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펌프 보이스' 주연 조정석 "곱상한 외모가 한때 콤플렉스 였어요"

지난달 뮤지컬 전문지 '더 뮤지컬'은 배우들에 대한 다양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뮤지컬 배우' 1위로 뽑힌 조정석(26). 데뷔한 지 3년도 안돼 주연급으로 올라설만큼 그의 성장은 파죽지세다. 올해 들어서만 뮤지컬 '올슉업' '첫사랑'에 연달아 출연하며 관객을 사로잡은 그가 '펌프 보이스'(10월 14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로 돌아왔다.
"오는 12월이면 데뷔한 지 꼭 3년 됩니다. 그동안 1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으니까 정말 빠르게 달려온 셈이죠."
2004년 '소매속 여행-호두까기 인형'의 깡통로봇으로 데뷔한 그는 '넌센스 아멘' '그리스' '찰리 브라운' '벽을 뚫는 남자' '헤드윅' '바람의 나라'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냈다. 작은 체구와 곱상한 외모지만 어떤 배우보다 파워풀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가 어리게 보이는 것이 한동안 컴플렉스였어요. '헤드윅' 오디션에서도 외모 때문에 떨어졌다가 나중에 되기도 했어요. 언젠가 제 이미지엔 맞지 않는 역할이지만 잘 연기해서 관객들에게 '조정석에게 이런 면이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뮤지컬뿐 아니라 연극도 꼭 하고 싶습니다."
연기 욕심을 숨기지 않는 그는 원래 음대 지망생이었다. 어릴 때부터 기타 공부를 해왔지만 대학에 두번이나 연거푸 떨어졌다. 그런데, 교회 성극에 출연한 그를 본 전도사가 "너의 달란트(재능)는 연기에 있는 것 같다"고 충고해 서울예대 연극과로 지망을 바꿨다.
"한 달 동안 연기 레슨을 받았을 뿐인데, 대학입시에 바로 붙었어요. 요즘 공연 스케줄 때문에 교회에 못 나가지만 전도사님 덕분에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남들보다 한발 늦게 시작한 길이지만 이후엔 탄탄대로였다.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공연한 '그리스'를 본 모 기획사 대표가 자신이 제작하는 '소매속 여행-호두까기 인형'의 오디션에 참가하라고 추천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작품에 잇따라 캐스팅된 것이다. 뮤지컬의 재미에 듬뿍 빠진 그는 현재 학교를 휴학중이다. "주변에서 학교부터 마치라고 권유하시는데, 지금은 무대가 저를 더 잡아당겨요."
현재 공연중인 '펌프 보이즈'는 컨트리락과 블루스에 기초한 콘서트형 뮤지컬로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것이 특징. 그는 기타를 연주한다. "지금 치는 일렉트릭 어쿠스틱 기타는 예전에 제가 연주했던 클래식 기타와 비교해 피크를 많이 사용해요. 덕분에 한 달 꼬박 연습하느라 손에 굳은 살이 생겼어요."
그동안 극중에서 여러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엔 공연 내내 쉴새없이 까불대는 역이다. 또 작품 특성상 60∼70%는 대본에 의지하지만 나머지는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멍석을 깔아놓은 듯' 그는 제대로 논다. "쉽게 보여도 연기하는 내내 촉수를 세워야 돼요. 관객은 재미있겠지만 배우는 어느 작품보다 에너지 소모가 크거든요. 하지만 객석의 반응이 좋아서 힘든 줄 모르겠어요."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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