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극장가, 실화이거나 실화인 척 하거나
올 봄 극장가에선 실화이거나 실화인 척 하는 영화들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실존 인물, 실화에 근거를 두고 상상력을 발휘한 영화들이 3~4월 개봉관들을 가득 메울 전망이다. 헨리 8세부터 스코틀랜드의 호수 괴물까지, 소재도 다양하다.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천일의 스캔들'은 16세기 영국 국왕 헨리8세의 두 여자를 다룬 작품. 헨리8세에게 접근하는 두 자매, 앤 볼린과 메리 볼린이 그 주인공이다. 권력을 탐낸 두 자매의 비극적인 결말이 웅장하게 펼쳐지는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헨리8세의 스캔들 덕에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어메이징 그레이스'는 18세기 영국에서 노예제도 반대운동을 펼친 국회의원 윌리엄 월버포스를 다룬 영화. 전기 드라마를 표방하고 나선 이 영화는 노예무역폐지법을 성립시킨 이 국회의원의 '감동 실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캐서린 제타존스의 내한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데스 디파잉'도 실존 인물을 묘사하고 있다. 100여 년전 '탈출 마술의 제왕'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전설적인 마술사 해리 후디니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해리 후디니의 외로움과 고통, 죽음과 마지막 사랑을 세세하게 그려냈다.'워터호스'는 아직도 실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네스호의 괴물, 네시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극대화했다. 호숫가에 살던, 외로운 소년과 괴물의 훈훈한 우정이 주제. '꼬마돼지 웨이브'의 원작소설을 쓴 딕 킹 스미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영화 초반, '실제 이야기에 근거를 뒀음'이라는 문구를 삽입해 감동의 폭을 높인다. 영화가 말하는 '실제 이야기'는 네스호의 전설을 뜻하는 것이다.국내 영화의 경우, 올해 들어 '실화 불패'의 역사를 쓰고 있는 중. 아테네 올림픽 때의 핸드볼 선수들을 다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유영철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격자'가 '대박'을 터뜨린 가운데, 후속작도 실제와 허구의 경계 허물기에 나서고 있다.
'알포인트'의 공수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GP 506'은 영화 속 살인사건을 실제 사건인 양 포장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열렸던 제작보고회에선 백지연 전 앵커와 육군 사령부 대령을 등장시켜 실제 사건을 브리핑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최전방 경계초소인 GP를 설명해주는 다큐멘터리를, 꽤 오랜시간을 할애해 상영했다. 현재 대학가와 극장을 중심으로 살인사건을 다룬 사진전을 개최하며, 마치 실화인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이에 따라 한동안 극장가에서는 '실제 모델이 누구?' '어디까지가 실제지?'와 같은 수수께끼가 계속될 전망이다.이혜린 기자 rinny@newsva.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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