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젊은 친구] 매일 아침 QT 모임 여는 고양외고 '8인 특공대'

서로 신앙 부축… 꿈을 엮는 '참된 밀알'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고양외국어고등학교(교장 강성화)는 미션스쿨이다. 매일 아침 7시 아침기도회가 열리고, 목요찬양예배와 채플도 주중에 따로 있다. 한창 바쁜 고등학생들에게 이 정도 기도회와 예배면 충분할 것 같은데 몇몇 학생들은 이것도 모자란다며 자발적인 QT 모임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이 시작한 QT 모임은 3개월 만에 8명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이들을 본받아 다른 반에서까지 모임이 열리고 있다.
고양외고 중국어과 1학년 반장과 부반장이던 안수훈양과 최지훈군이 첫 QT 모임을 가진 건 지난 7월. 학교 기도모임에 참석하던 어머니들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수훈이의 어머니 이영란씨는 "외국어고등학교인 만큼 성경도 빨리 깨닫고 신앙에도 좋을 것 같아 권유하게 된 것"이라며 "엄마들끼리도 QT 모임을 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오히려 아이들이 계속 모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수훈이는 목회자인 아버지(안희용 목사)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QT가 생활화됐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QT 모임은 시작부터가 순탄치 않았다. '잘난 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같은 반 학생들의 반응과 '공부할 시간도 없을 텐데…'라는 선생님들의 우려가 이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거기다 모임 내용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묵상에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나눔은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던 것이다. 이렇게 2주간을 씨름하고 나서 QT 모임은 나눔 위주로 바뀌었다. 묵상은 각자 집에서 해오고 모임 시간엔 나눔과 기도만 갖게 된 것.
QT 모임이 나눔 위주로 되면서 10분 남짓한 쉬는 시간에도 모임을 가질 수 있을 만큼 기동력이 생겼다. 지훈이는 "처음엔 시비를 걸거나 비난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자리까지 비켜주며 도와주는 분위기"라며 "기도할 때는 슬그머니 옆에 와서 참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절반이나 되는 같은 반의 믿지 않는 친구들조차 이 모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우려의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던 선생님들도 이제는 "기특하다"며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8월부터 모임 인원이 5명으로 늘더니 지금은 8명이 됐다. 권수용군도 이때 동참했다.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가족들의 강요에 못이겨 끌려다니다시피 교회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수용이는 이 모임에 참석하고서 태도가 달라졌다. "그동안 자신 위주로 생활해 왔는데 나눔을 통해 다른 사람을 생각하게 됐어요. 친구들이 나누는 신앙과 삶을 통해 신앙은 형식이 아니라 진실이란 것도 알게 됐구요. 지금은 교회 가는 게 하나도 지겹지 않고 주일날 오기를 얼마나 기대하는지 몰라요."
QT 모임은 이제 다른 반에서도 열리고 있다. 수훈이의 일본어과 친구가 "나도 QT 모임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며 물어왔던 것. 수훈이는 친구에게 방법을 상세히 알려줬고 그래서 지난 8월부터 4명이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믿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친구가 두려워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그랬죠. '나도 처음에 2명으로 시작했다'고."
고양외고는 2학년부터 같은 반이 되면 졸업 때까지 바뀌지 않는다. 이 8명의 QT 모임도 이제 한 달밖에 남겨놓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이들에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2학년 네 반에 각각 두명씩 파송받은 선교사로 생각할 겁니다. 거기서도 새 친구들과 함께 QT 모임을 시작할 겁니다." 거침없는 이들의 신앙행전은 아마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계속될 것 같다.
고양=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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