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아파트가 4억원대 ?"..강남에서 아주 흔한 풍경

고형광 2008. 12. 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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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송파구 방이동 대림아파트 102㎡를 소유한 A씨. 사업으로 인해 채권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집이 경매에 넘어갈 상황까지 내몰리자 그 전에 집을 팔기로 결심했다. 집이 경매에 붙여지느니 조금 싸게라도 팔면 몇천만원은 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위 시세를 알아보니 이 아파트는 현재 기준층 기준 6억원 선이고 저층은 5억5000만원 정도에도 나와 있었다. 하지만 이 가격에도 매수세가 없다는게 중개소의 설명. 상황이 급해진 A씨는 지난달 말 인근 공인중개사에 이 아파트를 4억8000만원에 팔아줄 것을 부탁했다.

이 금액은 이 아파트가 지난 2006년 가을 무렵 최고 8억7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던 이후 2년만에 40% 정도 낮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자 인근에 위치한 코오롱 아파트를 먼저 매물로 내놓은 B씨도 눈치를 살피며 가격을 3000만~4000만원 정도 더 낮게 책정해 다시 내놨다.

사례2.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를 소유한 C씨는 고심끝에 이 아파트를 최근 7억9000만원에 매물로 내놨다. 용적률 상향, 소형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 정부의 11.3대책에 따른 효과로 가격이 다시 오를것을 기대했으나 그 당시 반짝 상승하더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서 최근에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지난 2006년 10월에는 11억6000만원에까지 거래가 성사 됐으니 2년여 만에 30% 넘게 하락한 것이다. 8억원선 아래서 매물을 찾기 힘들었던 이 아파트도 이제는 7억원 대에 나오는 매물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는게 인근 공인중개소의 설명이다.

2년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최근들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가 더해지면서 지방의 주택시장은 물론 불황에도 끄덕 없다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까지도 가파른 내리막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서는 현재 고점 대비 10~20%대 하락한 매물은 물론이고 최근 들어서는 30~40%까지 급락한 물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급매물이 바로바로 소화가 되지 않으면서 인근 단지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의 B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급매물이 하나 둘 쌓이다 보니 적체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런 급매물 가격대가 시세로 형성돼 가는 분위기인데다 주변 시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M공인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강남에까지 불어닥쳐 불안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욱 중요한건 매수자들이 뜸해 급매물 마저도 소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현상은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올해 1월 3억500만원하던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112㎡형 전세가의 경우 11월 말 현재 2억5500만원까지 내렸고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푸르지오 110㎡형의 경우도 올해 2월 4억2000만원에서 최근 3억5000만원으로 떨어져 인근 단지들의 전세가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에는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매 가격은 물론 전세 가격까지 대폭 조정되고 있다"며 "이러한 영향은 인근 지역에까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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