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온가족 함께하는 새싹 재배.. "초록행복 키우세요"

2008. 1. 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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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새싹 키가 많이 컸어요."

유치원에 다니는 승미(4)는 새해 첫날 아침 인사를 새싹과 나눴다. 요즘 승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새싹이네 집'으로 쪼르르 달려가곤 한다. 좁쌀만한 씨앗에서 싹이 돋아난 게 신기한지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본다. 씨앗을 뿌린 지 나흘째인 이날, 무순은 꽤 많이 커서 푸른 잎사귀에 윤기가 돌고, 보리 적무 클로버 유채 케일 브로콜리 클로버 알팔팔도 노릇노릇 싹이 올라와 자라고 있다.

새싹 키우기는 초등학교 교사인 엄마 신지원(31·서울 창천동)씨가 승미를 위해 마련한 방학특별프로그램. 외동인 승미를 위해 애완동물이나 식물을 키워볼까도 했지만 집이 좁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신씨. "문득 올 봄 학교에서 무순을 키웠던 게 생각났어요. 5학년들이 신기해했으니 승미에게도 좋을 것 같아서 시작했습니다."

신씨는 지난 주말 승미와 함께 재배기에 씨앗을 뿌린 뒤 '새싹이네 집'이라는 이름을 써서 붙였다. 재배기에 물을 담아두면 저절로 자라지만 승미에게 책임감을 길러주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직접 물을 주어 기르게 했다.

승미가 야무지게 말한다. "아침 점심 저녁 밥 먹고 나면 새싹한테도 뿌리개로 물을 줘요. 뿌리도 자랐어요. 이만큼(엄지와 검지를 펴면서) 크면 아빠한테 비빔밥 만들어드릴 거예요." 아빠 민재훈(32·회사원)씨가 "정말 맛있겠다"며 승미에게 뽀뽀를 했다. 헤헤헤…. 승미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환해졌다.

신씨는 "새싹은 다른 식물보다 빨리 자라고 실패할 염려도 없어 어린 아이들이 기르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초등학생들에겐 관찰일기를 쓰게 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씨는 "실내에 푸른 색이 있으니 활기가 돌고, 건조함도 덜어주는 것 같다"고 또 다른 장점을 덧붙였다.

신씨는 방학하자마자 인터넷에서 새싹씨앗과 재배기, 거즈 등을 주문했다고 한다. 학교에선 찻잔에 키친타월, 솜, 거즈 등을 깔고 키웠는데, 썩는 씨앗이 적지 않아 관리가 쉽지 않았단다. 아이에게 키우는 재미를 듬뿍 안겨주기 위해 시작하는 것인데 나중에 실패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봐 아예 재배기를 구입한 것.

"씨앗을 넉넉히 샀으니 방학 내내 승미가 기른 새싹채소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씨는 새싹채소 키우기는 교육적 효과는 물론 그린인테리어, 가습기 효과에 무공해 건강식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사조라고 자랑한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백화점이나 마트에 판매코너가 따로 마련될 만큼 새싹채소 인기는 높다. 비타민, 섬유소, 생리활성물질인 플라보노이드 등이 들어있어 현대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영양식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새싹씨앗과 유기농 모듬 새싹채소를 판매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새싹동산(www.seedhill.co.kr·02-6082-6089) 안은실 대표는 "하루 정도 씨앗을 물에 불려서 서로 겹치지 않게 뿌려 준 뒤 물만 제대로 주면 잘 자란다"고 말했다. 요즘 같은 날씨에도 파종한 뒤 실내에서 키우면 7∼9일 만에 먹을 수 있도록 자란다.

아시아종묘(www.asiaseed.co.kr·02-443-4303) 유옥희 대표는 "성숙 채소보다 새싹채소 영양이 10∼30배 높다"며 "너무 웃자라면 영양이 오히려 줄어들므로 발아된 지 5∼7일에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새싹채소 키우기는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재배기는 2900∼9000원, 씨앗을 뿌릴 때 까는 거즈는 15장에 1000원, 씨앗은 50㎖(종이컵 3분의 1 정도 양)에 종류별로 400∼2500원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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