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진도고등학교, '살인적 폭행'이 교육적 '체벌?'

2006. 11.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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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엄절용 기자]체벌을 명분으로 학생에게 가한 교사의 살인적 폭행이 뒤늦게 밝혀지며,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지만 정작 학교측에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 해 무책임한 교육행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전남 진도군 진도고등학교(교장·이기암)에서 박 모 교사(남 46세)가 수업 중 학생 지도를 명분으로 무차별 폭행을 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박 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한 정 모(남 1년)군과 학생들에 따르면 수업중에 정군의 머리가 길다며 머리카락을 뽑고, 뺨을 때린 뒤 넘어지자 발로 짓밟는 등 체벌을 넘어선 광기(狂氣)어린 폭행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교실에서의 1차 폭행이 마무리 될 즈음 박 교사는 정군의 목을 졸라 잡고 양호실로 끌고 간 뒤 또다시 배를 발로 짓밟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 뿐만아니라 같은 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00끼 칼로 쑤셔 죽이겠다" "너 같은 놈은 총살을 시켜야 한다"는 등 온갖 욕설을 하며, 광기(狂氣)까지 부린 것으로 드러나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정 군은 "아무리 잘못했다며 용서를 빌어도 계속해서 두들겨 팼다"며, "너무 고통스러워 차라리 맞고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처참했던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정군의 부모 역시 "그때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와 이런 폭력적 구조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아이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학교생활을 끝내게 하고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자식이 둘이나 그 학교에 다니고 있어 또 다른 피해나 입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고소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또 다른 학부모는 "그런 교사는 채벌에 앞서 정신감정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하고, 학교의 위상과 교사 스스로의 권위를 위해서라도 당장 퇴출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교사는 "학생들의 용의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정군의 머리가 길어 체벌을 하다보니 감정에 못이겨 폭행을 하게됐다" 며 정군의 폭행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지자 재단과 진도고등학교측에서는 뒤 늦게 박 교사에게 '학교장 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사건을 마무리 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솜방망이 처벌을 두고 지역 교육계 역시 "교육부가 직접 처벌하지 못하는 사립학교의 한계"라며, "비교육적인 작태가 방치 되면서 교사의 권위마저 땅에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진도고등학교 일부 동문 및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장과 재단 이사장의 공개적인 사과와 '살인적 폭력 교사'라며 박교사의 즉각 사직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수업거부와 등교 거부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학생들의 뜻을 모으고 있다고 밝혀,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해 재단과 교육당국은 물론 사법기관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엄절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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