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부동산 급등 초래"..경제학회 포럼
"7% 경제 성장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가능한 범위에서 달성하는 비전으로 설정해야 한다" (박원암 홍익대 교수)
"세출은 세세하게 나왔는데 세입확충은 10% 예산을 줄인다는 것 밖에 없어 구체성이 떨어진다" (서강대학교 이인실 교수)
"10년이상 무주택자가 아닌 신혼부부에게 왜 우선적으로 주택을 공급해야하는지 모르겠다" (허재완 중앙대 교수)
정권 인수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 봇물을 이뤘다.
26일 한국경제학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통령 당선자 경제공약의 현실성 검증과 제안'을 주제로 개최한 '2007년도 경제정책포럼'에서는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의 구체성과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이날 토론자들은 일부 정책에 대해 방향은 옳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하고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질타했다. 신혼부부 청약저축제와 한반도 대운하 등은 국민적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숫자에 매달리지 마라"
거시경제와 금융분야를 검증한 홍익대 박원암 교수는 "거시경제 공약 중 '7% 경제성장'과 '일자리 300만개 창출'이 가능한가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라면서 "이들 숫자에 지나치게 구애받지 말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달성하는 정책비전으로 삼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7% 경제성장을 위해 무리한 부양책을 쓰면 부작용이 우려되고 이렇게 성장하더라도 매년 60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최강식 연세대 교수(노동.교육 부문)는 "300만개 일자리 창출에만 집착하게 되면 질이 낮은 일자리만 양산할 수 있다"며 "청년 실업문제도 실업률을 낮추는데 급급해하지 말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고 했다.
박교수는 '예산 10% 절감을 통한 균형재정 달성'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국내외 다른 정권을 보더라도 예산을 동결하는 것도 어려운데 이를 줄인다는 건 더욱 더 어려울 것"이라고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이인실 교수도 "세입 확충 방향이 10% 예산 절감 밖에 없고 이마저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다"고 거들었다.
"도덕적 해이 우려된다"
신용회복 정책과 사회복지 관련 공약 등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남발된 경향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복지분야)는 "대선에서 복지정책은 후보는 표를 많이 얻고 유권자는 혜택이 많아져 다다익선이다"며 "하지만 그후 발생할 부담이 후세에 전가되고 수혜자는 근로의욕이 감퇴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특히 EITC(근로장려세제)는 근로자의 소득파악이 안될 경우 위장 수급자가 증가해 국고가 낭비될 수 있다"며 도입 재검토를 요구했다.
박원암 교수는 '700만 신용회복 정책'에 대해 "사회적 대통합과 경제발전 기반을 다진다는 이유로 비슷한 정책이 선거때마다 나왔지만 도덕적 해이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도입되더라도 금융질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실행돼야 하고 연체기록 말소 등까지 이뤄져선 안 된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값 급등 우려"
허재완 중앙대 교수(부동산.지역발전 분야)는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수도권 규제완화로 서울,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한반도 대운하 주요거점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 참여정부처럼 새 정부에서도 전국 부동산이 요동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허 교수는 "규제완화는 그 폭과 타이밍이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용적률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강요할 수 있는지 따졌다.
한반도대운하 건설에 대해서는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발달해 있는데 환경 등 문제를 무릅쓰고 막대한 재원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했다.
신혼부부 청약제도에 대해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허교수는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43%가 무주택자인데, 예를 들어 결혼 10년차에 두 아이를 가진 무주택자보다 신혼부부가 더 절박하다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CBS경제부 정영철 기자 stee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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