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따라 냉탕·열탕 오가는 부동산 가격
이명박정부는 냉탕, 참여정부는 열탕.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어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8개월 동안 전국이 땅값 상승으로 들끓었던 상황과 정반대로 한 때 열탕에 빠졌던 부동산 가격이 5년이 지난 지금은 냉탕에 깊이 잠겨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시기인 2월 29일부터 10월 31일 현재까지 수도권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불과 0.4%올랐다고 5일 발표했다. 서울이 0.32%, 신도시가 -3.65% 경기도가 0.52% 변동률을 보여 7.59%오른 인천을 제외한 모든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여전히 약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참여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난 시점에 서울이 15.11%, 신도시 18.93%, 경기도 12.81% 등 수도권 매매가 상승률이 14.38%를 기록한 것과는 상반되는 현상이다. 특히 신도시 경우 참여정부 시절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반면 이명박 정부 때는 4%정도 떨어져 약2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가장 이슈가 되는 재건축시장에서도 이명박정부와 참여정부 집권 8개월 동안 극명한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서울 재건축 -9.63%, 수도권 재건축 -8.87%를 기록하며 시세 조사 이래 사상 유래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참여정부는 집권 8개월 동안 서울 28.76%, 수도권 28.28%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두 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나 아파트시장 분위기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경기상황의 차이때문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국내외 경기가 침체되면서 2008년 들어서는 환율이 급등하고 금리가 오르는 등 경기가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실제 환율은 지난 3월 980원이었던 것이 10월 현재는 1327원으로 급등했으며, 가계대출금리도 같은 기간 6.89%였던 것이 10월에는 7.45%까지 올랐다. 반면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3월에는 환율이 1232원에서 10월 1166원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리도 6.96%에서 6.01%로 낮아졌다.
아파트 가격 변동률의 차이는 두 정부의 부동산정책 성격에도 반영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재건축. 참여정부는 집권 초기 재건축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한 5.23대책이 발표했다. 이후 9.5재건축시장안정대책을 통해 소형평형의무비율도 확대됐다. 여기에 10.29대책을 통해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까지 도입했지만 정책이 발표될 때 마다 규제에 해당 되지 않는 재건축단지들은 시세가 급등하는 풍선효과를 낳았다. 반면 이명박정부는 재건축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주택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후분양 폐지를 골자로 한 8.21대책과 소형평형 의무비율 탄력 적용,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의 11.3대책을 발표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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