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45년만에 찾아간 북극 "에스키모 흔적없고,주민들 반소매 입고 생활"

2008. 6. 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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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의 북극은 이미 밤이 없는 계절이었다. 태양은 하루종일 동토를 내리쬐고, 아이들은 추위도 잊은 채 반팔로 얼음 위를 뛰어다녔다. 어른들은 개썰매 대신 스노 모빌(눈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을 타고 사냥감을 쫓고 있었다.

45년 전 만났던 에스키모(이뉴잇) 카야구나(70세 추정)씨는 초록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채 집을 찾아온 기자들을 반겼다. 그는 TV를 통해 미국 드라마를 보던 중이었다.

일본 아시히 신문은 45년 만에 찾아간 캐나다 북쪽 멜빌반도에 위치한 항구도시 홀비치(북위 68도46분)가 이처럼 달라진 모습이었다고 23일 전했다. 지구 온난화와 근대화 때문이다. 과거 에스키모들은 바다표범 등을 사냥해 고기를 먹고, 그 가죽으로 옷과 신발을 만들어 입고 신고 살았다. 그러나 이제는 노동을 해서 돈을 벌고,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한다.

날씨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45년 전 신문 기사에서는 이곳의 추운 날씨에 대해 "두 겹의 모피장갑을 벗으면 처음 3분 동안은 아프고, 10분이 지나면 저려서 무감각해진다"고 묘사했다. 1965년 5월 캐나다 환경부가 측정한 홀비치의 평균기온은 영하 11.2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영하 3.4도로 기온이 높아졌고, 한낮엔 영상까지 올라간다. 바다얼음이 빨리 녹으면서 해안선이 침식되고 있어 아예 마을을 이전해야 할 판이다. 카야구나씨는 "바람의 방향이나 강함도 옛날과는 전혀 다르다"며 "45년 전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에스키모의 땅인 그린란드의 경우 빙하가 녹으면서 경작지가 80년대 76만평에서 현재 306만평으로 크게 확대돼 에스키모들은 전통적 생활 방식을 위협받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45년 전 2명의 기자를 파견, 에스키모인들의 수렵생활을 취재한 뒤 '캐나다 에스키모'란 제목으로 51회 연재했다. 에스키모란 명칭은 '날고기를 먹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에스키모인들은 스스로를 '이뉴잇(인간)'이라고 부른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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