과 자비의 복 ⑥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보는 복 ⑦ 화평하게 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복 ⑧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천국을 소유하고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여하는 복을 누릴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에도 말이 주는 8가지 교훈과 가치가 있다. ①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된다 ②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한다 ③ 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린다 ④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끈다 ⑤ 은혜로운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하게 한다 ⑥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한다 ⑦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준다 ⑧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준다

불교의 무재팔시(無財八施)와 팔정도(八正道)

불교의 가르침에 무재팔시(無財八施)라는 것이 있다. 무재(無財)의 팔시(八施)는 재물이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종류의 보시(헌신)를 말한다.

① 신시(身施) : 육체로 하는 봉사이며, 그 최고의 것은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이다.② 심시(心施) : 타인이나 다른 존재에 대한 자비심을 갖는 것이다.③ 안시(眼施) : 온화한 눈길이며, 이 눈길에 따라 모든 사람의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해 진다.

④ 경청시(敬聽施) : 남의 아픔, 고민, 연민, 주장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적극 들어주는 것이다.

⑤ 화안시(和顔施) : 부드럽고 온화한 얼굴을 항상 지녀 남을 편안하게 해 준다.⑥ 언시(言施) : 친근미가 가득한 따뜻한 말로 이야기하는 것이다.⑦ 상좌시(牀座施) : 자기 자리를 양보하는 일이다.⑧ 방사시(房舍施) : 나의 집을 타인에게 하루 밤 숙소로 제공하는 일이다.또한 불교의 팔정도(八正道)는 수행자나 세속인이 깨달음과 열반으로 갈 수 있는 여덟 가지 바른 자침이다. ① 정견(正見) : 올바른 견해 ② 정사유(正思惟) : 올바른 생각 ③ 정어(正語) : 올바른 말 ④ 정업(正業) : 올바른 행동 ⑤ 정명(正命) : 올바른 생활 ⑥ 정정진(正精進) : 올바른 노력 ⑦ 정념(正念) : 올바른 기억 ⑧ 정정(正定) : 올바른 수행과 명상을 말한다.

신체별 8가지 사악한 마음과 하심(下心)

체질과 성질에 따라 치료를 달리해야 한다는 사상의학을 제창한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 1838~1900)는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 인간의 사악한 마음 8가지를 적시하면서 권력의 겸손과 하심(下心)의 가치를 적시했다.

① 턱에는 교만(驕慢)이 있고, 이를 없애면 절세의 계책(計策)을 구한다.② 가슴에는 자만(自慢)이 있고, 이를버리면 절세의 경륜(經綸)을 얻는다.③ 배꼽에는 남을 헐뜯는 비난(非難)이 있기에, 이를 방지하면 절세의 인품(人品)을 함양한다.

④ 배에는 자신을 과장(誇張)하는 허풍이 있기에. 이를 털어버리면 절세의 도량(度量)이 생긴다.

⑤ 머리에는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약탈(掠奪)의 기질이 있기에, 이를 제거하면 대인의 식견(識見)을 가진다.

⑥ 어깨에는 향락과 사치(奢侈)가 가득하니, 이를 방지하면 대인의 위엄(威儀)을 갖출 수 있다.

⑦ 허리에는 게으름과 나태(懶怠)가 가득하니, 이를 극복하면 대인의 재간(才幹)을 얻을 수 있다.

⑧ 엉덩이에는 남의 것을 훔치려는 도벽(盜癖)이 숨어 있으니, 이를 벗어나면 대인의 방략(方略)을 취할 수 있다.

팔여거사(八餘居士)의 8가지 즐거움

한편, "사제처럼 먹으라."는 말을 역사에 길이 만든 사제 김정국(1485~1541)은 청렴결백하고 근면 절약하여 조선 중종 당시 청백리와 지조의 표상으로 정암(靜庵). 조광조(1482~1519)와 쌍벽을 이룬 인물이었다.

그는 스스로 호를 팔여거사(八餘居士)라 하면서 권력중독에 빠지 않는 8가지 청렴한 가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수시로 주위 사람들에게 시장할 때 밥을 먹고(탐욕 차단), 밥을 먹을 경우 꼭 따듯하게 해서 먹을 것(부패방지)을 당부했다.

그는 청렴을 지식과 성학(聖學)의 관점에서 일상에서 즐기며 이를 실천했는데, 8가지 즐거움과 자족(自足)으로 ① 토란국과 보리밥(음식) ② 부들자리와 따뜻한 온돌(잠), ③ 땅에서 솟는 샘물(생명) ④ 서가에 가득한 책(지식) ⑤ 봄날에는 꽃을 가을에는 달빛(조화) ⑥ 새들의 지저귐과 솔바람 소리(자연) ⑦ 눈 속에 핀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계절)

⑧ 이상의 7가지 즐기기(청빈낙도)를 꼽았다.그리고 그는 당시 갑부였던 친구에게 "그대는 살림살이가 나보다 100배나 넉넉한데 어째서 그칠 줄 모르고 쓸데없는 물건을 모으는가?"라고 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을 지적해 주었다.

① 책 한 시렁과 거문고 한 벌 ② 벗 한 사람과 신 한 켤레 ③ 잠을 청할 베개 하나 ④ 바람 통하는 창문 하나 ⑤ 햇볕 쬘 툇마루 하나 ⑥ 차 달일 화로 한 개 ⑦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한 개 ⑧ 봄 경치 즐길 나귀 한 마리

그러면서 팔여거사 김정국은 "이 여덟 가지 물건이 많기는 하지만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되며, 늙은 날을 보내는 데 이 외에 더 필요한 게 또 뭐가 있겠느냐고 하면서, 자학적인 지도층과 탐욕적인 지식인의 삶을 강하게 질타했다.

7가지 영혼의 타락과 1가지 불변의 진리

20세기 인류의 정신적 성자(聖者)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1869~1948)는 우리가 건국하던 해 1948년 1월 30일 반(反)이슬람 극우파인 한 청년의 흉탄에 쓰러졌다.

혁명을 '지배계급의 악정(惡政)에 대한 천벌'로 규정한 영국의 문학가이자 역사가였던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 1795~1881)은 "인도를 잃어버리더라도 셰익스피어를 잃고 싶지 않다"라고 자만했다. 하지만 20세기 역사는 그가 제창했던 영웅적 지도자를 오히려 인도에서 간디라는 인물로 탄생시켰다.

간디는 죽기 직전 그의 후계자였던 네루(Pandit Jawaharlal Nehru, 1889~1964)에게 중요한 시대적 명제를 남겼다. 간디의 영향을 받아 반영독립투쟁에 사회주의적 요소를 결합시키고 있던 네루는 자기의 정치 지도자이자 사상적 스승이던 간디에게서 7가지 영혼의 타락과 1가지 불변의 진리를 받았다.

간디는 이 8가지 명제를 20대 인간정신 회복과 독립투쟁을 시작할 때부터 항상 수첩에 적어 다니며 평생 실천했다고 한다. 지금 인도 뉴델리의 간디 추모공원 ´라즈 가트(Raj Ghat) 간디 기념묘소 앞에 간디의 유명한 7가지 영혼의 타락이 화강암 돌에 비문으로 새겨져 있다.

´Seven Social Sins, Quated by Mahatma Gandhi in ´Young India´, ① 원칙 없는 정치 ② 노동 없는 치부 ③ 양심 없는 쾌락 ④ 품격 없는 교육 ⑤ 도덕 없는 상업 ⑥ 인성 없는 과학 ⑦ 희생 없는 종교 ⑧ 진실 어린 영혼의 헌신(Satyagraha)´

특히 이 명제는 간디가 인도의 지도자로 부상하면서 진리파지운동과 인도독립운동에 전념할 때인 1925년 '청년인도(Young India)' 인쇄물과 신문매체를 통해 강조되었던 그의 신념이었다.

그러나 그가 평생을 화두로 삼았던, 반식민(反植民) 투쟁의 근본사상이었던 Satyagraha는 사티아(진리)와 그라하(파악, 주장)를 뜻했지만. 결국 인간과 진리에 대한 끝없는 헌신과 복종이었다.

간디의 '사티아그라하' 정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대중적 반식민투쟁, 시민적 불복종 운동, 비폭력 저항운동의 낮은 단계의 사상적 지침이 아니라, 진리를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추구하는 인간 철학의 숭고한 정신이었다.

비록 자신과는 이질적이고 다른 생각으로 대립하고 있을지라도 그 상대방에게서 먼저 선함을 보려고 애쓰는 인간적 하심(下心)에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사랑의 길이었다. 먼저 인간 본성으로 상대방을 섬기며 상대의 착함을 먼저 보려고 노력하는 높은 단계의 홍익철학이 바로 간디의 '사티아그라하' 가치였다.

◇ 2007년의 마지막 지는 해를 바라보며 2008년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기원했었다. ⓒ연합뉴스

2008년을 관통한 8가지 신(新)가치 트렌드

'전문가 바보'(Fachidiot)라는 말이 있다. 비판적 분석 및 변혁 과제들에 대한 탐색을 외면하고, 자기만의 우상에 집착하여 통념을 틀을 깨지 못하여 ´큰 생각´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결국 혁신의 몸부림도 이념과 관념의 경로경직성 앞에서는 맥없이 무너지고 만다. 여기서 우상이란 전통, 관습, 통념(通念), 성역(聖域), 관행, 경영신조 등을 일컫는다. 전문가 바보들이 빠지기 쉬운 큰 생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소는 편협한 집착, 위험을 회피한 현실 안주, 지나친 낙관과 칭찬, 지나친 자기지식과 판단에의 집착 등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서는 기계적인 혁신기법이나 분석 틀 대신 창조적인 큰 생각을 하고, 교육이 성장 동력임을 알고 인재 양성에 힘쓰며, 모방과 벤치마킹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혁신적 차원에서 2008년을 관통한 8가지 신(新)가치 트렌드를 추론하면 다음과 같다.

① 복합․융합(Multi-Convergence) ② 당신(You)이 세상의 주인이자 역사의 창조자 ③ 자기만의 색깔과 도취 ④ 생태 문명 ⑤ 자원 민족주의와 에너지 국가주의 ⑥ 현명하고 알뜰한 소비자 ⑦ 행동하는 지성의 디지털 소통 ⑧ 청빈(淸貧)이 아닌 청부(淸富)가 미래의 정답

2009년을 선제(先制)할 중국의 8가지 관점

중국의 북한 점령 '양팔정책'을 차지하고라도, 이제 중국은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면에서 우리의 일상이 되고 말았다. 떼려고 해도 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중국의 가치 트렌드가 우리의 미래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세계 경제의 블랙홀, 미국 제국주의를 제압할 유일한 대안, 21세기 신흥 제국, 인류 통치 질서를 바꾼 중국경제에 2008년의 8대 이슈가 등장했다. 이와 관련, 고도성장의 빨간 우려를 나타내면서 등소평 같은 '부동옹'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중국경제 곳곳에 파열음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실물경제의 선행지표와 같은 주식시장이 휘청거림, 부동산 가격, 인플레 우려, 경상수지 흑자, 과잉 유동성 등 경제 곳곳에서 거시경제 지표가 경고음을 발하는 과정에서도 중국의 경제구조 개선과업은 지속적으로 성장과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환경보호와 에너지절약을 지속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중국 정부는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전 세계를 압제하고 싶은, 세계 가치 중심의 중화(中華)의 이미지 주체를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통치제도 변화,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 외자기업의 경영환경 변화, 대만 총통선거에 따른 양안 관계 변곡점, 올림픽 개최 변수 등으로 2008년 중국경제의 중요 이슈 8가지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① 2009년 경제성장률은 후퇴할까 ② 자본시장에 '패닉' 올까 ③ 빈부갈등 국면은 개막될까 ④ 외자기업은 세금문제를 고민해야 할까 ⑤ 환경보호, 에너지 관리에 비상이 걸릴까 ⑥ 북경올림픽의 파장과 경제위기에 2010년 상하이 엑스포의 돌파력은 어느 정도일까 ⑦ 세계로 뻗어나가는 화상(華商)기업과 국부펀드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⑧ 중화(中華) 문화의 인문적 쓰나미는 지구촌을 덮칠까

실용의 역사 교훈…달음지침-목표설정-절제

역사는 인간의 노력에서 먼저 상(성과)을 얻도록 달음 지치게 했다. 그리고 달음 지쳐 상을 얻기 위해서는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겼다. 그리고 목표를 세웠으면 절제(하심)하도록 겸손과 포용, 공영과 배려의 가치를 전파했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조선 선조시대 정치를 혁구갱신(革舊更新)하고자 망조가 든 조선의 중기시대를 잡고 울분을 토로했던 조선 최고의 지성이자 천재, 그리고 실용개혁가 율곡 이이는 선조의 변덕과 당시 위정자들의 아둔한 위장혁신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이이는 < 만언봉사 > 에서 당시 ´위장실용(無實)´을 다음과 같이 '무실(無實)-허학(虛學)-무용(無用)'의 관점에서 정치가 추구해야할 개혁과 혁신, 그리고 관료의 정책품질과 성과관리에서 가치실용의 8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① 위와 아래 사람 사이에 믿는 실(實)이 없다 (上下 無交孚之實)② 관료들이 일을 책임지려는 실(實)이 없다 (臣人 無任事之實)③ 경연(토론)에서 성취하는 실(實)이 없다 (經筵 無成就之實)④ 올곧은 지식인을 선발하여 쓰는 실(實)이 없다 (招賢 無收用之實)⑤ 미래 가치와 위험에 대응하는 실(實)이 없다 (遇災 無應天之實)⑥ 백성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실(實)이 없다 (群策 無救民之實)⑦ 인심(人心)에 선(善)을 지향하는 실(實)이 없다 (人心 無向善之實)⑧ 많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많게 하는 실(實)이 없다 '탐관오리'들의 여덟 가지 특징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면 누가 통치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고위직 인사쇄신 와중에 있다. 국정운영의 책임성을 강화하고자 적격심사 요건을 엄격히 하여 소위 '저성과 우려군' 즉 무능력 공무원에 대해 ´직위 해제´ 등 강력한 인사 혁신을 강구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국내 거주 주한 외국인 절반 이상이 한국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생각하는 통계지표가 발표되었다. 국가권익위원회의 '부패 인식도'를 통한 조사로 인하여 우리 국민은 또 다시 절망했다.

"미녀를 올려야 일이 시작되고, 돈을 보내야 일이 추진되니, 돈 없고 여인 없는 사람은 어디에 기댈 건가?" 2004년 2월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이 발표한 중국판 탐관오리 실정을 한탄한 노래다.

이런 중국에는 탐관오리들의 여덟가지 특징이란 보고서가 있다. ① 포장에 능하다(善於包裝) ② 호색(好色) ③ 호색 결과로 아내와 도둑 및 애인의 3가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아내는 자신의 불륜 때문, 도둑은 숨겨 놓은 부정한 재물 때문, 애인은 자신의 치명적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 ④ 단명(短命)(사형 등 처벌, 범죄로 인한 우울증,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등) ⑤ 종교욕심과 미신 ⑥ 인색하며 힘없는 백성에게는 아주 냉정 ⑦ 도박 ⑧ 가난한 집안 출신

2009년 기축년(己丑年)을 맞으며…기다리는 감사와 희망의 설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사랑하는 시간이고, 가장 자유로운 시간은 규칙적인 시간이다. 그러면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은 어떤 시간일까? 성공하고 승리하는 시간도 있지만 정답은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이처럼 탐욕의 거품이 꺼져 '마음의 곳간'이 오히려 줄어 들면 부족함 때문에 더 넉넉해질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면 더 편안해 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소의 해 2009년 기축년에는 이런 소박과 겸손과 가난으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일구고 싶다. 수소처럼 튼실하고 힘차게, 암소처럼 살림 밑천이 되게, 송아지처럼 토실하고 예쁘게 자신의 희망과 가치 있는 브랜드를 일구고 싶다. 그래서 꿈은 아름답다는 것을 경험하고 싶다. 주변의 어려움과 아픔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다. 대한민국의 성숙한 가치를 믿고 싶다.

또한 대통령과 정부의 약속을 기대하고 싶다. 그래서 이 땅에 살고 있는 내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싶다. 나와 함께 숨 쉬는 내 조국과 내 민족으로부터 고마움을 느끼고 싶다. 7-4-7 국민성공시대의 희망을 절대로 버리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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