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언제나 틀을 깨는 남자 송강호, 관객동원 1위의 비밀

2008. 7. 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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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김범석]

7월 현재 충무로 남자 배우 중 티케팅 파워 1위는 누구일까. 집계 결과는 예상을 배신하지 않았다. 역시 송강호(42). 본지는 2000년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를 토대로 남자 주연 배우들의 관객 동원력을 알아봤다.그 결과 가장 많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보여준 배우는 송강호로 드러났다(별도 기사 참조). 1300만 관객을 동원한 '괴물'의 공도 컸지만 첫 주연작 '반칙왕'부터 8년간 고른 흥행력을 선보인 덕분이다.송강호의 출연작 중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건 '복수는 나의 것'과 '남극일기' '우아한 세계' 정도였다. 그러나 세 편 모두 연기력은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감독들이 가장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 송강호는 어떻게 관객을 사로잡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을까. 그의 티케팅 파워의 비밀을 조명해봤다.

▶반칙 선수 같은 묘한 송강호만의 연기 세계

송강호의 연기력이 동급 배우들과 확연히 대별되는 점은 뭘까. 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어떤 캐릭터든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왕성한 소화력"을 그 이유로 꼽는다. 그의 출연작을 하나씩 복기해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건달 조필(넘버3),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희열을 느끼는 은행원 대호(반칙왕), 남한 병사와 초코파이를 나눠먹는 인민군 오경필 중사(공동경비구역 JSA), 딸의 납치범의 아킬레스 건을 끊어버리는 동진(복수는 나의 것), 감각 수사에 의존하는 시골 형사 박두만(살인의 추억), 손님 오징어 다리 하나를 슬쩍 하는 강두(괴물), 교사에게 룸살롱 초대권을 주는 건달 인구(우아한 세계)까지. 그가 출연한 영화에는 '송강호'가 없다. 대신 그가 맡은 분신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잔상에 남는다.

이렇듯 송강호는 매 작품마다 캐릭터를 자기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고, 그 내공 덕에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 막연히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감독의 연출의도를 정확히 꿰뚫어보는 안목과 그 이상의 지점까지 도달하는 순발력, 지구력을 겸비한 것이다.

'조용한 가족' '공동경비구역 JSA'를 제작한 심재명 대표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많지만 송강호의 장점은 바로 그만이 갖고 있는 모던한 표현력에 있다"고 분석했다.

순발력과 두뇌 회전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며 예술적인 자질까지 풍부하지만 무엇보다 송강호만의 독특한 연기세계가 따로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심 대표는 "어딘지 변칙 플레이어처럼 보이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연기, 이런 송강호의 풍부함이 젊은 관객들에게 모던함으로 어필하는 것 같다. 그가 10년 넘게 활동하지만 전혀 올드하게 비춰지지 않는 이유"라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편집실에 출근 도장 찍는 남자

'YMCA 야구단'을 함께 작업한 박재현 프로듀서는 촬영 후 편집실에 가장 열심히 오는 배우가 송강호라고 말한다. 보통 주연배우가 편집실에 와 의견을 내면 스태프들이 부담을 느끼게 되지만 송강호는 다르다. 불편하게 토를 다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때는 사운드 믹싱하는 곳까지 찾아와 스태프들의 야식을 챙겨줬다. 송강호는 '놈놈놈'까지 어느 한 작품도 건너뛰지 않고 후반작업 과정에 동참했다. 크랭크 업 하면 기술 시사회 때나 제작진과 만나는 다른 배우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놈놈놈'의 제작사 바른손 최재원 대표는 "그가 편집실에 오는 건 궁금증 때문"이라며 "영화가 어떻게 나왔는지 너무 궁금해 잠을 못 자는 스타일이다. 개봉 전 이미 수십번 영화를 본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도 "'괴물' 때는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편집실에서 VHS 테이프로 녹화를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놈놈놈' 중국 촬영 때도 분위기가 느슨해진다 싶으면 조용히 공을 갖고 나타나 내기 축구나 족구를 하자며 바람을 잡는 사람도 송강호였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에 이어 '놈놈놈'까지 세 편을 공동 작업한 김지운 감독은 "주연 배우라고 뒷짐을 쥐고 어슬렁거리는 법이 없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 됨됨이까지 발전하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작년 '밀양'으로 홍콩영화제에 갔을 때 일이다. 마지막날 녹초가 된 CJ엔터테인먼트 해외팀 직원들을 불러모은 송강호는 "진행비도 빠듯할 텐데 오늘은 실컷 먹자. 내가 쏜다"며 지갑을 여는 인간적인 면을 보이기도 했다. 즐기는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송강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스태프들이 그를 아끼는 건 이같은 영화적인 동지애 때문이다.

▶관객과의 기싸움에서 늘 이긴다

한 촬영감독은 "훌륭한 배우는 관객과의 기싸움에서 늘 이기는 사람들"이라며 "얼굴을 스크린 가득 클로즈업 해도 화면을 장악하는 배우는 송강호·설경구 등 몇명밖에 안 된다. 그들은 눈빛과 표정만으로 관객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송강호가 오늘날 넘버원의 위치에 오른 건 요행이나 행운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봐도 대번에 알 수 있다. 1996년 스크린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후 송강호는 2001년 한 해만 빼고 매년 한 두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남모르는 슬럼프도 있었을 것이고, 쉬엄쉬엄 하라는 주위의 권유도 많았을 거다. 하지만 그는 13년간 쉬지 않고 신작에 자신을 내던지며 닦고, 조이고, 기름쳤다.

-송강호 프로필

▶생년월일: 67년 1월 17일

▶출생지: 경남 김해

▶키/몸무게: 180㎝/80㎏

▶데뷔: 91년 연극 '동승'

▶학력: 김해고->부산 경상대

▶수상내역: 제38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01)

  제40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03)

  제2회 대한민국영화대상 남우주연상(03)

  제28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07)

  제1회 아시안필름어워드 남우주연상(07)

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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