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축하문화 달라졌다..화환·화분 대신 이웃돕기용 쌀 선물

2007. 2. 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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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축하 화환이나 화분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꼭 축하품을 보내 주실 분은 어려운 이웃돕기에 사용할 쌀을 보내 주시면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최근 구미시에서 개업식을 갖는 개인의원, 공장, 상가 등의 초청장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개업식을 갖는 주인공의 사회적 지위를 행사장에 배달되는 축하용 화환과 화분의 숫자로 가늠하던 허례허식시대가 서서히 사라지고, 이젠 즐거운 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1. 구미시 광평동 권영이씨(48)는 지난달 23일 식당을 개업하면서 축하용 화환을 사양하는 대신, 축하객으로부터 20㎏들이 쌀 24포대와 라면 2상자를 개업 축하품으로 받았다. 개업식 때 받은 쌀 4포대와 라면 2상자는 인근 경로당에 보냈고, 나머지 20포대의 쌀은 어려운 이웃 10가구에 2포대씩 전달됐다. 권씨는 구미시청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남편 남국진씨(51)와 의논해 개업식을 이같이 치렀다.

#2. 지난달 22일 구미시 비산동에 공장을 확장·이전한 신우엔지니어링 최관재 대표(44)도 화환과 화분을 사양하고 축하 성품을 쌀로 받았다. 최 대표는 당시 모은 쌀 160㎏ 가운데 100㎏은 마을 내 어려운 주민들에게 나눠줬고, 나머지 60㎏은 설을 앞두고 떡을 만들어 마을 내 노인정에 나눠줄 예정이다.

#3.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개인의원을 봉곡동의 신축건물로 이전한 김정형외과 김옥배 원장(56)도 개업식을 하면서 화환과 화분을 사양하고 쌀과 라면을 받았다. 김 원장은 20㎏들이 쌀 46포대와 10㎏들이 20포대, 라면 33상자 등 285만원 상당의 개업축하 물품을 모아 선주원남동사무소를 통해 소년소녀가장과 홀몸어르신 등 89가구에 나눠줬다.

개업식을 이웃돕기 행사로 치른 이들은 한결같이 "개업을 하면서 수십개 내지 수백개의 화환과 화분을 받아 과시라도 하듯이 진열해 놓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해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자는 취지로 행사를 치렀다"고 말했다.

화환 대신 쌀로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이같은 운동은 농협 경북지역본부가 지난해 기관단체단위로는 처음으로 전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경북지역본부는 견본주택 공개행사 때 화환이 대거 들어온다는 점에 착안, 지난해 7월 SD건설 견본주택 공개행사때 '나누미(美)·기부미(米)'라는 이름으로 화환 대신 쌀로 축하를 받는 행사를 SD건설과 함께 벌였다.

그후 경북지역본부는 지난해 6차례에 걸친 행사에서 4천500만원 상당의 쌀을 기부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줬다.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이 운동을 벌이기로 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구미=김연고기자 kyk0913@yeongnam.com /김진욱기자 jwoo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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