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e―카페] 혼자 떠나는 즐거움 '나홀로 여행가기'

2007. 12. 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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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혼자 여행 한번 가볼까'란 생각을 하는 이는 많다. 그러나 정작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위험하면 어쩌지" "혼자 밥은 어떻게 먹지" "잠은 어디서 자나" " 심심하거나 어색하지 않을까" 등 다양한 걱정이 앞서 혼자 떠나는 여행은 생각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단 맛들이면 그 매력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는 게 혼자 여행을 떠나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이같은 '나홀로 여행객' 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나홀로 여행가기 나만의 추억 만들기(이하 나여추)'(cafe.naver.com/naganda.cafe)란 카페가 그것이다.

이들은 혼자 가기 적합한 여행지를 서로 추천하고 자신이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공개한다. "궁상맞게 혼자 웬 여행"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회원들이 올려놓은 후기를 읽다보면 어느덧 감상에 젖어든다.

"개인 블로그에서 시작…이렇게 커질줄은 몰랐죠"

어릴적 부터 혼자 여행 떠나기를 즐겼다는 정재호(자영업)씨는 올해 4월 '나여추'카페를 개설했다. 정씨는 전화 인터뷰 초반 "나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이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나이를 밝히지 않은 지 꽤 됐다고 했다. 기사에 적지 않을 테니 기자에게만 알려달라는 부탁에도 "그럼 20대로 해줘"라며 껄껄 웃었다. 수화기 넘어로 들리는 음성은 차분한 중년의 목소리였다.

정씨가 카페문을 연지 8개월 정도 지난 현재 4만3000여명의 회원이 이 카페에 가입했다. 조씨는 "혼자 여행을 자주 떠나는데 거기에 도움이 될 자료를 모을 요량으로 개인 블로그 형식으로 만들었다"며 "몇몇 네티즌이 방문해 '혼자 여행가는 것'에 대해 공감해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커뮤니티 개설 한 뒤 하루 평균 100여명의 네티즌이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해 제법 큰 규모가 됐다. 정씨는 "홀로 떠나는 여행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생생한' 홀로 여행기 한번 보실래요

'나여추' 카페에는 서울부터 제주까지 지역별 여행지와 맛집, 축제 정보 등이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숙박을 해결해 줄 찜질방과 여객선 버스와 같은 교통 정보 등 혼자 떠나는 여행에 도움이 될만 한 정보들이 많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과 태국 인도 유럽 등 해외 여행에 필요한 교통과 숙식 정보도 망라돼 있다.

그중 회원들이 올리는 후기가 가장 볼 만하다. 직접 찍은 여행 사진과 솔직하고 담백한 에피소드들은 다른 여행자에게 생생한 정보가 된다.

최근 생긴 '날씨게시판'에서는 전국 방방 곳곳의 회원들이 기상 캐스터가 돼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이 여행할 지역에 대한 날씨를 물으면 그 지역 사람들이 답해주는 코너다.

"사비 털어 여행용품 선물… 고마움의 표시"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데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씨의 설명이다. 카페 회원들은 다른 회원들이 올려놓은 생생한 '홀로 여행기' 후기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

정씨는 "카페에 올라오는 여행 후기는 보통 여행기보단 자세하고 꼼꼼하게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며 "실천에 옮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지 혼자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어딘가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실제 필요한 내용으로 이뤄진 후기를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여행 후기를 올려 준 네티즌 중 매달 3명을 선정해 여행 관련 서적을 보내준다. 또 일년에 1명을 뽑아 배낭을 선물한다. 그는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쁨을 누리자'란 본래 취지를 알아주는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카페 내 이벤트를 모두 사비로 준비한다.

"가출이 첫여행의 시작…아시아·유럽 돌아 국내 구석구석"

정씨는 중학교 시절 처음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학교에 내야할 돈을 들고 가출하듯 경주 토암산을 찾았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였다. 세월이 지난 지금, 그때 왜 집을 나갔었는지 여행지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 나지 않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정씨는 "어린게 혼자 이곳저곳 다니니깐 처음엔 집에서 걱정을 했는데 나중엔 포기하시더라"고 웃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아시아와 유럽 40여개국을 떠도는 100여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3개월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다.

정씨는 "'프랑스 파리에 가면 에펠탑을 봐야한다' 등의 기본 룰을 깨고 낯선 길과 낯선 사람들, 낯선 풍경이 있는 곳만을 무작정 걸어 다녔다"고 했다.

요즘은 한달에 2∼3번 짬을 내 1박2일정도의 국내 배낭 여행을 다니고 있다.

"좋은 여행?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여행"

정씨에게 가장 좋은 여행에 대한 정의를 물었더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란 답변이 날아왔다. '혼자 떠나는 여행' 카페 주인장의 답변치곤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는 "누군가와 함께가는 여행은 반드시 희생이 따르는데 가족과 연인 부부와 같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은 그 희생을 달갑게 받아 들일 준비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웬만한 사이가 아니고서야 여행 중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혼자서 가는 여행을 오히려 추천한다고 했다. 게다가 '홀로 여행'은 여럿이 떠나는 여행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고 했다. 차분하게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란다.

그러나 혼자 다니는 여행객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혼자 여행지를 다니면 외로운 솔로이거나 현실을 도피하려는 사람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예를 들어 부부 중 한명이 혼자 여행을 떠나겠다고 하면 다른 한 사람은 '나한테 불만이 있느냐'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행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더 사랑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자 떠난 여행에서 상대방에 대한 절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의사소통과 돈 시간 문제로 여행을 못한다'란 말은 여행을 계획하는 못하는 사람들의 자기 합리화"라며 "쉬는 날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 이웃동네에 가봐라. 길을 잃고 헤매는 잠깐의 방랑 그게 바로 여행"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씨가 카페에 올린 '혼자 떠나는 여행객을 위한 팁' 중 일부

1.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어폰을 사용해 음악을 듣다보면 위험에 대한 감지가 늦어진다. 웬만해선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음악보단 자연의 소리, 사람들 사는 소리가 더 운치 있지 않을까.

2.지갑은 자주 꺼내지 않는다.

여행의 특성상 평소보다 많은 현금을 소지하고 다닌다. 소매치기들에게 현금이 두둑한 지갑은 월척일 것이다. 이런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할 필요 없다. 자주 사용하는 1000원짜리와 동전 몇개는 지갑말고 주머니에 넣어 두자.

3.택시보다는 버스를 탄다.

고속버스와 기차 비행기를 타고 터미널에 내릴 경우 많은 여행객들은 정확한 목적지까지 이동할 때 택시를 타고 "OO 가주세요" 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편한 만큼 위험도 크다. 바가지 요금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시내버스는 중요한 관광지 대부분을 경유해 다니기 때문에 한 노선만 알아둬도 헤매지 않고 여행을 할 수 있다.

4. 흔적을 남기자.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만약 피할수 없는 범죄를 당했다고 치자. 최소한 가족들이 내 생사라도 알 수 있게 다니는 동안 최대한 흔적을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제일 중요한건 카드 결제를 하는 것이다. 동네수퍼보다는 CCTV가 있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시내버스에서 오른쪽 앞자리에 앉는다. 관광 편의 뿐만 아니라 버스 CCTV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기사에게 길 물어보기도 쉽다.

5. 과음은 안된다.

여행에 적당한 술이 빠지면 재미가 없긴 하다. 그렇다고 손가락 2개가 4개로 보일때까지 마시는건 여행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개인 주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맥주 한 캔 정도가 적당한다고 생각한다.

6. 스케줄은 넉넉하게~ 잠은 충분히~

짧은 일정 이것저것 다 해보겠다고 무리하게 스케줄을 짜서 여행은 여행대로 망치고 몸살이 걸려 중간에 포기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욕심 내지 말고 여유를 가지면서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스케줄만 계획하도록 하자.

7. 돈주고 사는 기념품보단 길거리 낙엽이 좋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관광상품 대부분은 외국인 위주의 상품이어서 선물하기 생뚱맞은 경우가 있다. 그런 물건을 사기 보단 바다 모래사장의 작은 자갈, 산에 떨어진 낙엽 하나를 가져오는 것이 뜻 깊겠다. 여행에서 돌아와 닭살스런 멘트와 함께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8. 겉옷은 면이나 천보다 비닐소재로 된 것이 좋다.

어떤 것을 흘려도 스며들지 않고 금방 닦아 낼 수 있는 소재가 좋다.

9. 출사가 아니라면 사진기는 작을 수록 좋다 .

사진이 목적인 여행이 아니라면 굳이 DSLR(전문가용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를 들고 다닐 필요 없다.

10 새로운 인연을 즐겨라.

안전에 신경쓴다고 한마디 말도 안하고 다니는 여행이라면 너무 따분하지 않을까. 섬에 들어가는 배 안에서 혹은 버스 옆자리에 앉은 분과 나눈 간단한 대화가 여행의 추억을 더한다.

11. 여행의 하이라이트에서 소중한 사람에게 전화를 하자.

여행을 같이 떠나지 않은 사람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실제로 보여줄 수 없다. 떠나 와서 보는 멋진 풍경과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자연스럽게 담아 전화로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12. 여행지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꼭 먹자.

13.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늦은 오후가 좋다.

아침 일찍 집에 도착해 힘들다고 잠을 잔다면 그날 저녁에 잠을 푹 잘 수 없다. 또 너무 늦은 저녁에 도착한다면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사람에게 부담 100배!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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