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새롭게 떠오른 맛집 거리

2006. 12. 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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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추운 날씨 탓일까. 평촌의 지하철역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몸을 웅크리고 종종걸음을 친다. 집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하철 평촌역 1번 출구 방향으로 가는 이들도 꽤 많다. 호기심에 쫓아가보니 골목마다 크고 작은 음식점 간판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평촌 사람이라면 다 안다는 맛집 골목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볼품없는 그냥 그런 주택가였다. 하지만 지하철역이 생기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하나 둘 음식점이 터를 잡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긴 음식점들은 이제는 꽤 큰 무리를 지어 제법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요즘은 범계역 주변 맛집과 안양 1번가 맛집 거리를 찾던 사람들도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못난이 아구나라'는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1998년에 오픈했으니 벌써 8년째다. 소문 무서운 곳에서 이만큼 오래 장사한다는 것은 그만큼 맛이 보장된다는 의미. 빛바랜 테이블과 모서리가 반질해진 의자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국산 생아귀만 사용하는데. 양념이 쏙쏙 밴 통통한 아귀 살은 씹는 맛이 쫄깃하다. 크게 맵지 않은데도 그릇을 비울 때쯤이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4만5000원짜리 큰 사이즈를 주문하면 커다란 낙지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함께 버무려주는데 별미다. 하루에 정해진 물량만 만드는 만큼 예약은 필수다.

"배달이요? 매장 손님만으로도 벅차요." 배달이 큰 몫을 차지하는 다른 중국집과 달리 '홍짜장'은 배달을 하지 않는다.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밀려오는 손님으로 정신이 없어 배달은 엄두도 못 내는 곳인데. 그만큼 자장면의 맛이 기막히다. 이곳 자장면은 좀 특별하다. 소스 색깔부터 불그스름한 '홍짜장'. 맵기로 소문난 베트남 고추와 우리나라 고추장. 여기에 춘장을 섞어 자장을 만든다.

소스 위에 얹어내는 청양고추까지 곁들여 비벼 먹으면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화끈하다. 메뉴 가격도 놀랄 만큼 저렴하다. 깐풍기. 라조기 등 요리도 1만원 안팎. 4인 가족이 와도 2만원 정도면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주머니 사정 가벼운 학생들 입이 마냥 벌어진다.

깔끔하고 손님 모시기 좋은 장소를 물으니. 자장면을 먹던 사람들이 '에도 수사'를 추천한다. 단조로울 만큼 심플하지만 우아해 보이는 인테리어를 갖춘 곳으로 신선한 회를 즐길 수 있단다. 에도 수사의 오너 셰프인 김명성 사장은 매일 아침 수산물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하기 때문에 재료가 신선하다고 자랑이다.

이 집에서 겨울철 손꼽히는 메뉴는 복요리다. 종잇장처럼 얇게 뜬 복회를 젓가락으로 들어보면 회를 통해 뒷부분이 보일 정도다. 이곳의 단골손님들은 우동을 꼭 먹어보라고 권한다. 일본식 수타 우동으로.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 맛이 절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 된다.

겨울이면 유난히 사람이 몰린다는 선술집 '정겨운 오뎅집'을 찾았다. 달랑 1만원 한 장 들고 부담 없이 '딱 한잔'하려는 사람에겐 참새 방앗간이다. "어묵 국물에 청주 한 병 시키면 그만이야. 비싼 안주를 안 시켜도 눈치 주지 않거든." 멀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40대 신사가 구석에서 잔을 기울이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정애영 프라이데이 기자 [ay1012@joins.com]

홍짜장 031-387-7775 에도 수사 031-387-8897 참소골 031-383-8388 모리모리 031-388-8955 유진참치 031-386-6601 미전생등심 031-386-9233 정겨운 오뎅집 031-388-6008 못난이 아구나라 031-383-8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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