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니가 간다>.. 고소영 '티켓파워'의 한계?

2007. 1. 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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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준목 기자]고소영의 흥행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 데일리안 문화미디어 ⓒ NEWSIS

고소영 주연의 <언니가 간다>(시오필름. 김창래 감독)는 개봉 첫 주 전국 관객 약 9만2천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겨우 턱걸이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최근 극장가는 <미녀는 괴로워>와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쌍두마차가 건재하고 <조폭마누라3>,<올드미스 다이어리> 비슷비슷한 코미디-가족 영화들이 많아서 이렇다할 시선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

고소영은 지난해 안병기 감독의 공포영화 <아파트>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지만 흥행참패의 쓴맛을 봤다. 이번엔 유쾌한 코미디 영화 <언니가 간다>를 통해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냉담했다. 일각에서는 주연배우인 고소영의 연기력을 문제 삼기도 하는 형국.

고소영 티켓 파워의 한계? 영화의 독창성 부족?

주연배우로서 고소영의 스타파워가 관객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작들의 흥행 성적과 연기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때문이다. 90년대 초반 통통 튀는 신세대의 표상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래, CF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배우로서 이렇다할 대표작이 없다는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출연작마다 따라붙는 연기력에 대한 의문부호는 화려한 고소영의 약점.

고소영은 데뷔 이후 1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주연급으로 출연했지만 정우성과 공연한 <비트>(97년)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다. 정통멜로에서 공포, 로맨틱 코미디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모두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언니가 간다>에서 고소영은 우연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12년 전의 자신을 만나게 되는 서른 살 여성 나정주를 연기한다. 세련되고 발랄한 현대여성의 이미지를 간직한 고소영은 로맨틱 코미디의 히로인에 잘 어울리지만, 첫사랑의 실패로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는 서른 살의 실수투성이 디자이너 캐릭터는 고소영과는 맞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당초 <언니가 간다>에 내정된 주연이 최강희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고소영에 대한 '미스캐스팅'논란이 더욱 불거진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최강희가 주인공이 되었다고 흥행결과가 달라졌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고소영이 자신의 연기력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평가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고소영의 스타파워만을 탓하기 이전에 영화의 완성도 자체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이미 숱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선보인바 있지만, 정작 <언니가 간다>는 독창성이 부족한 기획 영화의 한계를 드러내며 전형적인 소재주의 코미디에서 머문다.

<백투더 퓨처>나 <페기수 결혼하다>같은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에 비하여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영화의 설정이나 극적 타당성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남성그룹 듀스와 삐삐, 게스 청바지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유행 아이콘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문화적 충돌을 보여주는 영화의 공식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전체적인 내러티브의 연결성이 매끄럽지 않아서 단절된 에피소드를 넘어선 이야기 자체의 매력은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너무 가벼운 배우들의 연기와 단조로운 각본은, 흘러간 유행의 복원을 통하여 '1994년의 기억'을 간직한 세대에게 잠깐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이상의 영화적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기에는 뒷심이 부족하다.

데일리안 문화미디어/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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