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심한 날씨 4계절 옷 겹쳐입기 '레이어드 룩'.. 알뜰하게 멋스럽게

멋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이고, 요즘처럼 변덕스런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옷입기는? 정답은 레이어드 룩(layered look)이다. 레이어(layer)는 '층이 있는, 겹친'이란 뜻으로, 레이어드룩은 겹쳐입기를 말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여러겹 껴입는 것은 당연하지, 그게 무슨 패션인가. 맞는 말이다. 다만 1970년대 유행했고 최근 다시 뜨고 있는 레이어드룩은 겹쳐 입었다는 것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옷입기다. 긴 소매 블라우스 위에 반 소매 스웨터나 재킷을, 원피스 안에 스키니진(딱 달라붙는 청바지)을 입는 등 보통의 옷입기 습관을 무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름옷을 가을 겨울에 입게 되니 시즌리스룩(계절을 무시한 옷입기)이기도 하고, 계절이 서로 다른 옷을 같이 입게 되니 믹스&매치(서로 다른 소재 패턴 색상 어울려 입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촌스럽거나 지저분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몇가지 원칙만 터득하면 사계절 옷을 모두 활용하는 실용패션이면서 평범하지 않은 멋스런 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또 서늘한 아침에 여러겹 입었다 낮에 더워지면 하나씩 벗으면 되므로 일교차가 큰 요즘 딱 좋다. 뿐인가. 얇은 옷을 여러겹 입는 것이 더 따뜻하므로 한겨울에도 유용하다. 다양한 옷입기가 가능한 레이어드룩, 어떻게 입으면 될까.

LG 패션 모그 디자인실 김수향 실장은 "레이어드룩은 강조할 부분만 강조하고 나머지 부분은 단순하고 깔끔해보여야 한다"며 "상하의 모두 합쳐 세가지 색 정도로 제한하고 패턴도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의를 강조하고 싶다면 하의 및 액세서리는 단색 계열로 한다. 이때도 포인트는 가장 조금 보이는 안쪽 옷에 주는 것이 무난하다. 올해 유행인 표범무늬나 꽃무늬 등 화려한 무늬 셔츠, 핫핑크 등 튀는 색상의 옷은 안에 입고 겉에 단색 셔츠를 입어 목선과 소매부리 정도만 나오게 하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하의나 액세서리를 강조하고 싶다면 상의를 여러 벌 입더라도 비슷한 계열 색상으로 고른다. 또 위는 꽃무늬, 아래는 체크 등 여러가지 패턴이 들어가면 지저분해보이므로 통일해준다.

스타일리스트 최명선씨는 "상의나 하의 중 한쪽만 레이어드로 입어 볼륨감을 살리고 다른 한쪽은 슬림하게 입어야 날씬해보인다"며 "날씬한 쪽을 더욱 슬림하게 입는 것이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날씬하다면 하체는 스키니진, 레깅스 등으로 단순하게 입고 상의를 얇은 옷으로 여러겹 겹쳐 입으라는 것. 이때 폴라나 셔츠 등 안에 입는 옷을 민소매로 입으면 부피감을 줄일 수 있다. 상체가 날씬하다면 딱 붙는 상의를 입고, 아래를 스커트+레깅스, 또는 레깅스+바지 등으로 겹쳐 입는다.

끌레몽뜨 정미경 디자인이사는 "상의를 여러 개 겹쳐 입을 때는 특히 길이에 신경쓰라"고 강조했다. 상의가 너무 길어지면 허리가 길고 다리는 짧아보인다는 것. 너무 길다고 느껴질 때는 올가을 유행인 빅벨트로 조절하면 세련미를 더할 수 있다.

레이어드룩을 잘만 활용하면 신체 결점을 가릴 수 있고 한벌로 다양한 옷차림을 즐길 수 있다. 여성크로커다일 김혜연 선임디자이너는 " 안에 입은 옷은 딱맞게, 바깥 옷은 헐렁하게 입으면 중년의 고민인 뱃살을 감출 수 있다"고 말했다. 폴라티 위에 몸매가 드러나는 반팔 원피스를 입고 그 위에 H라인의 7부소매 카디건이나 조끼를 걸쳐주자. 그렇게 하면 누가 알겠는가, 그 안에 숨은 뱃살을.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이은미 실장은 "올해 가장 사랑받고 있는 미니원피스를 레깅스나 스키니진과 입으면 또다른 맵시가 난다"며 "엉덩이가 크거나 처져 바지 입기를 꺼린 이들은 적극 활용해보라"고 권했다. 좀 짧다싶은 꽃무늬 쉬폰 원피스에 단색 레깅스를 입고 그 위에 짧은 재킷을 덧입어보자.

레이어드룩이 유행하면서 눈속임(fake) 패션까지 등장했다. 몸매가 좋지 않아 여러 벌 껴입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마치 겹쳐 입은듯 보이게 디자인한 옷들이다. 줄무늬 블라우스에 티셔츠를 덧입은 듯한 상의, 셔츠 위에 7부소매 원피스를 입은 듯한 긴소매 원피스 등 일명 '원 아이템'.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옥션에 니트셔츠부터 점퍼까지 400여가지가 올라와 있을 만큼 다양하다.

여름옷을 정리했다면 다시 꺼내자. 반소매 셔츠, 톱, 미니원피스…. 특히 폴라 톱이나 칼라가 달린 톱은 날씬한 레이어드룩을 연출하는 데 필수품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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