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선 페리 여행을 즐기자

2007. 3. 26. 18: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강병구 기자] 핀란드를 뒤로 하고 심포니 호에 오르다

▲ 헬싱키-스톡홀름 이동때 탄 실자라인의 심포니호
ⓒ2007 강병구

수오멘린나 섬에서 헬싱키로 돌아와 예약해둔 배를 타기 위해 올림피아 승선장에 돌아왔을 땐 오후 4시 가까이 된 시간이었다. 5시쯤 출발한다는 배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당연히 주된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이었지만, 동양인도 꽤 많아 보였다. 그중 중년의 한국 분들이 보였다. 아마도 단체관광을 오신 모양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한국 사람들이라 너무 반가웠다.

"안녕하세요!"

나도 모르게 인사를 했다. 당연히 처음 보는 사람이, 그것도 이국땅에서 인사를 하니 다들 당황스러워 하시는 것 같았다. 여행이 한 달쯤 되어가니 나타난 모습이기도 한데, 동양 사람만 만나면 한국인인지 물어보게 되고, 한국 말소리만 들리면 그쪽으로 가서 반갑게 인사하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시던 그 분들도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고 시간이 지나니, 내게 관심을 보이셨다. "어떻게 혼자 여행을 하느냐" 부터 "집에 연락은 잘 하고 있는지", "먹을 것은 입에 맞냐"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궁금해 하셨다.

대구에서 단체 여행을 오셨다는데,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헬싱키에 오셨고, 지금은 나처럼 스톡홀름으로 가시는 길이라고 했다. 10여일 정도의 일정이라고 했는데, 덴마크까지 보시고 가신다고 하니 매우 빡빡한 일정인 듯 했다.

▲ 12층에서 찍은 심포니호의 내부 모습
ⓒ2007 강병구

이런 이야기를 하다며 기다리다보니 어느덧 탑승시간이 다 되었다. 간단한 출국심사를 하고, 그분들은 여행사에서 마련한 방으로 가셨고, 나는 유레일패스로 얻은 공짜 방으로 갔다.

유레일패스가 있으면 스톡홀름으로 가는 실자라인과 바이킹라인 페리의 할인이나, 무료이용의 해택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이용한 것은 실자라인의 페리 심포니호였는데, 유레일을 소지하고 있어서 숙박은 무료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짜가 꼭 좋은 것은 아니라서, 어느 정도 아쉬움은 감수해야 한다.

내가 얻은 방은 4인실이었는데 차고 아래인, 배의 가장 아래쪽 2층에 위치한 방이었다. 유레일로 얻을 수 있는 침대가 다 그렇다. 공짜인 점을 상기하면 괜찮은 것이지만, 언제 또 타볼지 모를 호화크루즈 여객선을 이렇게 이용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배 속에 도시가 있다

▲ 덴마크 프레데릭하운에서 본, 오슬로행 컬러라인 호화크루즈호
ⓒ2007 강병구

호화크루즈 여객선이라고 했는데, 내가 탄 심포니 호는 6만 톤급의 크기로 탑승인원 3000여명과 400여대의 차를 실을 수 있는 규모였다. 배를 타면 6층의 로비부터 탑승하게 되는데, 총 12층으로 내부가 꾸며져 있고, 13층으로 올라가면 여러 부대시설이 되어있는 갑판도 있었다. 배 내부에는 여러 곳의 음식점과, 면세점, 카지노, 오락실, 사우나, 세미나 실 등이 있고, 특히 12층에는 나이트클럽과 바, 수영장 등도 있었다.

사람을 실어 나르는 배가 대단해 봐야 얼마나 되겠어 하는 내 생각은 한참 모자란 것이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와 다양한 부대시설은 정말 바다 위에 떠 있는 미니 도시 같다는 느낌이었다.

지하 2층, 바다 속에 잠겨있는 선실에 짐을 풀어놓고, 한 층씩 둘러보는데 만해도 몇 시간이 흘렀다. 결국 한 번도 못해봤지만, 카지노에서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구경을 하고, 비상용으로 초콜릿 두 개를 구입하기만 했지만, 면세점을 둘러보는 일도 재미있었다.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자려던 계획은 그날 밤 나이트클럽 구경으로 대체되었음은 당연한 일이였고 말이다.

▲ 나의 북유럽 페리 이동 노선
ⓒ2007 강병구

탈린에서 헬싱키로 갈 때, 그리고 헬싱키에서 스톡홀름으로 갈 때, 벌써 두 번의 페리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 있을 땐 비행기보다 더 타 볼 일이 없는 것이 배였다. 서울을 별로 벗어나지 못하는 내 행동반경 때문이기도 했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울릉도, 독도를 갈 것이 아니라면 한국에서 배를 탈 일이 별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서해의 수많은 섬들이나, 제주도, 중국, 일본행 배도 있다고는 하지만, 섬 여행 보다는 육지에 볼 것이 많고, 제주도, 중국, 일본은 비행기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되니 말이다.

하지만 북유럽에선 꽤 많은 노선들의 배편이 철도나 비행기를 우선할 만큼 활발하게 운행되고 있다. 특히 헬싱키-스톡홀름이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의 발트3국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과의 연결은 배편이 당연한 듯 되어 있다.

그 외에도 덴마크의 프레데릭하운에서 출발하는 노르웨이의 오슬로, 라르비크 행 등의 배들과 북유럽 남부의 교통요지인 예테보리의 여러 배편까지 다양한 연결 편들이 있고, 그에 따라 여행지로 인기 있는 항구도 많다.

▲ 에스토니아 탈린항에서 본, 빈번한 여객선들
ⓒ2007 강병구

좀 더 멀리 보면 영국이나 아일랜드 그리고 독일, 네덜란드 등의 남부에서 스칸디나비아 반도 여러 도시로 향하는 배편들도 꽤 있다.

물론 모든 배들이 지금 탄 심포니호처럼 호화로운 것만은 아니다. 탈린-헬싱키구간에서 탄 슈퍼시켓이나, 이후에 마지막으로 탄 덴마크 프레데릭하운에서 예테보리행 스테나라인의 페리는 정말 여객선이라는 느낌을 주는 규모였다.

북유럽을 돌아다닐 땐 웬만하면 페리를 타자. 이게 북유럽을 여행하고 나서 느낀 첫 번째 교훈이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랄 것이 있을 텐데, 확실히 북유럽은 페리여행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 피오르드 관광의 중심지 노르웨이 베르겐의 피오르드 관광선 출발항의 모습
ⓒ2007 강병구

심포니호의 나이트클럽에서 정신없는 밤을 보내고, 다음날 느지막하게 일어나 아침을 먹으니 벌써 스톡홀름에 거의 다 도착한 듯했다. 흔하지 않은 호화크루즈호 이동이 더 설레이게 한 것일까? 스웨덴 여행은 벌써부터 특별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한다.

[여행팁 18] 북유럽 페리여행의 간단한 팁과 주요 페리 운항사들의 홈페이지

위에서도 소개했지만, 북유럽에서 배편으로 이동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러한 여행이 익숙하지 않아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여러 여행 정보 책자와, 유레일을 구입하면 받는 안내책자와 지도만으로도 잘 알아 볼 수 있다.

또 터미널에서 예매를 하는 것도 어렵지 않으며, 국제학생증과, 유레일패스 등이 있으면 혜택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꼭 예매시 제시하자.

단 성수기에는 예약이 필수이고, 자리가 없는 경우도 흔하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배안의 음식점은 가격이 비싼 편이므로 탑승전 먹거리를 구입하는 것이 좋지만, 면세점은 저렴한 편이므로 다음 여행을 위한 간단한 준비물들을 구입하는 것도 괜찮다. 특히 돌아다니며 먹을 군것질 거리와 맥주 등의 술은 많이 싼 편이지만, 여행객임을 잊지말고 과도하게 구입하지는 말자. 싼 맛에 잔득 샀다가는 늘어난 배낭의 무게를 어깨가 버텨내질 못한다.

실자라인 한국 홈페이지 http://siljaline.co.kr/silja/Default.asp

바이킹라인 한국 홈페이지 http://www.vikingline.co.kr/

컬러라인 영어 홈페이지 http://www.colorline.com/servlets/page?section=4000

스테나라인 홈페이지 http://www.stenaline.com / 강병구

/강병구 기자

덧붙이는 글2006년 4월 2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유럽 여러 국가를 여행했습니다. 약 3개월간의 즐거운 여행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다음 기사는 4월 2일(월요일)에 이어집니다.

- ⓒ 2007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