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한자] ⑬ 女(계집 녀)

김철진 2008. 12. 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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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계집 녀)계집, 여자, 딸, 어머니女부 0획 총 3획< 女자 풀이 >女자는 두 손을 얌전히 모은 채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여자의 모습에서 유래한 글자로 여성을 가리키는 통칭으로 쓰인다. 또한 아들의 반대 개념으로 '딸'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두 손을 얌전히 모은 채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모습'이라는 기원이 말해주듯이 이 女자에는 알게 모르게 여성차별적인 요소가 배어 있다. 이는 과거 중국이 오랜 동안 남성 중심의 가부장 문화권 아래 놓여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성을 통칭하는 女자가 오히려 여성차별적인 한자라는 아이러니는 女자가 들어 있는 글자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물론 女자가 들어가서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예외'도 있다.

< 女자가 들어가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한자 >女자가 들어가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대표적인 여성차별 한자로는 다음과 같은 글자들이 있다.

姦(간사할 간·간음할 간)우리 속담에 '여자가 셋 모이면 솥뚜껑이 안 남아난다'(의견 충돌이 심하다는 말)는 말이 있듯이 고대 중국인들은 여자 셋이 모이면 어떤 음모가 진행된다고 믿었던 듯하다. 그래서 여자(女) 셋을 그려 '간사하다' 또는 '간음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奸(간사할 간·간통할 간)女와 방패 모양에서 비롯된 干(방패 간)을 더한 글자. 여자(女)에게 방패(干)를 주고 전장에 내보내는 것은 간사한 책략이기에 '간사하다'는 뜻이 생겼다.

妄(허망할 망)女에 부러진 칼 모양)을 그린 亡(망할 망)자를 합한 글자. 여자(女)를 부러진 칼처럼 허망하다고 여겼던 데서 '허망하다' '망령되다'라는 뜻이 파생됐다.

妨(방해할 방)女와 쟁기 모양이 변한 方(모 방·방위 방)자가 합쳐진 글자. 원래는 여자(女)의 힘으로는 쟁기질(方)하기가 어렵다는 뜻이었는데 '방해하다' '거리끼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쟁기질 하는데 여자가 앞에 있으니 방해가 된다'고 기억하면 쉽다.

妖(요망할 요)女(계집 녀)에 夭(일찍 죽을 요)자를 더한 글자. 여자(女)로 인해 일찍 죽게(夭) 된다는 의미에서 '요망하다' '귀신'이라는 뜻으로 발전했다.

< 女자가 들어가서 뜻이 좋은 글자 >

女자에 여성차별적인 요소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女자가 들어 있다고 해서 모두 다 나쁜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비록 女자가 들어 있지만 오히려 좋은 뜻을 갖고 있는 한자들도 있다. 어떤 글자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好(좋을 호)

好자는 어머니(女)가 아들(子)을 안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뜻이다. 천대 받는 女자가 들어 있지만 오히려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의미로 쓰이니 이보다 더 좋은 예가 어디 있을까.

安(편안할 안)집 안에 여자(女)가 있어야 두루두루 편안해진다는 뜻에서 '편안하다'는 뜻이 생겼다. 하지만 이 '安'자를 뒤집어 해석하면 '여자(女)가 밖에 나다니지 않고 집 안에 있어야 집안이 편안해진다'는 뜻도 되므로 양면성을 지닌 한자에 해당된다.

妥(편안할 타)여자(女)가 편안하게 손톱(爪 손톱 조)을 다듬고 있는 모습이므로 '편안하다'라는 뜻이 비롯됐다.

妙(오묘할 묘)女와 少(적을 소)가 합쳐져 탄생한 글자. 나이 적은(少) 여자(女) 즉, 소녀(少女)는 모든 것이 오묘하다는 의미에서 '오묘하다'라는 뜻이 생겼다.

姓(성 성)女자와 땅에서 솟아난 풀( ) 모양을 본뜬 生(날 생)자를 더한 글자. 여자(女)가 자식을 낳으면(生) 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편입되기에 '성'이란 뜻이 파생됐다. 다만 '姓'자에 子자 대신 女자가 들어 있는 것은 중국도 옛날에는 모계사회였다는 반증에 해당된다.

妃(왕비 비)妃자는 女자와 사람이 꿇어앉아 있는 모양에서 유래한 己(몸 기)자를 합한 글자. 여자(女) 앞에 사람이 꿇어앉아(己) 있으니 '힘 있는 여자'를 의미하게 됐고, 자연스레 '왕비'라는 뜻이 생겨났다.

왕비는 옛날에 여자로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인 만큼 이 妃자가 女자가 들어 있는 글자 중 가장 뜻이 좋은 글자라고 하겠다.

嬪(아내 빈)嬪은 임금의 첩이나 왕세자의 정부인을 지칭하던 글자이므로 女자가 들어 가 뜻이 좋은 글자 2위라고나 할까?

김철진 기자 eagl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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