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카페의 전성시대, 압구정·신촌 전통강세

2007. 2. 12. 09: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이방현] 백화점과 할인마트에서 쇼핑을 하듯 '점'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점술업은 어느새 2조원의 거대사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올 초엔 국내 역술가들이 대거 출동한 '사주 박람회'도 열렸다. 또한 길거리마다 다양한 점집촌. 즉 '역술 밸리'가 형성돼 있기도 하다.

■'사주 카페'의 급성장

서울 강남역과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이화여대 앞과 신촌 로터리 일대에는 사주카페가 성황이다. 특히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는 60여개의 사주카페가 몰려 있다. 사주는 물론 신점. 타로점. 별자리점에서 전생을 통해 운명을 점치는 수정구슬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점술점타롯의 김영선 대표는 "압구정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유학상담을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 게 특색이다"고 전했다. 또 사업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도 한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20대에서 30대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화여대 앞에도 20여 곳이 넘는 사주카페가 모여 있다. 10년 넘게 영업을 해 온 '터줏대감'격 카페가 많아서 40~50대의 손님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엔 모녀가 함께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 여자친구 손에 끌려와 점맛을 본 남자친구가 나중에 남자들끼리 모여서 찾아오는 일도 있다고 한다.

최근엔 홍익대 앞과 강남역 주변이 압구정·신촌 못지않은 사주카페들의 밸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흥음식점이 늘면서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포장마차형 점집도 우후죽순

서울의 종로와 인사동 일대. 강남역. 신천역. 대학가 등에서는 포장마차형 점집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보통 이런 가게들은 고용주가 두세 명에서 수십 명의 역술인을 두고 반반씩 수익을 나누는 이벤트 사주 체인점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종각부터 시작해서 종로 4가의 종묘공원까지 '3천원' '5천원'을 써붙인 포장마차 점집들로 북적인다.

신천역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사주를 보고 있는 한 역술인은 "예전엔 쭈빗쭈빗 눈치보며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엔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다"며 최근 점을 쉽게 생각하는 신세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기가 많은 곳은 줄을 설 정도다. 포장마차형 점집은 오후 세시쯤부터 영업을 시작해 새벽 두시까지 불을 밝히며 손님을 맞이한다.

■동자와 보살은 여전하다

철학관 하면 미아리였다. 하지만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하나둘 자취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점집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재개발 등에 밀려 밀집지역에서 벗어났을 뿐이다. 신촌일대의 점집도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때마다 자리를 뜨고 있다.

하지만 OO동자. XX보살 등 신통방통한 신점이나 기점을 봐주는 곳이 줄어들진 않았다. 이런 곳은 손님들이 용하다는 소문을 듣고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 열풍에 힘입어 신점과 영점을 보는 사람들 중에 젊은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