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 픽업아티스트 (8)

2008. 5. 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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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룸으로 두 명의 여자가 들어섰을 때 진수는 이미 아티스트로서의 감각을 충분히 되살린 상태였다. 그 감각이란 좀 전까지 환상으로 이어 온 이미지 섹스의 우아함을 현장으로까지 연장시킬 능력이 확실히 갖춰졌다는 뜻이다. 와인 빛 조명과 버버리 풍의 향기가 기이한 박자를 쏟아내는 '제프 백'의 전자기타 음률 속으로 어지럽게 뒤섞이고 있었다.

"혼자세요?"

숏컷 머리에 블랙 재킷의 여자가 이렇게 묻더니.

"그렇군요. 웅큼해요, 혼자 오는 남자는."

혼자 대답까지 하고는 엉거주춤 일어선 진수에게 등을 대고 착 달라붙었다. 이 상태가 되기까지 보편적으로 10분 정도의 AA가 안개처럼 드리워지곤 했지만 이 여자는 즉석에서 말문을 트는 것이다.

"누구 하난 빠져야 되겠네?"

함께 따라 들어왔던 친구가 튜울립 잔을 들어 진수의 코앞으로 내밀었고, 진수는 한 손으로 와인 병의 꽁무니를 받쳐든 채 핏빛으로 잔을 채웠다.

"그럼 해브 어 굿 타임!"

와인을 단숨에 쭉 들이켠 그 친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플로어를 향해 되돌아 나갔다. 심플했다. 그 친구가 상황판단 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라고 해야 고작 10초 쯤?

"여기선 '제프 백'을 자주 틀어요. 이거보다 다음 번 음악이 좋아요. '롤링 앤 텀블린' 목소리가 기막혀!"

음악이 다음 곡으로 넘어가자 진수에게 등을 붙이고 춤추던 그녀는 마치 스트립을 하듯 재킷을 벗어버렸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검은 재킷을 벗어내자 그녀의 하얀 등과 어깨가 반짝 빛났다. 재킷 속은 알몸이나 다름없는 탱크 탑이었고 가느다란 검은 끈 두 가닥에 의지하여 탱크 탑은 가까스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버티고 있었다.

"샴푸 냄새가 좋아."

음악이 요란했으므로 진수는 목소리를 조금 높여 말했다. 밀착된 그녀의 등이 반응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그녀는 소리 없이 웃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좋았다. 그녀의 반응이 양순했으므로 진수는 여자의 허리를 지그시 잡았다가 힘주어 하복부를 밀착시켰다. 그리고는 율동…. 잠시 후엔 힘을 풀고 손바닥으로 천천히 그녀의 옆구리를 따라 허벅지까지 서너 차례를 쓰다듬었다.

"미치겠네. 그만 부비고 춤 좀 춰 봐요."

자세가 거북했던지 그녀는 몸을 돌려 진수를 마주보았고, 진수는 내친 김에 그녀를 바짝 끌어 품에 안았다.

"춤만 추려면 뭐 하러 여길 와?"

"답답하니까…."

그녀는 단숨에 대답하고는 진수의 목덜미에 얼굴을 깊이 파묻었다. 진수의 코끝으로 알싸한 향수 냄새가 스며들었다. 진수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용돈은 많았으나 어디를 둘러봐도 희망은 없었다. 사랑을 위하여 달리고 싶었지만 그런 사랑을 찾을 수 없었다. 꿈을 위해 달리고 싶었지만 꿈도 가질 수 없었다. 아, 사랑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죽도록 달리겠어.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도 달려보겠어.

"우리 오늘 밤에 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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