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혼선에 '시장 혼란 가중'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를 놓고 정부가 혼선을 겪으면서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메가톤급 규제완화를 예고(?)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으나 관계부처간 협의조차 충분히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는 22일 청와대에서 2009년 업무보고를 하고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핵심 조치 3가지의 추진 필요성을 제기했다.
3가지는 민간주택에 대해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대해서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며 2년내 신규주택을 취득한 뒤 이를 5년 내에 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를 면제하자는 것이다.
국토부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부동산경기, 나아가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줄기차게 추진해 왔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지 않는 한 민간건설업체의 주택건설 부족이 심화되고, 강남 3구의 경우도 투기수요는 물론 실수요조차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풀어주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또 미분양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 양도세 면제를 추진했다. 이는 투기 수요를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들여 미분양 사태를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반대입장이었다. 11.3대책 발표를 앞두고도 국토부의 방침에 기획재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발언을 하면서 부동산시장은 이들 3개 조치가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고 국토해양부도 이날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 조치가 채택되지 않은 것은 `투기조장'이란 여론에 대한 부담 외에도 부처간 협의도 충분치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만수 장관조차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규제완화를 시사했고, 결과적으로 시장의 혼선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됐다.
국토부의 업무보고 자료가 민간에 사전에 흘러나간 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국토부는 언론에 미리 배포한 자료에는 이들 3개조치를 제외했고 청와대에 실제 보고한 자료는 3개 조치를 포함했는데, 업무보고가 끝나기도 전에 민간의 부동산시장 전문가중 일부는 대통령에게 실제 보고된 보고서를 소유하고 있었다.
전 국민에게 국가정책을 알리는 언론에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알맹이가 빠진 자료를 제공한 반면 민간인에게는 실제 보고 내용이 전달된 셈이다.
국토부는 업무보고가 끝난 뒤에야 실제 보고한 자료를 언론에도 배포했지만 미확정된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민간에 먼저 전달된다는 것은 시스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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