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아침―박종화] 'Again 운동' 이렇게

2007년의 한국교회는 모두가 바쁘다. 1907년 평양에서 일어났던 대부흥운동의 불길을 되살려 보자는 결단을 하고 있다. 사실 100여년 전 이 땅의 상황은 민족적으로 영적으로 심각한 위기의 절정이었다. 당시 한반도는 주변 강국들의 각축장으로,세 대결의 길목으로 전락하고 있었다. 청일전쟁에서 일본은 이미 승전국이 되어 있었다. 러일전쟁도 이제 막 일본의 승리로 굳어지면서 1905년 9월에는 일본이 동북아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같은 해 일본은 대한제국과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해 이 땅의 국운은 일본 수중으로 들어갔다. 궁지에 몰린 대한제국은 서구 나라들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 보았으나 허사였다. 영국은 1902년에 이미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인정했다. 미국은 1905년 소위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의 필리핀 점령과 일본의 한반도 점령을 서로 양해했다. 한반도에 부흥의 불길이 일어난 해인 1907년에는 고종이 퇴위당하고 순종이 뒤를 이으며 동시에 8월1일자로 대한제국의 군대는 해산되었다. 한반도의 민족과 국가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교회 내부에서는 허망한 국가 민족의 운명 앞에 허탈 그 자체이었을 뿐 아니라 서구 선교사들과의 반목이 심각한 지경이었다는 기록들이 있다. 예컨대 안창호 선생이 백주에 평양 대로에서 선교사를 구타했다는 사실이 부흥회 기간에 알려지면서 서로간의 화해와 회개 외침이 강조되기도 했다. 한국민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 박탈감과 허망함은 살아계신 하나님께 아뢸 수밖에 없는 절박성 그대로였을 것이다. 내우외환의 절정이었으니 말이다. 하나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며,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시며 진리로 공의를 베푸실 것"(이사야 42장) 임을 새벽부터 밤이 새도록 울부짖고 탄원해도 부족했을 것이다.
이사야서의 축복이 2007년을 맞는 우리의 기도이길 바란다. 북핵문제를 비롯한 남북간의 발목과 질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6자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지만 한반도 자체의 평화와 번영만을 위해 결말이 날지도 의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100년 전의,세상물정을 모르고 무력하기만 했던 국력을 이제 다시 새롭게 그리고 든든히 세워야 한다. 온힘을 다해 주변국과의 선린·협력 외교에 나서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전쟁은 해법이 아님을 말해야 한다. 핵 없는 평화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 홀로 사는 우매함이 아니라 힘 있게 올바로 함께 사는 지혜를 짜내야 할 시점이다. 보수도 진보도 낡은 틀에 매여 갑론을박하기보다는 세계속의 국가와 민족 그리고 교회의 운명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기독교 신자가 수치상 줄어든 것 때문에 고민들이 많다. 왜 줄었는지 생각할 때이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심고 가꾸는 일에 '세상을 위한 소금'이 되라 했는데 이미 맛을 잃어가고 있는 증거가 아닌가. 앞장서서 민족을 구원하는 모범적 '등불'이 되라 했는데 이미 신뢰와 활력을 잃고 빛바랜 '하나의 종교집단'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증거는 아닌가.
회개와 결단의 2007년이어야 한다.
박종화(경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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