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테크] "삼겹살에 情주니 손님이 절로"

노지선 2007. 6. 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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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라도 나만의 경영 느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 궁금했는데" 오랜만에 다시 찾았을 때 주인이 건네는 이 한마디에 손님의 마음은 눈 녹듯 녹아내리기 마련이다.

손님과 벽을 허물고 사는 얘기를 주고 받는게 나만의 경영전략이라고 자신하는 '벌집삼겹살' 방화점의 윤장조(39) 사장.

윤 사장은 창업 전 8년여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에서 로보트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가 하면 유명 놀이공원의 놀이시설 시뮬레이션도 담당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보람되기는 했지만 생명체가 아닌 기계와 씨름하는 무미건조한 일상이 지겨워 창업을 결심했다.

"연봉도 높고 전망도 있었지만 비인간적인 업무에 지쳐갔습니다. 전공을 살려 창업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 사람과 맞대며 할 수 있는 것은 음식 장사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이후 2년간 맛집을 찾아다니며 창업준비를 마친 끝에 지난해 3월 퇴직과 동시에 벌집삼겹살을 오픈했다. 여러 음식점을 방문했지만 두툼한 통삽겹살에 칼집을 넣은 벌집 모양 삼겹살에 '이거다' 싶었단다. 삼겹살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서민음식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창업비용은 37.5평 점포비를 포함해 1억5000만원. 가맹 계약 후 본사가 인테리어를 담당할 동안 윤 사장은 본사 교육은 물론 다른 지점들을 순회하기 시작했다.

"각 지점 사장님들의 경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였지요. 경험자들만한 교과서는 없으니까요"

이를 바탕으로 그의 '친절 경영'은 시작됐다. 주 고객은 인근 사무실 및 은행 사람들과 공사장 일일노무자들. 김포공항과 가깝다보니 승무원들도 많다. 고기를 잘라주면서 다양한 분야의 손님들과 사는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 직업의 묘미이기도 하다.

주말이 되면 23개 테이블이 발디딜 틈이 없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야외에 내놓은 테이블도 매출 상승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한시간 만에 160만원, 하루 최고 282만원의 매출을 올린적도 있어요. 주메뉴인 벌집삼겹살이 5500원임을 감안하면 정말 많은 손님들이 다녀가신거죠"

최근엔 뜻하지 않은 곳에서 홍보 효과도 누렸다.  가끔 경로잔치나 장애인복지회관에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를 좋게 본 주변분들의 입소문으로 손님이 늘어났다.

현재 벌집삼겹살 방화점의 월평균 매출은 5000만원.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겨울보다 30%가량 오른 상태다.

"앞으로 매장 하나를 더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면 안될게 있겠어요?"라고 말하는 윤 사장의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하다.

노지선 기자 blueness00@akn.co.kr<ⓒ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www.akn.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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