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베라크루즈, 여유로운 공간·정숙성 우수..높은 가격 '글쎄'

2006. 11. 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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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지난달 1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현대차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라크루즈 출시 발표회.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베라크루즈의 성능에 대해 감탄하는 내용의 홍보영화를 보고 솔직히 실소를 머금었다. "현대차의 자화자찬이 심하군."

그로부터 21일이 지난 2일 충남 서산시의 현대파워텍공장 주행시험장에서 베라크루즈 시승 기회를 잡았다. 시동을 걸 때까지 베라크루즈에 대한 반신반의는 없어지지 않았다. 남들이 칭찬하는 디자인도 중성적인 느낌 외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선입견은 시동을 걸면서 조금씩 누그러졌다. 분명 디젤차라고 들었다. 둔탁한 신호음을 예상했는데 부드럽게 걸렸다. 시동이 걸린 뒤의 엔진 소음은 그야말로 힘없는 맥박처럼 약했다. 서서히 속도를 내고 코스장을 질주했다. 시속 140㎞를 넘게 밟아도 소음은 높아지지 않았다. 다른 SUV나 세단과 비교해도 정숙성 만큼은 후한 점수를 줄만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V형 6기통 디젤엔진과 차량내부 4겹구조 흡착음재의 소음방지 위력을 실감했다.

가장 놀란 것은 1,2,3열 좌석 사이의 여유로운 공간이다. SUV의 단점 중 하나가 트렁크용도로도 쓰이는 3열 좌석이 좁다는 것이다. 하지만 175㎝,72㎏인 기자가 3열 뒷좌석에 비스듬히 누워도 무릎에서 앞좌석까지 주먹 하나 이상이 들어갈 정도로 간격이 넉넉했다. 성인 2명이 여유있게 앉을 수 있을 정도였다. 공간이 넓으니 승차감도 그만큼 좋았다. 장거리 여행에도 동승자들이 피로를 느끼지 않을 것 같았다. 대형 SUV다 보니 코너 부분에서 흔들림이 있었지만 차체자세 제어장치(VDC)를 작동하고 50∼60㎞ 속도로 코너를 돌자 흔들림은 훨씬 적어졌다. 차에서 내리면서 비슷한 스타일의 도요타 RX350과 아우디의 Q7을 넘어서겠다는 현대차의 호언이 허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능에 대한 반신반의가 사라지자 이제 시덥잖은 의구심이 또 하나 생겼다. 각종 사양을 포함하면 4000만원 안팎 되는 높은 가격이 과연 SUV 내수시장에서 통할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산=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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